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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주주분들은 답답한 상황이었습니다. 반도체는 활황일 거라는 경기 전망이 쏟아지고, 엔비디아나 퀄컴 같은 주가가 오르는 중에 우리나라 증시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만 조용했으니까요.
그런데 어제(22일), 삼성전자 주식이 5.2% 급등하며 74,900원으로 올라섰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가 예상보다 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데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갈등 속에서 우리나라가 미국의 반도체 동맹에 포함된다는 소식 때문이에요.
좀 더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삼성전자의 주가 움직임이 반짝 돌아서기는 했지만, 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현재 세계 반도체 산업의 공급망에 대해 먼저 이해해야 돼요.
우리나라 회사가 잘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말 그대로 정보를 저장하는 용도의 반도체입니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쟁력은 ‘더 빨리 더 많이 기억하는 것’에 있어요. 어디에나 필수적으로 들어가지만 IT제품의 특성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반도체는 아닙니다. 그래서 소품종을 대량생산해 팔아요.
미국 업체들의 강점이 있는 비메모리 반도체는 고객사의 요청에 맞춰서 반도체를 설계, 양산합니다. 그래서 종류가 다양한 대신 생산은 적게 하죠. 비메모리 반도체는 시스템 반도체라고도 하는데, 명령을 연산하고 처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메모리 반도체보다 반도체 산업 경기를 덜 타요.
지난주에는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기술을 보유한 엔비디아, 퀄컴, AMD의 주가가 올랐습니다. 애플과 같은 IT 기업들이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기로 하면서, 맞춤형 메모리 설계 기술을 가진 회사들이나 비메모리 반도체를 대규모로 위탁생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 회사가 주목받게 된 거예요. 파운드리 시장은 삼성전자와 TSMC가 양분하고 있어요.
독자님이 알아야 할 것
✔️ 최근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이 미국 출장을 떠났습니다. 미국 텍사스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문제 때문인데, 비슷한 압박을 중국에서도 할 수 있어요. 미국 동맹에 포함된 것이 계속 좋을 수도 있고, 중국의 압박이 생각보다 더 거셀 수도 있습니다.
✔️ 미국은 중국이 독자적으로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을 무척 싫어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중국에 낸드플래시 반도체 생산 공장을 갖고 있어요. 우리나라의 또 다른 반도체 회사인 SK하이닉스도 중국에 D램 공장이 있습니다. 이번에 중국의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려다 미국의 견제에 난처한 상황이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