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렛과는 달라요! 최대 90% 깎아주는 ‘OPR’ 탐방기

글, 어피티

요즘 옷값, 올라도 너무 오르지 않았나요? 심지어 중동 전쟁 여파로 앞으로 옷값은 더 오를 전망이에요. 옷감으로 많이 사용되는 ‘폴리에스테르’는 원유가 원료거든요. 운송비도 늘어날 조짐이고요. 그래서 할인을 해야 할 철 지난겨울 이월 상품마저 본사 인상 공지에 따라 가격을 이미 올렸거나 앞으로도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죠. 이런 상황 속에서 잘쓸레터 독자님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쇼핑 장소가 있답니다. 


제값 다 주고 옷 사는 건 솔직히 손해같다는 기분이 드는 분. 브랜드 옷을 입고 싶기는 한데 정가로 구매하려니 부담스러운 분들. 보통 옷 사러 어디로 가시나요? 아마 근교에 있는 아웃렛으로 나가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그런데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아웃렛보다 OPR이 현지인들 사이에서 필수 쇼핑 장소로 손꼽혀왔어요. OPR은 오프 프라이스 리테일링 스토어(Off-Price Retailing Store)의 약자로, 유명 브랜드의 재고를 유통사가 직접 사들여 아웃렛보다 훨씬 높은 할인율로 상시 판매하는 매장이에요. 


미국에서는 TJ Maxx, 유럽과 영국, 호주에서는 TK Maxx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곳이 대표적인데, 현지인들이 뭔가 살 때 백화점보다 여기를 먼저 들러서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고 살 만큼 생활 밀착형 쇼핑 문화로 자리 잡은 곳이랍니다.


그리고 이런 매장이 이제 한국에도 본격적으로 생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신세계, 현대, 이랜드까지 대형 유통사들이 앞다퉈 오프프라이스 매장을 확대하고 있어요. 경기 침체로 옷 소비가 줄어드는 시점에서 세계적으로 오프프라이스 스토어만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현장의 모습은 어떨까요? 정말 저렴하게 옷을 구매할 수 있을까요?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고영 PD가 직접 다녀온 해외의 TJ·TK Maxx 매장 탐방기와 한국형 오프프라이스 스토어 방문기! 지금부터 시작할게요.

영국 TK Maxx와 한국 신세계 팩토리 스토어 매장 전경 ⓒ 어피티

🏷️ OPR, 아웃렛이랑 뭐가 다를까?

오프프라이스 스토어라는 말이 생소한 분들을 위해 먼저 짚고 갈게요. 아웃렛이랑 헷갈리기 쉽지만, 구조가 완전히 다르거든요.


아웃렛은 브랜드가 직접 매장을 운영하거나 계약을 통해 입점하는 방식이에요. 브랜드 이미지를 지켜야 하니까 과도한 할인을 자제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할인율이 보통 30~50% 선에서 머물러요. 반면 오프프라이스 매장은 유통사가 브랜드 재고를 통째로 직접 사들여서 파는 구조예요. 브랜드 가격 정책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할인율이 최대 80~90%까지 올라갈 수 있는 거예요. 이 유통 구조는 미국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퍼지게 되었고 점점 많은 소비자들의 각광을 받고 있어요.


현재 글로벌 오프프라이스 시장은 현재 530조 원 규모예요. 2033년까지 1030조 원대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요. 


나라별 오프프라이스 스토어

🏷️ 한국판 TJ Maxx를 노린다! 국내 ‘오프프라이스’ 3파전

국내에서는 ‘신세계 팩토리스토어’, 이랜드의 ‘NC픽스’, 현대백화점의 ‘오프웍스’가 대표적이에요. 국내에서 가장 먼저 OPR 모델을 도입한 건 이랜드리테일이에요. 이랜드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이렇게 말하기도 했어요. “한국판 TJ Maxx로 시장을 선점하겠다.”

이랜드는 2013년부터 ‘NC픽스’를 운영해왔는데, 100% 직매입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했어요. 미국과 유럽에 소싱 MD를 상주시켜서 브랜드로부터 직접 상품을 매입하는 구조라 중간 마진이 없다고 해요. 이자벨마랑, 산드로 같은 글로벌 브랜드들의 이월·재고 상품을 상시 50~80% 할인가로 내놓고, 슈퍼 프라이스존에서는 최대 90%까지 할인해요. 

신세계 팩토리 스토어 강남점 ⓒ 어피티


‘신세계 팩토리스토어’는 2017년 스타필드 고양점 1호점을 시작으로 지금은 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연간 거래액이 1,000억 원을 돌파했고, 9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38% 수준이에요. ‘현대백화점 오프웍스’는 2019년 동대문점을 시작으로 현재 7개 매장을 운영 중이랍니다.


