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진소개: 잘쓸레터의 객원 에디터 프로젝트 잘쓸레옹에 참여하게 된 푸딩입니다. 현재는 직장과 학교 때문에 서울에 거주하고 있지만 청주에서 나고 자랐어요. 빵을 사랑하고 (회사 다니면서 주말에 제빵을 배운 경력이 있답니다) 먹는 것을 사랑해 맛집 블로그도 운영하며 지금도 자주 청주 고향집을 찾을 때마다 빵지순례를 하고 와요,

청주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서울 사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직지빵 이야기가 종종 나오더라고요. 청주의 상징이자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 글자가 새겨진 빵인데요. ‘직지빵’은 청주 사직동의 ‘맥아당제과’라는 곳에서 만들었어요. 고등학교 급식에도 자주 나왔던 빵이라 청주 출신인 저에게는 추억이 깊답니다. 청주 출신의 전국구 스타 ‘급식빵’은 직지빵 말고도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오믈렛빵’이에요.

팬케이크 같은 빵에 생크림을 듬뿍 넣고 만들어 부드럽고 달콤한 이 빵은 한때 전국 학교 급식과 결혼식장을 휩쓸었었죠. 맛도 좋은데 가성비까지 끝내줘서 전국에서 몰려와 구매하던 청주 오믈렛빵은 ‘맘스케익’이라는 청주 빵집에서 탄생했답니다. 

그뿐만 아니에요. 청주는 ‘마트빵’도 남다르거든요. 청주 우리마트 안에 있는 베이커리에서 팔던 초코케이크는 한 판에 1~2만 원대의 놀라운 가성비와 맛으로 입소문을 타더니, 결국 단독 매장을 열고 작년부터는 전국 백화점 팝업스토어까지 진출했잖아요. 이 정도면 청주를 ‘빵의 고장’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죠? 심지어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촬영지가 청주였다는 사실까지 떠올리면 빵지순례를 하러 청주까지 올 이유가 충분한 것 같습니다.

출처: 맥아당제과, 맘스케익, 우리베이커리리

하지만 청주가 고향인 저로서는 한 가지 아쉬운 사실이 있어요. 대전이 성심당 덕분에 노잼도시의 오명을 벗고 ‘빵의 도시’로 재탄생하면서 전국적으로 핫플이 됐잖아요. 반면, 대전 바로 옆에 있는 청주는 여전히 조용한 분위기라는 거예요. 빵만큼은 대전 못지않게 맛있고 가성비가 좋은 동네인데 말이죠! 그래서 오늘은 청주 출신인 제가 사랑하는 청주의 빵 지도를 소개해볼게요.

제빵왕 김탁구도 울고 갈 청주 빵 맛집!

추억 돋는 옛날 빵집부터 요즘 뜨는 신상 베이커리까지

먼저 청주 토박이들에게 추억으로 남아 있는 빵집들을 소개할게요. 화려한 인테리어나 SNS 감성은 없지만 ‘그 시절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랍니다.

🍜 엄마 아빠 추억의 장소, 분식집과 빵집의 묘한 조화

출처: 푸딩 님

요즘 물가에 믿을 수 없는 가격! 오성당 

📍주소: 충북 청주시 흥덕구 풍산로 55

쫄면, 만두, 고로케 등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는 전설적인 가게예요. 떡만둣국도 해물을 넣고 끓여 시원하고 든든해서 저는 자주 사 먹어요. 전체적으로 맛이 슴슴한 편이라 먹으면 속도 편안하고요. 이곳에서 파는 고로케는 줄 서서 사 갈 정도로 인기랍니다. 사실, 이곳의 주력 메뉴는 쫄면인데 보통 쫄면을 만두랑 같이 먹잖아요? 이곳에서는 고로케랑 쫄면을 같이 먹는 조합이 더 인기예요. 꽈배기, 팥도너츠는 1,500원, 고로케는 2,000원으로 가격도 착해요. 저희 아버지 세대에게는 그 시절 감성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장소인데요. 저도 어릴 적 아빠 손 잡고 가서 고로케를 사 먹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출처: 서문우

