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호약사
👉 지난화 보러가기
📌 젊을 때 챙겨야 할 것은 경제력만이 아닙니다. ‘체력’도 경제력만큼 중요해요. 건강은 생각보다 재테크와 큰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가 항상 고민하는 보험과 연금, 그리고 내 집 마련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한 준비 과정이니까요. ‘건강하기’ 재테크를 위해 약사 호약사 님과 함께하는 <안 아픈 게 재테크>를 준비했습니다.
똑같이 입에 들어가는데,
약에만 흐린 눈?
냉장고 정리를 하다 보면 기한이 지난 식료품들은 왜 이렇게 많은지, 매번 버릴 게 산더미죠.
이렇게 식품에 표시된 날짜를 보며 ‘먹을 수 있는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하는 건 우리에게 무척 자연스럽고,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서랍 속에 쌓인 약 봉투, 약상자는 ‘흐린 눈’으로 지나갈 때가 많습니다. 가끔가다 몇 년씩 지난 것만 버릴 뿐, 곳간 채워놓듯 그대로 두곤 해요.
약에도 유효기간이 있어요
의약품에 표시된 날짜는 ‘유효기간과 ‘사용기간’을 뜻해요. 항생물질(항생제 등) 및 그 제제는 ‘유효기간’, 그 외의 의약품은 ‘사용기간’이라고 합니다.
의약품국제규제협의체인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어요.
- 약이 유효기간(사용기간): 의약품의 용기·포장에 표시된 날짜로서 해당 제품이 허가(신고)된 저장 방법에 따라 보관됐을 때 허가(신고)된 품질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한
정리하면, 의약품의 유효성분이 허가된 효능을 나타낼 수 있는 최소한의 기간이라고 보시면 돼요.
👀 잠깐, 유효기간이 어디 적혀 있냐고요?
약이 포장된 박스 겉면, 연고가 담겨 있는 튜브, 용기, 블리스터 등에 표기되어 있어요. 하지만 블리스터에는 아래쪽 구석에만 표기되어 있어, 약을 복용했더라도 사용한 부분은 그대로 두는 것이 유효기간을 파악하기에 좋아요.
기한이 지나면 복용하지 않는 게 원칙!
유효기간을 통해 우리는 두 가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 유효성: 의약품이 허가된 효과를 그대로 나타낼 수 있는지
- 안전성: 의약품으로 인해 위험이 생기지 않는지
유효기간이 지났다고 해서 약효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효능이 100%가 아닌, 90%, 80% 이하로 낮아질 수 있습니다. 또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생기는 등 안전성이 낮아질 우려도 있어요.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도 유효기간이 경과할 경우, 해당 의약품은 복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개봉 후 유효기간’도 꼭 확인해야 돼요
의약품에 적힌 유효기간은 ‘허가된 저장 방법’으로 저장돼 있을 때가 기준이에요. 약을 개봉하면, 그 순간부터 외부 공기에 노출됩니다. 즉, 해당 제품이 허가된 방법에 따라 저장되지 않은 상태가 돼요.
그래서 약을 개봉한 후에는 표기된 것보다 유효기간이 짧아져요. 이때부터는 표기된 유효기간이 아닌, 개봉 후 유효기간에 따라 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개봉 후 유효기간은 약의 종류나 제형에 따라 달라요.
개봉 후 유효기간
집에서 꼭 체크해 보세요!
개봉한 연고: 개봉 후 6개월. 면봉으로 바르는 걸 추천 드려요.
약국에서 연고를 덜어준 경우: 30일 이내 사용 후 폐기
안연고: 개봉 후 1개월 후 폐기. 안연고는 멸균상태이기 때문에 멸균 면봉을 이용하고, 눈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1회용 안약: 보존제가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한 번 쓰고 버려야 해요.
처방받은 시럽 약: 조제한 날로부터 2주~1개월. 시럽은 종류마다 보관 기간과 보관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따로 문의해야 해요.
처방받은 가루약, 알약: 가루약은 조제한 날로부터 6개월이지만, 습기에 약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해요. 약포지에 조제된 알약은 조제한 날로부터 2개월~1년이에요. 역시 보관 상태에 따라 변질될 수 있기 때문에 약의 성상이 바뀐다면 복용하면 안 돼요.
원래 포장 그대로인 경우: 약품에 표시된 유효기간까지예요. 하지만 알약을 원통 그대로 받았더라도 개봉하면 1년, 원통에서 덜어 소분한 알약은 조제한 날로부터 6개월이에요.
👀 잠깐, 딱 봐도 상태가 안 좋다면요?
아직 유효기간이 남아있더라도 약의 맛이나 냄새, 모양 등 상태가 바뀌었다면 일단 복용을 멈추고 약국에 문의해야 합니다. 약 제형에 따라 아래 기준을 적용해서 살펴보세요
건강 재테크를 위해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습관
✔️ 가정 상비약은 필수
비상시를 위한 비상금처럼, 비상시에 먹어야 할 약도 중요해요. 상비 의약품을 구비하면 갑자기 응급실에 가야만 하는 상황을 방지할 수도 있습니다. 가정 상비약은 매년 점검하면서, 유효기간이 지난 약은 정리하고, 필요한 약은 소량씩 비축해 두세요.
✔️ 개봉 시점 적어두기
약을 개봉할 때, 개봉 시점을 용기나 봉투에 표시해 두세요. 특히 안약, 연고제, 시럽제 등에는 개봉한 날짜를 네임팬으로 꼭 적어두는 게 좋아요. 약국에서 조제한 약도 대부분 큰 용기에 있는 약을 재조제해서 주기 때문에 개봉 후라고 생각하고 복용해야 해요.
✔️ 버릴 때도 확실하게
환경을 위해, 유효기간이 지난 의약품은 폐의약품 처리 기준에 따라 처리해야 돼요. 가까운 약국이나 보건소, 행정복지센터 등 공공시설 및 공동주택에 설치된 ‘폐의약품 수거함’에 배출하면 됩니다.
필진의 코멘트
- 호약사: 특별한 언급이 없다면, 의약품은 직사광선을 피해 온도 25℃, 습도 60% 이하의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아요. 해외연수 등으로 6개월 치 이상 약을 타가는 경우 원통으로 갖고 가는 게 더 안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