호주 리트릿 공간에서 진행한 워크샵 현장, © 옥돌
초록 숲으로 둘러싸인 덕분에, 멋진 도시의 시끄러운 소리와는 완전히 단절되어 마치 하나의 섬을 연상시키는 곳이었어요. 그곳에서 저는 봉사자로 지내며 숙식을 제공받는 대신 하우스키핑과 식사 준비를 했는데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스탭과 비슷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일이 조금 고되더라도 자연 안에서 사람들끼리 서로를 챙기고 웃는 분위기가 묘하게 위안을 줬어요. 밤이면 작은 모임이 열려 기타 소리를 따라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 떠나는 사람을 위해 불꽃놀이를 하기도 했고, 제가 직접 오픈한 워크샵을 통해 커다란 이불보에 그림을 그리며 다른 봉사자들과 실컷 웃어보기도 했죠.
또, 그곳에서 경험한 요가는 저를 많이 바꿔놓았어요. 요가가 동작을 잘 따라 하는 것으로 완성되는 게 아니라 현재 내 마음속 목소리를 알아차리는 과정이라는 걸 처음으로 느꼈거든요. 내 몸이 어디에서 긴장하는지, 마음이 어디에서 멈춰 있는지, 이런 감각을 하나씩 들여다보는 일이 나를 어떻게 치유하는지를 깨달았죠.
돌이켜보면, 내 안에서 길을 잃었다고 느껴지는 순간마다 호주와 발리처럼 먼 곳으로 떠나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떠난 만큼 다시 내면으로 돌아오고 싶었죠. 그래서 저처럼 방황하던 분들이 머물다 갈 수 있는 리트릿 공간 ‘초록섬’을 가장 분주하고 정신없는 도시, 서울 한복판에 만들게 되었답니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나만의 리트릿을 즐기는 법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지만 시간이나 여건이 허락하지 않을 수 있죠. 그럴 때, 언제 어디서나 나만의 리트릿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외부로 향해 있던 시선을 내면으로 집중하는 시간, 바로 ‘명상’입니다. 특별한 장소나 도구가 없이 딱 5분이면 충분해요. 타이머를 맞추고 내면 여행을 떠나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