우동과 빵을 같이 파는 독특한 곳, 서문우동

📍주소: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무심동로392번길 8

성안길 초입에 있는 이곳도 정말 독특한 컨셉의 가게예요. 3대째 우동과 빵을 동시에 파는 곳이거든요. 처음 들으면 우동집에서 빵을 파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한눈에 봐도 옛날 분위기가 물씬 나는 인테리어와 진열장 속 빵들을 보면 그야말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기분이 들어요. 이곳이 더 특별한 이유는 바로 ‘제빵왕 김탁구’의 실제 촬영 장소이기 때문이에요! 빵 맛도 좋지만, 추억과 향수, 그리고 드라마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감성이 머무는 공간이에요. 드라마를 좋아하셨던 분이라면 꼭 한번 들러보세요.

🧀 2030 마음 사로잡는 치즈빙수부터 마카롱까지!

앞서 소개한 가게들이 엄마 아빠 세대가 공감할 맛집이었다면, 이번에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청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빵집들을 소개할게요. 각자의 시그니처가 확실해서 한번 가면 단골이 되는 곳들이랍니다.

치즈빙수와 마카롱, 출처: 푸딩

아마도 세계 최초 치즈빙수의 원조, 풀문

📍주소: 충북 청주시 상당구 수암로 46-8

청주 명소 중 하나인 수암골 정상쯤에 위치한 카페로, 국내 최초로 치즈빙수를 만들어서 유명해진 곳이에요. 참고로, 수암골에는 카페촌이 형성되어 있답니다. 풀문의 시그니처 메뉴인 치즈빙수의 정식 명칭은 ‘직지빙수’인데요. 세계 최초의 치즈빙수라는 타이틀답게, 달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고 진한 치즈의 풍미가 가득해요. 수암골 지대가 꽤 높거든요. 이곳에서 청주의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빙수를 한그릇 먹으면 기분이 무척 좋아요. 

청주 마카롱의 성지, 비올라

📍주소: 충북 청주시 상당구 사직대로361번길 30

아마 청주분들의 인생 첫 마카롱을 책임졌을 마카롱 맛집입니다. 앤티크한 가구와 인테리어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디저트 카페예요. 마카롱 열풍이 막 시작되던 시절, 저에게 비올라는 한 줄기 빛과도 같았어요. 이건 청주 성안길 안에 위치해 있는데요. 처음 문 열었을 당시의 초심 그대로 꾸준한 맛과 퀄리티를 유지하는 터라 지금 먹어도 매번 다시 놀라요. 마카롱뿐 아니라 파운드케이크 등 구움과자도 정말 맛있어요

본정 초코케이크와 선물 같은 오늘 사과케이크, 출처: 푸딩

초코마숑의 전설, 본정

📍주소: 충북 청주시 상당구 대성로 101

예전 고영 PD의 인사말에도 등장한 적 있는 빵집이에요. 벌써 30년 가까이 된 청주의 초코케이크 전문점이랍니다. 청주 시내에 매장도 무척 많아요. 초콜릿 스펀지 케이크 속에 생크림과 체리를 층층 쌓고 초콜릿 슬라이스로 지붕을 덮은 케이크인 ‘초코마숑’을 처음 먹은 순간이 제겐 너무 생생하네요. 이곳도 초콜릿 필링이 가득 들어간 마카롱이 정말 맛있어요. 특히 초코케이크는 진하면서도 부드러워서 너무 달지 않은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강력 추천이에요. 온통 초콜릿으로 뒤덮은 오스트리아 케이크 자허도 인기 있답니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쫀득이빵 맛집! 선물같은 오늘

📍주소: 충북 청주시 상당구 대성로 101

어머니가 유독 좋아하셨던 ‘쫀득이빵’이 대표 메뉴예요. 이곳도 본정 처럼 청주 시내에 여러 지점을 보유한 빵집이에요. 안에 타피오카 전분이 들어가서 빵과 떡 사이, 고소하고 달콤한 식감에 견과류가 가득 들어가서 아주 맛있어요. 저는 이곳에서 파는 귀여운 사과 모양 케이크를 좋아해서 종종 선물용으로 구매한답니다. 

