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독자: 아무런 이유 없이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주식이 올랐어요. 🙄
어피티: 아무런 이유가 없진 않을 거예요!
the 독자: 진짜로 어떤 계기도 없었어요. 그런데 또 다른 주식은 아무런 이유 없이 떨어졌어요….
어피티: 어쩌면 순환매 장세라서 그럴지 몰라요.
the 독자: 순환매요? 기준금리 두고 비둘기파, 매파 할 때의 그 매인가요?
어피티: 😅
‘다음 기회’를 찾는
돈이 만들어내는 흐름이에요
순환매는 주식시장에 유입된 자금이 한 업종이나 자산에 계속 머무르지 않고, 상대적으로 덜 오른 업종이나 종목으로 이동하며 수익 기회를 찾아가는 현상을 말해요.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 자금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큰 이벤트가 없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저평가된 종목을 미리 사두려는 심리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에요. 위험을 분산하고 수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들의 집합적 선택이 만들어낸 결과로서 시장이 과열되지 않도록 조정하는 역할도 해요.
이런 순환매가 나타나면 시장 평균보다 덜 오른 종목이 시장 평균 정도로 쑥쑥 발돋움하기 때문에 ‘키 맞추기 장세’라고도 불러요. 주도주를 크게 끌어올린 호재가 소멸되고 시장이 다소 잠잠해지면 투자자들은 이렇게 생각해요. ‘비슷한 상품을 파는 회사고 재무제표도 크게 나쁘지 않은데 왜 A 기업 주가가 오를 때 B 기업 주가는 안 올랐지?’
그렇게 A 기업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하고, 저평가됐다고 생각하는 B 기업 주식을 사죠.
- 1단계: 호재 계기로 주도 업종 상승
- 2단계: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 3단계: 유사 업종이나 후발 종목으로 자금 이동
- 4단계: 가격 격차 축소를 통한 키 맞추기 완성
바로 이게, 순환매를 통해 주가가 키 맞추기를 하는 매커니즘이에요.
차익실현과 상승 분산,
시장의 본능이에요
순환매를 통해 주가가 키를 맞추는 과정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볼게요.
이미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차익실현 후 저평가된, 혹은 저평가됐다고 생각하는 종목을 사들이기 때문에 아무 이유 없이 돈이 들어와 오르는 종목과 아무 이유 없이 돈이 빠져나가 내려가는 종목이 생겨요. 결과적으로 주가는 비슷한 상승률을 보이게 되죠.
그런데 왜 이런 식으로 자금이 순환할까요? 그건 자본시장에 들어와 있는 투자자들과 투자자들의 돈이 가진 본능 때문이에요. 수익을 내지 못하고 멈춰있다고 느끼는 순간, 마음도 돈도 이동해요. 이미 많이 오른 자산은 추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잖아요. 자연스럽게 ‘내가 판단해서 투자해서 오른 주식’과 비슷한데 덜 오른 주식을 찾게 되는 거죠.
the 독자: 만약 비슷한 종목들이 모두, 한 번에 맹렬하게 오르고 있다면 어떡해요?
어피티: 그럴 때 바로 ‘버블’을 조심해야 합니다. 🤗
순환매는 상승장의 수명을 늘려요
순환매가 나타나는 상승장은 그렇지 않은 상승장보다 오래 가는 경향이 있어요. 전체 지수가 크게 올랐다고 해도 단일 종목이나 대형주에 과도하게 몰리면, 상승 연료가 그 좁은 구간에서 빨리 소진되고 말아요. 뒤늦게 진입한 투자자들이 ‘잘 나간다고 해서 봤는데 도저히 이렇게 비싼 값엔 못 사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다른 선택지가 없다면 이번 상승장은 여기서 끝인 거죠.
먼저 진입해 충분한 수익을 내고 있는 투자자들도 순환매 없이는 리스크를 떠안을 수밖에 없어요. 모두 같은 종목, 같은 섹터, 같은 내러티브에 투자하고 있으면 어느 순간 내가 먼저 고점에서 차익실현을 하고 나가야 한다는 경쟁이 생기거든요. 이때 발생하는 주가 하락은 조정보다는 붕괴에 가까워요. 하지만 이때 순환매가 돌고 있으면 자금은 차례로 자리를 바꾸며 차익을 실현하기 때문에 전체 지수는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어요.
그래서 순환매와 키 맞추기 장세는 단기 조정 타이밍을 알려주는 신호이기도 해요. 한창 순환매가 한창 돌고 있을 때는 아직 대세 상승의 과정이라고 판단할 여지가 충분해요. 하지만 순환매가 충분히 돌고, 주가들이 모두 키를 맞춰가면 그때는 상승장의 후반부일 확률이 높죠. 자금이 더 갈 곳이 없어진다는 이야기니까 말이에요.
내 투자 공부의 ‘넥스트 스텝’이에요
주가가 결국 기업의 실적과 펀더멘털을 따라간다는 걸 이해하는 게 투자자의 첫 단계라면, 순환매를 이해하는 건 그다음 단계예요. 좋은 기업이 ‘왜’ 좋은지 아는 데서 멈추지 않고, 좋은 기업들 사이에서 돈이 ‘어떤 순서’로 움직이는지를 읽기 시작하는 거죠.
순환매는 실적과 성장성을 이미 어느 정도 확인된 자산들 사이에서 자금이 효율을 찾아 이동하는 과정이에요. 이 흐름을 이해하면 아무 이유 없어 보이던 등락이 조금 덜 불안해지고, 시장을 반 박자 앞서 바라볼 수 있어요. 실적을 보는 눈이 투자자의 기본기라면 순환매는 기본기 위에 얹는 시장 감각인 거죠. 결국 돈은 투자자들이 매수나 매도 버튼을 누르는 그 순간 움직이니까요. 사람들이 언제 매수하고 매도하는지 타이밍에 대한 감각이 쌓일수록 시장이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할 거예요.
💌 <어피티 경제상식>은 화요일에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