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셰프의 맛집, “가보고 싶어요” 75.5%

글, 어피티

어피티가 445명의 대한민국 MZ세대(1980년대생~2000년대생)에게 물었습니다.


“맛집을 일부러 찾아가신 적 있나요?”


※ 2024년 11월 1일부터 11월 7일까지 어피티 머니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 445명 참여


한때 과소비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파인다이닝과 오마카세가 다시 한번 높은 관심을 받고 있어요. 최근 흥행한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의 인기 덕분인데요. 방송에 나온 스타 셰프들의 레스토랑은 예약 전쟁이 한창이에요. 한 끼 식사에 20~30만 원이 드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MZ세대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죠. 줄서기를 오히려 즐기며 일부러 맛집을 찾아가기도 해요. 특별한 한 끼의 경험을 위해 시간과 비용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MZ세대의 미식 문화를 설문조사를 통해 자세히 알아봤어요.

맛집은 연인, 친구, 가족과 함께,
웨이팅은 1시간까지 괜찮아요

 

맛집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 MZ세대에게는 나만의 단골집이 있을까요? 여러 번 다시 찾게 되는 맛집이 ‘진짜 맛집’이라는 취지로, 두 번 이상 방문한 맛집만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또간집’처럼요. 설문에 참여한 80%의 응답자가 나만의 단골 맛집이 ‘있다’고 답했어요. MZ세대는 뜨는 맛집을 경험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자신의 취향과 입맛에 맞는 맛집을 꾸준히 찾는 것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거예요.

MZ세대가 찾아가는 맛집은 주로 어떤 음식을 전문으로 하고 있을까요? 압도적으로 인기가 많은 음식은 역시 ‘한식’(322명)이었어요. 다음으로 이탈리안, 프렌치 등의 ‘양식’(220명)과 ‘일식’(208명)이 비슷한 선호도를 보였고, ‘아시안 음식’(124명)과 ‘중식’(123명)도 인기가 적지 않았어요. ‘패스트푸드’(80명)는 상대적으로 낮은 선택을 받았는데, 한 끼를 때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평소와 다른 특별한 식사 경험을 기대하며 맛집을 찾기 때문으로 보여요. 


맛집에 방문할 때, MZ세대는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을 선호했어요. 맛집은 ‘연인과 함께’ 간다는 응답자가 30.1%로 가장 많았고, ‘친구’(22.7%), ‘가족’(19.1%)이 뒤를 이었죠. ‘혼자’ 간다는 응답자는 9%에 그쳤어요. 연인과 함께 간다는 대답이 가장 많은 것을 통해 SNS에서 화제가 되는 맛집이나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을 일부러 찾아가는 것이 요즘 커플들의 문화라는 걸 알 수 있어요.

한 번 TV에 등장하거나 SNS에서 좋은 후기가 퍼진 맛집은 몇 시간을 기다려야 겨우 먹을 수 있는데요. 과거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해 극찬을 받은 한 돈가스 식당의 음식을 맛보기 위해 전날 밤부터 가게 앞에 텐트를 치고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진 적도 있었죠. 실제로 MZ세대에게 맛있는 한 끼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일까요?


맛집 방문을 위해 얼마나 기다릴 수 있냐는 질문에 46%의 응답자가 ‘1시간이 한계’라고 답했어요. ‘30분 이상은 부담스럽다’는 응답도 45.4%였죠. 반면 ‘1시간 30분 이상’ 기다릴 수 있다는 응답은 8.6%뿐이었어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도 긴 대기 시간은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에요. 


하지만 이동 거리에 대해서는 조금 더 관대한 입장이었어요. 집에서 ‘1시간 이내 거리’(53.3%)라면 충분히 갈 수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거든요. 심지어 ‘2시간 이내’(21.3%)도 괜찮다는 응답과 ‘어디든 갈 수 있다’(15.7%)는 응답도 높은 편이었어요. 맛있는 음식을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 이동 거리는 감수할 수 있다는 거죠.


MZ세대 98%,
유명 맛집 방문 후 실망했어요


최근 방영된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셰프들의 식당은 여전히 북새통을 이루고 있어요. 일부 가게는 이미 내년 초 예약까지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죠. MZ세대는 이런 스타 셰프의 등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MZ세대의 75.5%는 음식 예능에 출연한 스타 셰프의 식당에 ‘가보고 싶다’고 답했어요. 방송에서 보여준 요리 철학과 맛에 대한 기대감이 방문 의향으로 이어지고 있는 거예요.

스타 셰프가 식문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어요. 절반에 가까운 49.2%의 응답자가 ‘새로운 음식 트렌드를 만들고 식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답했고, 25.4%의 응답자가 ‘일상적인 요리 경험을 풍부하게 만든다’고 평가했거든요.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어요. ‘특정 음식점과 요리에만 주목하게 되어 다양한 음식점이 주목받기 어렵다’(14.2%)는 의견과 ‘과도한 기대로 특정 요리에 대한 접근성을 낮춘다’(7%)는 의견도 나왔죠. 스타 셰프가 미식 문화를 이끌어가는 건 좋지만, 그로 인해 다른 훌륭한 식당들이 묻히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거예요. 


놀라웠던 건 MZ세대 대부분이 유명 맛집에 방문한 후 아쉬움을 느꼈다고 답했다는 점이에요. 유명 맛집에 방문했을 때 실망했던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음식의 맛이 기대 이하’였다는 응답자가 56.9%나 되었어요. 방송이나 SNS에서 표현된 것만큼 뛰어난 맛을 느끼지 못했다는 거죠. ‘가격 대비 불만족스러웠다’(18.4%)는 응답과 ‘다른 고객의 리뷰가 과장된 것 같았다’(13.3%)는 응답도 적지 않았고요.