✨ 최근 생긴 신흥강자, 청주의 신상 베이커리 카페

청주에도 요즘 트렌디한 베이커리 카페들이 하나둘 생기고 있어요. SNS에서 화제가 되는 곳들도 많은데요. 그중에서 제가 직접 가보고 맛본 곳들만 추려봤어요.

흥국쌀식빵, 리페어룸 산도 출처: 푸딩

홍국쌀식빵의 성지, 포이드캐롯

📍주소: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포산로 39-18

포이드캐롯은 대한민국 제과기능장이 직접 빵을 굽는 곳으로 홍국쌀식빵이 대표 메뉴예요. 하루 600개 한정으로 판매하는데 쫀득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에요. 부지만 3,000평이 넘는 3층짜리 건물 대형 카페라 주차하기도 편하고 잠시 쉬다가기 좋아요. 베이커리 종류가 많고 맛도 평타 이상이라 무난하게 추천하기 좋은 곳이에요.

고구마 감별사도 인정한, 리페어룸

📍주소: 충북 청주시 상당구 사직대로361번길 1 2층

일본식 샌드위치인 ‘산도’로 유명한 곳이지만 사실 저의 원픽은 고구마갸또예요. 정말정말 맛있거든요. 고구마 감별사인 저희 언니도 인정한 고구마갸또 맛집이랍니다. 주의할 점은 평일에도 오픈런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예요. 최근에 방문했을 때도 고구마갸또가 품절이라고 해서 예쁜 사진을 못 찍었어요. 고구마 좋아하시는 분들은 일찍 방문하시는 걸 추천해요.

크림치즈 러버라면 주목, 로로디

📍주소: 충북 청주시 상당구 상당로115번길 61 2층 카페 로로디

제가 쫀득빵을 참 좋아하는데 청주에서 쫀득빵 제일 잘 하는 곳이에요. 크기는 주먹만 한 크기지만 크림치즈가 가득해서 정말 맛있답니다. 한입 베어 물면 크림치즈가 주르륵 흘러나오는데 자꾸 생각나는 맛이에요. 사실 여긴 소금빵이 더 유명한데 쫀득빵에 눈이 멀어서 소금빵은 먹어보지 못했어요. 다음에는 꼭 소금빵도 도전해보려고요.

🍴 빵만 먹고 가긴 아쉽잖아요, 청주 맛집도 함께!

빵지순례를 하다 보면 배도 고프고 제대로 된 한 끼가 생각나실 거예요. 청주에는 빵집만큼이나 맛있는 식당들도 많은데요. 빵집 투어 중간중간 들르면 좋은 곳들을 소개해볼게요.

• 중앙로파돈까스: 파절이를 좋아한다면 무조건 추천이에요! 바삭한 돈까스에 파가 수북하게 올라가는데, 파의 아삭한 식감과 고소한 돈까스의 조화가 정말 좋아요. 기름지지 않고 깔끔해서 속도 편하답니다.
• 올드타운클럽: 아마도 청주에서 가장 핫플일 장소인데요. 언제 가도 웨이팅이 있어요. 청주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힙한 메뉴들이 많은 곳이거든요. 홍콩 느낌도 나고요 특히 깐풍기덮밥 비주얼이 인상적이랍니다. 분위기가 이국적이고 좋아서 데이트 코스로 많이 찾는 곳이에요.
• 함바구: 일본식 함박 전문점이에요. 바 테이블에서 직접 구워주는 함박을 하나씩 받아먹는 재미가 있어요. 눈앞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함박을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죠.
• 소로리: 솥밥과 메밀김밥이 함께 나오는 집밥 같은 공간이에요. 조용한 식사를 원한다면 이곳을 추천해요. 담백하고 정갈한 한상을 받으면 기분이 조크든요!

서울에서 청주까지는 차로 1시간 30분, 대전에서는 30분이면 도착해요. 가깝지만 특별한 곳, 청주. 입소문 나기 전에 진짜 맛있는 빵을 웨이팅 없이! 즐기고 싶다면 아직 빵의 도시로 주목받기 전인 지금이 딱이에요. 빵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청주는 분명 후회 없는 도시가 될 거예요. 꼭 한 번 빵지순례하러 와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