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화이트박스: 얼마 전 휴가를 떠났던 지인의 사연인데요, 여행자 보험으로 자기 부담금 1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보상받았습니다. 재충전을 위해 떠난 여행지의 추억에 자칫 얼룩이 남을 뻔했지만 여행자 보험으로 이를 잘 해결해서 다행이었지요.
해외여행객은 매년 늘고 있습니다. 요즘은 홍보가 잘 되어 해외 여행 전 여행자 보험 가입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듯한데요. 하지만 정작 가입해 놓고도 여행자 보험에서 어떤 항목을 어디까지 보장해 주는지 몰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를 왕왕 보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막연히 가입해 두면 좋겠지, 생각하고 있던 여행자 보험을 요목조목 파헤쳐 여행자 보험이 왜 필요한지 알아보기로 해요.
여행자 보험이 꼭 필요한 순간
여행자 보험은 해외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과 예기치 않은 돌발 상황을 금전적으로 보상하는 중요한 상품이에요. 주요 보장 내용을 살펴볼까요?
- 의료비 보장: 여행 중 질병 및 상해로 인한 의료비
- 응급 수송: 여행 중 구급차, 항공과 산악 응급수송 및 구조
- 비행기 사고: 비행기 사고로 인한 의료비
- 항공기 지연: 일정 시간 이상 항공기가 지연된 경우
- 여행 취소: 여행 전 피치 못할 사정으로 여행이 취소된 경우 환불 불가한 경비 보장
- 여행 중단: 여행 중 비행기, 교통수단 스케줄이 타의에 의해 변경된 경우
- 사고 사망: 사고로 인한 사망 및 후유 장해
- 배상책임: 타인에게 신체적 물리적 손해를 끼친 경우
- 휴대품 보상: 여행 중 내 기기가 파손 혹은 도난을 당한 경우
위의 제 지인의 경우가 바로 ‘배상책임’에 해당되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었던 거죠.
2021년에는 이런 사건도 있었어요. 한 남성이 환갑 기념으로 친구들과 여행을 떠났다 쓰러져 긴급하게 현지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곧 의식불명 상태가 되었어요. 한국으로 송환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의료 장치가 있는 항공기를 빌려야 하는데 그 비용이 억대였어요.
여행을 주관한 여행사가 단체로 가입한 여행자 보험은 의료비 보장 한도가 고작 300만 원이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었어요. 결국 가족이 대출로 겨우 금액을 마련해 환자를 데리고 올 수 있었다고 해요.
이와 같은 일이 여행지에서 흔히 발생하는 건 아니지만, 여행자 보험은 만에 하나 낯선 여행지에서 맞닥뜨릴지 모르는 사건 사고에 대비해 드는 것인 만큼 보장 항목을 꼼꼼하게 비교해 볼 필요가 있어요.
실손보험을 가지고 있다면, 국내 치료비는 제외하세요
외국인은 현지에서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의료 민영화로 병원비가 지나치게 비싼 국가가 있기 때문에 해외 치료비 항목은 여행자 보험에서 가장 중요해요. 다만, 가입자가 이미 실손보험을 가지고 있다면 굳이 국내 치료비 항목은 넣지 않아도 돼요.
여행자 보험에서 국내 치료비를 보장하더라도 실손보험이 같은 항목을 보장하면 보험금을 중복해서 지급하는 게 아니라 두 보험사에서 나누어서 지급하는 비례보상 원칙 때문이에요. 국내 치료비 옵션을 제외하면 불필요한 보험료 지출을 줄일 수 있는 거죠.
최근에는 합리적인 가격의 저가 항공 덕에 해외여행이 한결 쉬워졌어요. 하지만 저가 항공의 항공기 지연 문제는 참 골치 아픈데요, 여행자 보험에 이런 항공기 지연까지 보장 항목으로 넣을 수 있어요. 몇 시간 이상 지연되면 얼마나 보상이 되는지 가입하기 전 꼭 확인해 봐야겠죠?
요즘엔 여행 중에 휴대폰 외에도 노트북, 태블릿 등 고가의 전자기기를 휴대하는 경우가 많아요. 옵션을 미리 포함하면 여행자 보험으로 이런 부분도 보상받을 수 있어요.
도난도 보상이 됩니다. 도난을 당한 경우 현지 경찰서를 통해 사고 경위를 남겨 이를 증빙할 수 있는 서류가 필요해요. 휴대전화, 노트북, 카메라, 선글라스 등은 휴대품 손해 배상이 가능하지만, 신용카드, 현금, 항공권, 쿠폰 등은 보상 불가 물품이니 꼭 기억하세요.
여행지에서 물건을 구매했을 땐 현지에서만 발급할 수 있는 영수증과 증명서 등을 잘 챙겨야 해요. 다만, 본인 부주의로 인한 분실은 보장되지 않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