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결혼준비대행업체의 불공정약관 조항을 포착, 시정했어요. 결혼준비대행업체는 예비부부들을 위한 웨딩플래너 서비스를 제공해요. 일명 스·드·메 업체(사진 촬영업체, 드레스샵, 미용실)들과 제휴를 맺고, 웨딩플래너가 업체에 고객을 보내는 식이죠.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 중 절반 이상이 웨딩대행업체를 이용하는데요, 소비자 불만이 컸어요.공정위 조사 결과, 응답자의 74%가 결혼준비대행서비스를 이용할 때 별도로 추가 요금이 부과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답할 정도였죠.
말도 안 되는 조항들이 많았어요
특히 불공정한 요금 체계, 위약금 조항에 문제가 많아요. 한 예로 기본으로 제공되는 스·드·메 패키지에는 사진 ‘촬영’,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 정도만 넣어놓고 별도로 20~30개의 옵션을 둬서 추가 요금을 받아왔어요. 이 중에는 사진 ‘파일 구입비’, 드레스 ‘피팅비’, 메이크업 ‘얼리 스타트비’ 등이 있어요. 메이크업 얼리 스타트비의 경우, 결혼식 시간을 맞추려면 무조건 미용실에 일찍 도착해야 하는데도 ‘일찍 메이크업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비용을 추가로 받았던 거예요. 위약금 조항도 계약서상 ‘각 스·드·메 업체별 위약금이 발생한다’는 것 외에는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결혼 준비에 변수가 생기면 소비자가 피해를 부담하는 일이 많아요.
저출생 대책의 일환이에요
이렇게 진작부터 말이 안 되는 관행들이 많았던 업계지만, 오랜 기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묵혀져 왔어요. 분위기가 반전된 건 올해 정부가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 1번 안건으로 ‘스·드·메 사기 근절’을 올린 시점부터예요. 하지만 혼인율 감소 추세를 반전시켜 출생아 수를 늘리는 데 있어, 스·드·메가 근본적 문제인지는 의문이에요.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들은 내 삶이 힘들어서 아이를 안 낳겠다고 하는데, 노동시간을 줄이거나 일터의 경직성을 약화시키려고 하는 시도 없이 정부는 여전히 출산과 초기 양육비에 대한 지원책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어요.
JYP 한마디
⚔️ 스·드·메 문제만 있는 건 아니에요. 결혼, 장례 등 경조사와 관련된 산업에는 정보 비대칭을 악용한 불공정한 관행들이 많이 남아 있어요. 여러 이유로 소비자의 거래상 지위가 취약한 점을 이용하는 거죠. 소비자가 정보로 무장을 해도 ‘알면 득이 되는’ 게 아니라 ‘모르면 손해 보는’ 구조예요. 개인적으로 이런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나 정책에 관심이 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