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 없는 ‘노웨딩’, 럭셔리 허니문 대신 80만 원짜리 ‘배낭여행’ 🎒


글, 어피티 독자 두부


안녕하세요, 잘쓸레터 독자님들. 저는 지난 8월에 막 신혼여행을 다녀온 ‘두부’예요. 결혼 준비하면서 새삼 깨달았어요. 제가 정말 찰떡궁합인 짝꿍을 만났다는 걸요! 결혼에는 정답도 오답도 없다고 하잖아요. 제 경우엔 저에게 꼭 맞는 해답을 찾은 것 같아요. 돈 관리 방법부터 인생관까지 비슷한 사람을 만난 덕에 우리만의 방식으로 결혼식을 치를 수 있었거든요. ‘노웨딩’, 그리고 신혼여행 대신 ‘배낭여행’. 둘 다 흔하지 않은 선택이죠? 

사진 제공: 두부 님


몽골의 밤하늘이 얼마나 멋진지 아세요? 해가 지면 쌀알만 한 하얀 별들이 머리 위로 잔뜩 쏟아져 내려요. 그 아래, 저희 부부는 광활한 사막 한가운데 작은 텐트를 세웠어요. 온전히 저희 둘만을 위한 특별한 신혼집이었죠. 풀빌라 리조트나 호화로운 익스클루시브 서비스는 없었지만, 끝없이 펼쳐진 자연과 서로의 존재만으로 충분했던 그 시간들은 앞으로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아요. 


지금부터 결혼식을 생략하고, 신혼여행으로 몽골 고비사막 배낭여행을 떠난 저희 부부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여러분의 소비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사진을 풍성하게 보내주실수록 좋아요. 📷)

우리는 결혼식을 생략하고 담백하게 시작하기로 했다 👰🏻


저희 부부는 돈 쓰는 방식이나 삶을 대하는 태도가 참 비슷해요. 둘 다 물질이 주는 풍요로움보다는 경험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에요. 돈을 쓰더라도 그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의미 있는 경험을 줄 수 있는지를 항상 먼저 고민하죠.


저희는 결혼 전부터 많은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경제 상황, 삶의 우선순위 등을 공유했어요. 뻔한 결혼식은 싫었기에 처음엔 정말 소중한 사람들만 초대해서 야외에서 스몰웨딩을 해 볼까 생각했죠. 그런데 검색을 하면 할수록 준비해야 할 것들이 끝없이 나오더라고요. 들여야 할 시간과 돈이 생각보다 너무 많은 거예요. 저희는 결혼 전에 모아놓은 돈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소규모 예식조차 부담이 됐고, 20분 남짓 진행되고 끝나버리는 일반적인 결혼 예식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행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혼식을 준비하려면 최소 몇 개월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하는데 그 시간과 노력을 우리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 더 의미 있게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희 부부는 담백하게 시작하기로 했어요. 예식 없는 ‘노웨딩’을 선택했죠. 웨딩홀만 생략해도 비용이 훨씬 줄더라고요. 웨딩홀을 고르고 계약할 필요도, 식권 걱정을 할 필요도 없었답니다. 그래도 웨딩드레스는 한 번쯤 입어보고 싶어서 전문가의 손을 빌려 사진으로 남기기로 했어요.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도 따로 계약할 필요 없이 웨딩 전문 스튜디오에서 한 번에 진행했어요. 웨딩 사진을 촬영한 후에는 고향에서 친척분들과 지인분들만 초대해 소소하게 식당을 빌려 식사를 대접하고 피로연 형식으로 잔치를 했어요.


사실 결혼식을 꼭 해야 할 이유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동반자와 함께 소통하며 ‘우리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거죠. 


🐎 배낭 들고 고비사막으로 떠난 80만 원 짜리 허니문 🐎


그럼 왜 하필 신혼여행지로 몽골의 고비사막을 선택했냐고요? 사실 이 여행은 배우자의 영향이 컸어요. 제 짝꿍은 어린 시절부터 몽골, 특히 고비사막을 자주 여행했다고 해요. 사막을 걸으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많은 경험을 했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그곳에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가 느낀 걸 그대로 느낄 순 없겠지만, 그가 많은 걸 배우고 온 그 땅을 한 번쯤은 디뎌보고 싶었거든요. 또, 우리의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굳이 거칠고 가기 힘든 고비 사막에서 불편한 배낭여행을 함께 하는 것도 의미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먼저, 가장 중요한 항공권 예약부터 시작했어요. 몽골은 8월이 성수기라 120만 원 정도를 예상했는데, 열심히 ‘손품’을 팔았던 덕분에 운 좋게도 더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었어요. 제주항공으로 인천-울란바타르 2인 왕복 티켓을 수화물 미포함 가격으로 666,600원에 예약했답니다. 또, 텐트를 가져가기 위해 수화물을 추가했어요. 여기에 왕복 자리 지정으로 24,000원, 수하물 15kg 왕복 추가로 100,000원이 들어 2인의 총 비행기 비용은 790,600원이었어요.