🏷️ TJ Maxx & TK Maxx 직접 가봤어요

고영PD는 미국, 런던, 독일, 호주까지 다양한 국가의 매장을 다 가봤는데요. 한 번 들어가면 2시간은 기본이에요. 개미지옥이 따로 없어요.

미국 TJ Maxx 전경 ⓒ 어피티


TK Maxx는 보통 여러 층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남성복, 여성복, 아기 옷, 주방용품과 식료품, 화장품, 가방과 선글라스, 액세서리, 신발과 여행용품. 층마다 다른 세계예요. 한국에서 리셀되거나 직구하는 해외 에디션 제품도 많은 편이라 들어가면 무조건 건지는 게 생기더라고요. 미국을 제외하고 영국, 독일, 호주 매장은 입점 브랜드 구성이 서로 비슷한 편이에요.

파타고니아 패딩과 헌터 부츠 ⓒ 어피티


고영 PD가 직접 건진 것들을 공개하자면, 국내에서 45만 원에 파는 ‘파타고니아 나노퍼프 후디’를 18만 원에 샀어요. 같은 날, ‘파타고니아 라이트웨이트 신칠라 스냅 플리스’도 국내 22만 원짜리를 9만 원에 담았고요. ‘이스트팩x마르지엘라 콜라보 범백’은 국내 리셀가 2~30만 원대인데 5만5천 원에 사서 지금도 잘 쓰고 있고요. 10만 원이 넘는 헌터 부츠는 7만 원대에 구매했어요. 미국 TJ Maxx에서는 국내 20만 원대에 파는 나이키 바람막이를 9만 원에 샀죠.

(좌) Joie 주방용품, (우) 오늘의집 ⓒ 어피티


고영 PD가 특히 좋아하는 건 주방용품 코너예요. Joie라는 브랜드를 좋아해서 보이는 것마다 집어 오는 편인데, 국내에서 14,000원에 파는 감자깎이를 5천 원대에 사오기도 했어요. 유럽 TK Maxx는 특히 주방용품 코너가 보물창고 수준이에요. ‘Joseph Joseph’ 같은 고급 키친 브랜드도 정가 대비 50~70% 저렴하게 살 수 있어요.

영국 TK Maxx 전경 ⓒ 어피티


요즘 Y2K 열풍을 타고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쥬시꾸뛰르’ 가방이나 지갑, 트레이닝복 세트도 항상 있고, ‘트루 릴리전’도 있어요. 한국에서 구하기 정말 힘든 브랜드들인데 여기서 구하면 국내에서 유니크하게 쓸 수 있어서 더 좋아요. 아기옷 코너도 볼만해요. 폴로랄프로렌이나 나이키 아기옷이 선물용으로 딱인데, 가격도 착하고 아기 장난감도 많아요. 선글라스 브랜드도 아주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고 캐리어도 너무 저렴해서, 여행하다가 선글라스나 캐리어가 급하게 필요하면 여기로 먼저 와요. 20만 원은 족히 할 제품을 5만 원 안팎으로 살 수 있거든요. 


✅ 구매 전, 알아두면 좋을 꿀팁

  • 매장 안에 상품이 5만 개 이상 있고, 매일 수백 개의 신제품이 추가되고 매주 약 1만 개의 신상품이 입고돼요. 갈 때마다 물건이 바뀌어 있는 걸 볼 수 있을 거예요.
  • 골드 라벨(Gold Label) 구역을 찾으세요. 베르사체, 스텔라 맥카트니, 모스키노, 마크 제이콥스 등 하이엔드 브랜드 재고가 모여있는 구역이에요. 일반 티셔츠 가격에 명품이 걸려있는 그 구역이요.
  • 클리어런스 코너는 필수 코스예요. 4~6주가 지나도 안 팔린 상품이 여기로 이동하는데, 최대 96%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어요.
  • 마음에 드는 게 있다면 빠르게 결정하세요. 다음에 오면 다시 못 구할 확률이 높아요.
  • 반품 정책을 활용하세요. TK Maxx 기준 28~30일 이내 영수증 있으면 환불이 가능해요. 


🏷️ 신세계 팩토리스토어 강남점 직접 가봤어요

고영 PD는 평소에 신세계 팩토리스토어 강남점을 종종 가요. 국내 브랜드를 저렴하게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많거든요.