‘실망한 적 없다’는 응답은 단 2%에 그치며, MZ세대의 약 98%가 방문했던 유명 맛집에서 아쉬움을 느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MZ세대는 맛집을 평가할 때 맛과 가성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아요. 아무리 유명한 스타 셰프의 식당이라도 이 두 가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실망감을 크게 느끼죠. 


요즘 뜨는 지역 먹거리 축제,
이렇게 해야 성공해요

 

MZ세대는 맛집에 이어 지역 먹거리 축제로도 발길을 옮기고 있어요. 얼마 전, 구미시는 지역에 농심 최대 라면 공장이 있다는 점을 활용해 ‘구미라면 축제’를 열어 젊은 층의 큰 호응을 얻었어요. 양평군에서도 대형 산나물비빔밥과 막걸리 셰이크와 같은 특별한 메뉴를 선보인 ‘양평 용문산 산나물축제’로 SNS에서 화제를 모았고요. 특색 있는 지역 축제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MZ세대에게 지역 먹거리 축제에 대한 의견도 물어봤어요. 

57.6%의 응답자는 지역 축제에 긍정적인 관심을 표했어요. ‘매우 가고 싶다’는 응답이 23.4%, ‘가보고 싶다’는 응답이 34.2%였죠. 한편, ‘가도 좋지만 특별히 관심은 없다’(39.3%)는 응답도 적지 않아서, 아직 지역 축제가 MZ세대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지는 못한 것으로 보여요.


그렇다면 MZ세대는 지역 축제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낄까요? 42.9%의 응답자는 ‘다양한 즐길 거리와 먹거리가 많아서’라고 답했어요.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특산물이나 음식을 맛볼 수 있어서’라고 답한 응답자도 28.6%로 높았죠. 반면, ‘SNS에 올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어서’라는 응답은 2.9%로 매우 낮았어요. ‘지역의 전통문화와 역사를 체험할 수 있어서’라는 응답이 16.6%나 되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인증샷’을 위한 경험보다는 해당 지역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콘텐츠를 더 관심 있게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Z세대 Avery 님은 “요즘 지역 축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 것 같아요. 수도권에서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신선하게 느끼는 것 같더라고요. 주변에서도 지역 특산물 축제를 찾아다니는 분위기가 생기고 있어요.”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가격에 대해서는 까다로운 기준을 드러냈어요. 응답자의 48.3%가 ‘너무 비싸지 않다면 어느 정도 가격은 감수할 수 있다’고 답했고, 38.2%는 ‘합리적이고 가성비가 좋은 가격을 원한다’고 했죠. ‘지역 특산물인 만큼 다소 높은 가격도 이해할 수 있다’는 응답은 1.4%에 불과했어요.


M세대 고야고야 님은 “우리나라에서는 지역 특산물을 온라인으로 쉽게 구할 수 있다 보니 굳이 지역 축제를 찾아갈 이유가 없어요. 각 지역의 고유한 특색을 즐기러 가는 문화가 부족하죠. 하지만 ‘김천김밥축제’처럼 합리적인 가격과 재미있는 콘텐츠가 더해진다면 사람들은 분명 찾아갈 거예요. 문제는 ‘비싸다’는 인식과 ‘한 철 장사’ 식의 부실한 서비스인데, 이건 지자체의 제대로 된 관리와 판매자들의 책임감 있는 태도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봐요.”라는 의견을 전했어요.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지역 먹거리 축제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MZ세대의 인식이에요. 응답자의 57.1%가 ‘사람들에게 새로운 즐길 거리와 문화를 제공한다’고 답했는데요. 이는 MZ세대가 지역 먹거리 축제를 새로운 문화 경험의 장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걸 보여줘요.


그러나 ‘축제 후 관심이 급감해 특산물에 대한 지속적인 효과가 미미하다’(26.1%)며,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버리는 지역 축제의 한계를 지적한 응답자도 많았어요. ‘지역 특산물과 전통문화를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된다'(2.5%)는 응답도 매우 적어서 홍보 효과에 대한 인식도 회의적이었죠.


Z세대 도도독자 님은  “축제는 재미있게 즐기고 나면 그뿐이에요. 축제를 위해 임시로 만든 상품이나 음식이 대부분이라, 나중에 다시 찾고 싶어도 찾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효과가 일시적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라며 아쉬움을 표했어요. 전통을 지키면서 신선함을 더한 지역 먹거리 축제가 늘어나야만 대한민국 곳곳으로 떠나는 MZ세대의 발걸음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요.

어피티의 코멘트

  • 맛집과 지역 먹거리 축제를 찾는 트렌드는 모두 새로운 경험을 선호하는 MZ세대의 성향을 잘 보여줘요. 특히 지역 먹거리 축제를 향한 MZ세대의 애정 어린 시선이 인상적인데요. 실제로 설문에 참여한 많은 분들이 입을 모아 ‘원주만두축제’, ‘김천김밥축제’를 좋은 예시로 들며, 지역 먹거리 축제에 대한 의견을 전해 주셨어요. 지역 먹거리 축제는 이제 특산물을 알리는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방 도시와 젊은 세대가 소통하는 새로운 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변화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우리의 미식 문화는 더욱 풍성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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