사진 제공: 두부 님 

여행 준비물도 꼼꼼히 챙겼어요. 한때 배낭여행을 즐겨한 짝꿍의 배낭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텐트도 있었지만 너무 커서 무거운 데다 1인용이라서 새로 장만했어요. 제가 쓸 침낭도 중고로 구입했는데, 기본적으로 좋은 걸로 구입했어요. 텐트와 더불어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라고 생각했거든요.


  • 텐트: 쿠팡에서 힐맨 얼리버드 UP2 2인용 (20만 원)
  • 침낭: 당근마켓에서 중고로 구매 (5만 원)
  • 기타 용품: 다이소에서 물티슈, 수저통, 경광등, 지퍼백, 우비, 냄비, 수건 등 (약 2만 원)
  • 식품: 동네 마트와 홈플러스에서 라면, 단백질바, 캔디, 연양갱, 음료 등 (약 3만 원)
  • 비상약: 약국에서 구매 (약 1 만 원)
  • 휴대용 태양광 패널: 테무에서 구매 (13,397원)


현지에서 쓸 돈으로 40만 원을 환전했고, 트래블 카드에 40만 원을 비상용으로 넣어뒀어요. 생각보다 현지 물가가 저렴해서 추가 환전은 12만 원만 했답니다. 그래서 총 신혼여행 경비는 1인 당 약 80만 원, 총 160만 원 정도였어요. 

🍯 몽골 배낭여행, 이렇게만 하세요! 🍯

 

보통 몽골에서는 여행사 패키지를 많이 이용하는데 저희는 직접 일정을 짜서 고비사막을 걷기로 했어요. 그래서 쉽게 해 먹을 수 있는 라면과 비상식량을 챙겼고, 현지에서 부탄가스도 구입했어요. 덕분에 생각보다 비용을 많이 아낄 수 있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신혼여행을 인생에 단 한 번뿐인 특별한 여행이라고 생각해서 호화로운 관광지나 휴양지로 가고, 평소에는 하지 않을 과감한 소비를 한다고 해요. 하지만 저희 부부는 조금 다르게 생각했어요. 이번 여행이 우리 인생의 마지막 여행이 아니라고 믿었거든요. 오히려 앞으로 함께 떠날 많은 여행의 시작이라고 생각했죠. 

Freepik


처음에는 단순히 돈을 아끼자는 생각으로 배낭을 메고 사막을 걸었던 건데, 뜻밖에도 이 결정 덕분에 더 풍성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어요. 걸어 다니면서 더 많은 현지인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었고, 여유롭게 주변을 둘러보며 깊이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거든요. 때로는 게르에 초대받아 유목민의 음식을 대접받기도 했고, 걷다 보면 친절한 몽골인들이 차를 태워주기도 해서 교통비도 아낄 수 있었죠. 


물론 모든 커플에게 이런 신혼여행이 맞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희처럼 모험을 즐기고, 서로를 더 깊이 알아가기를 원하는 부부라면 정말 특별하고 의미 있는 신혼여행이 될 거예요. 


저희처럼 신혼여행으로 배낭여행을 꿈꾸는 신혼부부를 위해 몇 가지 팁을 드릴게요.

(왼) 여행 전 체력 기르기 (오) 몽골 알파벳 공부하기, 사진 제공: 두부 님


첫째, 내게 맞는 배낭 선택하기

  • 15일에서 한 달 이내의 여행이라면 35L에서 45L 크기의 배낭이 적당해요. 한 달 이상의 장기 여행을 계획하고 계다면 45L에서 50L 크기의 배낭을 추천드려요. 남녀 체격차이를 고려하면, 왜소한 여성 분들은 40L 이하로 선택하는 것이 좋아요. 또, 불필요한 물건을 덜 가져가기 위해선 가능한 작은 가방을 선택하는 걸 추천드려요.
  • 여행 기간이 길어진다고 해서 가방 크기를 무조건 키울 필요는 없어요. 한 달 여행이라도 일주일 치 옷만 가져가고 빨아 입는 방식으로 여행하는 분들도 많거든요.


둘째, 배낭여행을 위한 체력 준비하기

  • 여행 전 최소 한 달 동안 부부가 함께 체력을 기르세요. 실제 여행 전에 배낭을 메고 걷는 연습도 해 보시고요. 건강해지면서 여행이 수월해질 뿐만 아니라, 서로 북돋는 과정에서 애정과 신뢰가 더 깊어져요.