할인 중인 브랜드들 ⓒ 어피티


이번에 방문했을 때는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가장 핫한 컨템포러리 브랜드 ‘세터’가 눈에 많이 띄었어요. 여름에 입기 좋은 반팔이랑 바지류를 정말 저렴하게 팔고 있었거든요. 예일, 팔렛, 코닥처럼 무신사에 입점된 2030 대상 브랜드들도 저렴하게 판매 중이었어요.

하객룩으로 구매하기 좋은 여성복 브랜드 ⓒ 어피티


‘숲’이나 ‘LAP’처럼 하객룩으로 입기 좋은 여성복에는 70% 할인 딱지가 붙어있었고, ‘올리비아로렌’, ‘앤드지’ 같은 브랜드도 많았어요. ‘베네통키즈’ 같은 브랜드에서 아이 옷도 저렴하게 살 수 있고, 골프 제품 특가 행사도 하고 있었죠.

할인 중인 명품들 ⓒ 어피티


명품 코너도 별도로 마련돼 있어요. 구찌, 프라다, 페레가모 가방이랑 지갑은 물론이고, 몽클레어 패딩, 막스마라 코트까지 다 있어요. 아미, 말본, 이자벨마랑은 30% 세일 딱지가 붙어있었어요. 신세계는 분더샵이라는 디자이너 브랜드 및 해외 럭셔리 브랜드 편집샵을 운영하고 있는데, 거기서 넘어온 물건들도 많았어요.

할인 판매 중인 캐리어 ⓒ 어피티


캐리어가 급하신 분들은 여기서 사도 될 것 같아요. 스위스 밀리터리 26인치 캐리어를 60% 할인해서 팔고 있었는데, 카카오선물하기에 현재 판매되는 가격과 비교해도 절반 가까이 쌌거든요. 구버전 모델이긴 하지만요.

빌레로이앤보흐 40% 할인 ⓒ 어피티


가장 충격받은 건 빌레로이앤보흐 머그였어요. 제가 백화점에서 친구 집들이 선물로 정가 주고 샀던 그 제품이 40% 할인된 가격에 떡하니 놓여있는 걸 봤거든요. 

고영PD가 구매한 무민 우비ⓒ 어피티


그럼 고영 PD는 이번에 뭘 샀냐고요? 무민 우비예요. 인터넷에서 68,000원에 파는 건데, 40,000원대에 구매했어요. 할인율이 드라마틱하진 않아서 고민하긴 했지만, 무민을 좋아하는 친구한테 선물하고 싶었거든요. 이미 단종되거나 발매된 지 오래된 제품이라 이제 와서 쉽게 구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사게 되더라고요. 오프프라이스 스토어에서는 이런 상황이 자주 생겨요. 지금 놓치면 영영 못 만날 수 있으니까, 할인율을 크게 고민하지 않고 집게 되더라고요.

할인율이 낮은 백팩과 셔츠 ⓒ 어피티


다만 주의할 점이 있어요. ‘잔스포츠 빅스튜던트 백팩’은 할인해서 80,000원에 팔고 있었는데, 온라인 최저가를 보니 7만 원대에도 구매가 가능했어요. ‘폴로랄프로렌 클래식핏 옥스포드 셔츠 화이트’도 17만 원 정도에 팔고 있었는데 온라인에서 비슷한 가격대로 구매할 수 있었고요. 이렇게 병행수입 제품이나 온라인 최저가와 비교하면 오히려 손해인 경우가 있으니 결제 전에 꼭 스마트폰으로 한 번 검색해보세요.


그리고 계산대에서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고지받았어요. TJ Maxx나 TK Maxx는 영수증 들고 기간 내에만 가면 환불해주거든요. 국내 팩토리스토어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으니, 결제 직전에 한 번 더 고민하는 게 좋아요.


신상품을 사겠다는 욕심만 조금 내려놓으면, OPR은 정말 좋은 옵션이 돼요. 국내에도 다양한 OPR 매장이 속속 생기는 걸 보면 이런 트렌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고요.


현명한 소비란 뭘까요? 물론 허리띠 졸라매고 아예 안 사는 게 가장 좋긴 하죠. 그런데 TJ·TK Maxx와 신세계 팩토리스토어를 둘 다 다니면서 느낀 게 있어요. 옷걸이를 하나하나 넘기다가 파타고니아를 발견하고, 주방용품 코너를 뒤지다가 Joie를 만나고, 가격표를 보며 출시가 대비 얼마나 할인됐는지 계산하는 그 순간의 쾌감이 있더라고요. OPR은 돈도 아끼고, 도파민까지 얻는 쇼핑 장소인 것 같아요. 국내에도 OPR 쇼핑 문화가 더 활성화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의 잘쓸특파원 마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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