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사(전자결제대행업체)인 루멘페이먼츠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체인 크로스파이낸스에 지급해야 할 600억 원을 주지 못하는 미정산 사태가 발생했어요. 크로스파이낸스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제품을 판매한 소상공인들이 나중에 PG사를 통해 정산받을 금액(매출채권)을 담보로 소상공인들에게 ‘선정산대출’을 해줬어요. 그리고 이후 PG사인 루멘페이먼츠로부터 소상공인들의 정산금을 직접 받기로 되어 있었는데, 루멘페이먼츠가 그 돈을 지급하지 못한 거예요.
온투업체가 투자금 상환이 어렵대요
크로스파이낸스가 소상공인들에게 대출해 준 금액은 투자자를 모집해 조달한 자금이에요. 온투업은 투자자가 지정한 대출 희망자에게 대출을 해주고, 투자자에게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는 과정에서 수익을 내는 금융서비스예요. 크로스파이낸스는 그중에서도 소상공인 선정산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투자회사예요. 이번 정산 지연 사태로 크로스파이낸스는 투자자들에게 600억 원의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지 못하고 있어요. 선정산대출 상품은 티몬·위메프 사태에서도 피해를 키운 요소로 지적받고 있어요.
비슷한 금융 문제가 반복돼요
PG사 루멘페이먼츠의 모기업인 루멘그룹은 정산금을 빼돌려 그룹 계열사의 적자를 메우는 데 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요. 8일 어제, 크로스파이낸스는 루멘페이먼츠를 검찰에 고소했어요. 금융감독원에서도 두 기업을 조사 중이에요. 소비자와 소상공인이 온라인에서 거래하기 위해 거치는 온라인 플랫폼과 PG사에서 미정산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가 함께 언급되고 있어요. 지난 5일 터져나온 배달대행 플랫폼 배달비 미정산 사태도 같은 맥락의 사건으로 볼 수 있어요.
정인 한줄평
온투업, 이커머스, 상품권 발행업… 경기가 가라앉으며 시장에 돈이 마르자 복잡한 금융을 부실하게 운용해 온 기업들이 사고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 현재 일어나는 미정산 사태들의 공통점이에요. 우리 사회는 전반적으로 금융을 다루는 역량과 윤리를 조금 더 발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어요. 제도권 시중은행의 위험 심사 능력에서부터, ‘수수료’를 받고 ‘맡은 돈’을 관리하는 플랫폼들과 금융업체들의 도덕적 해이까지,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