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보다 더 중요한 능력이나 경험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나요?
- 디미 (30세, 사무직):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이 훨씬 중요해요.”
저는 요즘 같은 시대엔 비판적 사고를 할 줄 아는 능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회 구조나 권력관계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 정보를 잘 선별해 내는 능력 같은 거요. 지금은 AI도 인간처럼 사고하고 학습하는 시대잖아요.
이런 세상에서 어느 학교 나왔는지 따져서 사람의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건 점점 의미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봐요. 물론 한국 사회는 여전히 시험 성적과 학벌 중심의 줄 세우기 문화가 있죠. 하지만 언젠가는 그 틀도 무너질 거라고 생각해요.
- 중력 (31세, 사무직): “자기만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능력이 필요해요.”
저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봅니다. 회사 일이라는 게 다 매뉴얼대로만 흘러가진 않잖아요.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기고 결정도 내려야 하고 누군가를 설득해야 할 때도 있죠. 그럴 때 자기만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해요. 사고력이 실제 직무에선 훨씬 더 필요해요.
- 완두콩 (31세, 사무직): “실무 경험이 제일 중요해요.”
실무 경험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 주변엔 고졸인데 입사 후 3~4년 만에 업무를 완전히 장악해서, 대졸 신입보다 훨씬 실력 있는 분들이 꽤 있었어요. 대학 졸업장이 아닌, 실제 직무 능력과 경력 중심으로 같은 라인에서 평가받을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맥모닝불여일견(32세, 창작자): “실무 경험과 전문 분야에 대한 준비된 태도가 더 중요해요.”
저는 실무 경험과 전문 분야에 대한 준비된 태도가 학벌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성실하게 준비해 왔는지 실제 함께 일을 해보면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자격증 취득이나 실습 경험을 통해 자신의 의지와 역량을 보여주는 것도 학벌 못지않게 중요해요.
대학 진학 대신 직업교육을 선택하는 사람들을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요?
- 양양 (35세, 사무직): “직업교육 시 학생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와 구조부터 만들어져야 해요.”
저는 특성화고를 나왔는데 졸업 전에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냉혹한 현실을 많이 겪었어요. 실습생을 정규직 전환 의사 없이 값싼 인건비로만 쓰는 경우가 정말 많았고, 일하다 다쳤을 때는 학교와 회사가 서로 책임을 미루기 바빴거든요. 직업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실무를 가르치기 전에, 학생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와 구조부터 제대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 인사로도(28세, 교육업 종사자): “직업교육은 준비된 인재를 양성하는 과정이어야 해요.”
직업교육은 단기적으로 기술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인재를 양성하는 과정이어야 해요. 이론과 실습이 균형 있게 제공된다면 학생들이 교육만 받고 나와도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죠. 지금 직업교육을 보면 자격증 중심 교육이 많은데 자격증 하나 있다고 해서 일을 잘하는 건 아니잖아요. 직무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역할을 맡게 되는지, 어떤 사고를 해야 하는지 등을 입체적으로 훈련할 수 있도록 설계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 나루 (30세, PD): “‘직무 체험 중심 교육’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실습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국가나 지자체가 제공하는 직업교육 프로그램 중에, 실제 현장과 연결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이론을 배워도 그걸 어디에 써야 할지 몰라 답답했던 적도 있었죠. 그래서 저는 ‘직무 체험 중심 교육’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 주냥 (21세, 개발자): “대학처럼 개인의 역량을 체계적으로 키워주는 방식으로 변화했으면 좋겠어요.”
지금 시행되고 있는 직업교육을 보면, 자격증 취득이나 고졸 취업 장학금 같은 금전적 지원 제도는 꽤 잘 갖춰져 있어요. 문제는, 현재의 직업교육이 자격증 취득률이나 취업률처럼 눈에 보이는 수치에만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직업교육도 대학처럼 개인의 역량을 체계적으로 키워주는 방식으로 변화했으면 좋겠어요.
어피티의 코멘트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74.9%로, 2020년 이후로 70%대를 유지 중이에요. 직업계고등학교의 취업률은 감소하고 오히려 대학 진학률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고요. 취업 대신 대학을 택한 건데, 현장 실습 경험,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확산이 그 원인으로 꼽혀요. 더 나은 삶을 위해 대학 진학을 택한 청년들을 탓할 수는 없는 게, 실제 고졸자는 대졸자보다 더 많이 일하고 임금은 적다는 결과도 있으니까요. 결국 모두 대학에 가야 하는 학력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는 거예요. 대학 졸업장은 취업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어요.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대학 진학률이 낮은데요. 과거 우리나라보다 컸던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임금 격차도 줄어드는 추세고요. 기업들이 고졸 취업자를 채용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기도 해요.
일본과 우리나라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일본 사회는 기업과 고등학교가 긴밀하게 협력해 안정적인 취업 기회를 보장하는 데다, 학벌보다는 실무 능력을 중시하는 문화예요.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구인난이 심각해지자, 정부가 중소기업의 자금을 지원하고 중소기업들도 임금 인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우리 사회도 능력과 적성 중심으로 채용 방식을 재정비하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해 보이는데요. 한편으로는 모두가 같은 꿈을 꾸길 권하고, 다양한 삶을 용인하지 않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도 문제란 생각이 들어요. 근본적인 변화는 무척 어렵겠지만, 더디더라도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