셋째, 가장 편안한 자세가 되도록 배낭 착용하기

  • 어깨와 허리 스트랩을 꼭 조절해서 착용하세요. 배낭이 축 늘어지면 훨씬 무겁게 느껴져요.
  • 작은 힙색도 같이 가져가서 귀중품을 보관하거나 급하게 필요한 물건을 넣어 다니세요.


넷째, 자유롭게 배낭여행을 즐기기

  • 목적지를 꼭 정하거나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아도 돼요. 가끔은 여유롭게, 느슨하게 일정을 즐겨도 좋아요. 앞으로의 우리 부부생활처럼요.
👟 10월 황금연휴에 나도 배낭여행 떠나볼까? 👟


곧 다가올 황금연휴, ‘두부’ 님의 신혼여행처럼 배낭여행을 준비해 보는 건 어때요? 배낭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자유로움’과 ‘유연함’이에요. 정해진 일정에 얽매이지 않고, 그때그때의 기분과 상황에 따라 여행 계획을 바꿀 수 있죠. 또한 비용도 저렴해서 같은 예산이라면 일반 패키지 여행보다 더 오래, 더 많은 곳을 여행할 수 있어요. 현지 문화와 현지인들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에요. 이번 황금연휴에 일주일이 넘는 배낭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두 가지 옵션을 추천해요. 


먼저, 국내 여행을 고려하신다면 ‘내일로’ 티켓을 추천해요. 내일로 티켓 한 장으로 내 취향 듬뿍 담은 국내 배낭여행을 떠나보세요.

  • 🏖️ 부산에서 강릉까지, 목포에서 춘천까지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누비며 각 지역별 특색을 만끽할 수 있어요.
  • 🕰️ 레트로한 감성에 푹 빠지고 싶다면 전국의 아기자기한 간이역들을 찾아다니는 여행은 어떨까요? 시간이 멈춘 듯한 옛날 풍경 속에서 잠시 멈춰 힐링할 수 있어요.
  • 🥐 빵순이, 빵돌이라면 전국 유명 ‘빵지순례’ 여행도 추천해요. 대전 성심당, 군산 이성당, 전주 풍년제과 등 각 지역의 명물 빵을 맛보며 달콤한 여행을 즐길 수 있어요.

(좌) 전국 일주 코스 추천, (우) 전국 빵지순례 코스 추천


🚆 ‘내일로’란?

  • 전 국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KTX/ITX 무제한 자유 여행 패스
  • 연중 상시 운영, 명절 대수송기간 제외


✅ 내일로 이용 가능 열차

  • KTX 좌석, 일반 열차 (ITX-새마을, 무궁화호, 누리로 등) 좌석 및 입석, 자유석


✅ 내일로 요금 (2024년 기준)

  • 연속 7일권: 11만 원(성인), 8만 원(만 29세 이하)
  • 선택 3일권: 10만 원(성인), 7만 원(만 29세 이하)


해외 배낭여행을 생각하고 계다면 인도의 눈물, 스리랑카는 어떠세요? 최근 여행 유튜버 ‘원지의 하루’ 등, 여러 국내 인플루언서들이 방문하면서 많은 여행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떠오르는 이색 여행지인데요. 현지 물가가 매우 저렴하고, 에메랄드빛 바다와 황금빛 모래사장, 울창한 열대우림, 광활한 차밭 등 아름다운 자연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곳이라 만족도가 높은 여행지예요. 고대 불교 유적지나 콜로니얼 양식의 건축물 등 역사적인 명소도 많고요. 


또, 인근 서남아 국가들보다 교육과 의료 서비스, 치안 상황이 비교적 더 좋아서 여행하기에 안전하고 편리해요. 무엇보다도 10월부터는 해외 여행객 활성화를 위해 관광 비자(50달러)를 한시적으로 면제해 준다고 하니 여행객에게 너무 좋은 기회예요!

@travelmina, @green_holiday_centre


특히, 캔디에서 엘라까지 이어지는 산악 기차 여행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도 노선 중 하나로 꼽혀요. 울창한 열대 우림, 끝없이 펼쳐진 차 밭, 안개 낀 계곡 등 해발 1,868m에 달하는 스리랑카의 고산 지대까지 달리는 동안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이 무척 아름답죠. 이동하는 긴 시간 내내 기차에서 보내는 모든 순간이 한 편의 영화 같을 거예요. 기차 탑승 비용도 2등석 기준 3천 원 대로, 가격도 매우 저렴해요.


내일로를 이용한 국내 여행과 스리랑카 일주 여행 모두 기차를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배낭여행이 오히려 편리하다는 사실! 🎒


여러분의 소비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사진을 풍성하게 보내주실수록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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