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전기차
뭐가 그리 특별할까?
테슬라가 2010년 나스닥에 상장하며 대중에 이름을 널리 알릴 당시만 해도 금융시장에서는 ‘좀 특이한 자동차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자동차 회사보다는 소프트웨어 회사더라는 거죠. ‘매그니피센트 7(알파벳·아마존·애플·메타· 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테슬라)’과 같은 빅테크(첨단 기술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대형 IT 기업들) 묶음에 테슬라가 빠지지 않는 것도 이런 특성 때문이에요.
머스크의 발언에서도 다른 완성차 기업과는 다른 테슬라만의 정체성이 드러나요.
“모델 S를 바퀴 달린 정교한 컴퓨터로 만들었다. 테슬라는 하드웨어이자 소프트웨어 회사다. 테슬라 정체성의 큰 부분이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회사다. 휴대폰이나 노트북을 업데이트하는 것과 같다.” -일론 머스크(2015)
소비자와 투자자들은 크게 세 가지 면에서 테슬라에 높은 점수를 주는데요. 먼저, 마치 전기차로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보겠다는 듯한 혁신성, 둘째는 넓은 일반 소비자층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가격 접근성, 세 번째는 전통의 완성차 제조사들이 견고하게 유지해 온 세계 자동차 시장에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함으로써 ‘메기효과’를 일으킨 점이에요.
혁신의 예를 살펴보면요. 테슬라 하면 떠올리는 대표적인 기능, 오토파일럿과 완전자율주행(Full Self-Driving)이 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이름과는 달리 ‘완전’한 자율주행은 아니라는 게 일부 함정입니다. 계속 발생하는 주행 사고에 머스크가 실제보다 너무 기능을 부풀렸다는 비판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끊이지 않아요.
단적인 예가 투자자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완전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이버캡’이에요. 원래 계획보다 두 달 미뤄 지난 10월 드디어 공개된 사이버캡 시제품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요약하자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더라’예요. 로보택시에 사용된 자율주행 기술이나 작동 원리에 대한 설명이 빠졌고, 규제는 어떻게 해결할지 어떻게 돈을 벌 건지 등 시장이 궁금해하는 질문에 답하지 못했어요. 이런 분위기는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돼 주가 급락을 불렀죠. 미래를 촉망받는 기업인 건 분명하지만, 테슬라가 내세우는 기술은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줘요.
한편, 테슬라는 오래가고, 안전하며, 저렴한 배터리를 개발하고 양산하는 데 상당히 공들여왔어요. 테슬라는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건전지의 일종인 원통형 배터리를 고도화해 가장 먼저 전기차에 탑재했죠. 테슬라의 배터리는 다른 회사가 만든 전기차 배터리보다 밀도가 높아 충전 당 장거리 주행 효율성이 좋다고 평가받아요.
테슬라는 대리점에 가야 차를 살 수 있다는 통념도 깨버렸어요. 소비자에게 직접 차를 판매하는 D2C(Direct to Consumer) 전략으로 자동차 시장에 한 번 더 충격을 준 건데요. 이 전략 덕분에 테슬라는 판매 비용을 줄여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고객 경험 전반을 직접 설계하고 관리할 수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100% 온라인 판매를 가장 먼저 도입한 게 바로 테슬라예요. 테슬라가 하니 메르세데스 벤츠, BMW 그룹 등 다른 제조사들도 따라 하기 시작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