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당분간 수도권 주택가격이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발언했어요. 이어 16일,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국민연금 기금으로 상업용 빌딩 등 국내 부동산에 총 6000억 원 규모 대형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어요. 올해 11월에는 기금본부 설립 이래 최초로 부동산 대출 펀드 위탁 운용사를 선정하고, 금리인하가 본격화되면 레지덴셜이나 데이터센터에도 투자할 것이라고 해요.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자 당장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주요 수입원인 토지 판매가 저조해요. 건설 경기도 덩달아 위축돼 철강이며 시멘트 같은 건설 관련후방산업도 사정이 어려워요. 금융업계도 ‘투자자산’인 집값 하락에기업 건전성을 걱정하는 곳이 늘어났죠.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니에요. 중국은 340조 원대 대규모 부동산 부양책을 발표했어요. 사실 투자자금이 부동산으로 과도하게 쏠리면 증시나 기업 연구개발에 갈 돈은 모자라게 되어 있어요. 은행들도 담보가 있는 부동산에 대출을 집중해 기업이 경영에 쓸 대출자금이 부족해지죠. 그래서 중국은 부동산 거품을 꺼트리려 했지만, 부동산 침체가 가져온 연쇄적인 경기 위축이 너무 심각해 결국 부양책을 내놓았어요.
정인 한마디
🚀 가계부채는 늘지 않으면서 지방 부동산을 포함해 전국 집값이 완만하게 오르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일 거예요. 하지만 불가능한 일이죠.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아주 심한 데다, 현대 경제에서 금융(대출 및 투자)과 부동산은 한 몸이니까요. 한중일 모두 고도성장기에 부동산을 이용해 내수시장에 돈을 돌게 만들었죠. 하지만 고도성장이 끝나면 부동산 쏠림의 부작용이 나타나게 되죠. 불평등 심화나 유동성이 묶이는 것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 부동산 자산은 기업 생산성 향상이나 국가 수출 증가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