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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독자: 저 이번에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OO기업에 투자하기 시작했어요!
어피티: 첫걸음을 떼셨군요. 곧 있으면 실적 발표인데, 지켜보셔야겠어요.
the 독자: 좋은 주식이라고 해서 샀는데, 왜 이렇게 챙겨야할 게 많죠? 💦
어피티: 주주가 된다는 건… 아무래도 회사와 한배를 타게 되는 거니까요. ⛵ 기업들의 성적표, 궁금하지 않으세요?
지난 시간에는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미국 주식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았어요. 각 지표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를 통해 ‘시장’을 읽는 방법을 살펴봤다면, 오늘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개별 기업’을 읽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실적 발표는 기업이 제출하는 ‘성적표’예요
미국에 상장된 기업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분기 보고서(연 3회)와 연간 보고서(연 1회)를 제출해야 하는 의무가 있어요. 이 보고서를 제출할 시점에 기업이 언론에 공개하는 것이 바로 실적 발표예요.
실적 발표는 간단히 말하면, 지난 분기 동안 기업이 얼마나 경영을 잘했는지를 주주들에게 알려주는 거예요. 기업이 제출하는 ‘셀프 성적표’와 같죠. 내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이나 관심을 두고 있는 기업이 있다면 실적 발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우리는 왜 실적 발표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요?
첫째, 실적 발표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기 때문이에요. 주가는 기업의 이익이 반영된 결과물이죠. 일반적으로 좋은 실적은 주가 상승, 기대보다 낮은 실적은 주가 하락을 유발해요.
둘째,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줘요. 주가는 ‘현재’의 이익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요. 특히, 미래 가치를 반영하고 있는 기술주와 성장주는 실적 발표에 더 민감하게 움직여요. 비록 현재 실적이 좋지 않게 나왔더라도, 1년 후, 5년 후에 매출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면 시장의 환호를 받죠.
셋째, 경기의 흐름과 업황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하는 마이크론과 TSMC의 실적은 반도체 산업 전반을 미리 가늠하는 힌트가 되기 때문에 ‘반도체 풍향계’로 불린답니다.
실적 발표에서는 무엇을 보면 될까요?
기업이 지난 분기 얼마나 잘했는지 알아봐요
실적 발표 때는 기본적으로 아래 숫자들을 확인합니다.
- EPS(주당순이익): 회사가 벌어들인 순이익을 주식 1주로 나눈 값이에요.
- 매출: 기업이 제품·서비스를 팔아서 벌어들인 총금액으로, 기업의 성장성을 보여줘요.
- 영업이익률: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율로, 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버는지를 알 수 있어요.
- 매출총이익률: 기업이 제품을 팔아서 남긴 기본 이익률이에요. 원자재비, 인건비, 물류비 같은 직접비용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요.
- 잉여현금흐름(FCF): 미래를 위한 투자(CAPEX) 같은 지출을 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을 의미해요. 기업의 진짜 체력을 파악할 수 있어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장의 예상치(컨센서스)와의 차이예요.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은 실적 발표 전 여러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이 기업은 이번에 이만큼의 실적을 올릴 것 같다’고 전망해요. 이런 전망의 평균치를 ‘컨센서스’라고 하죠.
시장 예상치보다 기대보다 좋은 실적을 달성하면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라고 하는데, 그 결과로 주가가 단기적으로 튀어오르는 경향이 있어요.
반대로, 기업이 실적 발표가 예상치에 훨씬 미치지 못하면 ‘어닝 쇼크(Earning Shock)’라 하고, 이때는 주가가 하락할 수 있어요.
기업이 앞으로 성장할지를 확인해요
가이던스(Guidance)는 기업이 생각하는 다음 분기나 연간 전망치를 의미해요.
기업이 가이던스를 높게 제시하면, 자신감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져요. 반면, 기대치(가이던스의 컨센서스)보다 낮게 제시하면,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낳죠. 이번 실적이 잘 나왔어도, 가이던스가 낮다면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기도 해요.
예를 들어, 지난 2025년 9월 발표된 오라클의 2분기 실적은 기대 이하였지만, 향후 5년간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이 연평균 31% 성장할 거라고 자신해 주가가 하루 만에 27% 폭등했어요.
컨퍼런스콜에서 경영진의 생각을 알아봐요.
실적 발표 당일, 기업들은 실적 자료를 공개하고 곧바로 컨퍼런스콜을 진행해요. 이 자리에서 경영진은 왜 이런 실적이 나왔는지 설명하고, 애널리스트와 기관 투자자들의 질문에 답하죠. 서면으로 공개되지 않은 중요한 정보를 파악할 기회이기도 해요. 업황 전망부터 경기 흐름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어 투자에 도움이 되는 인사이트들이 많아요.
CEO나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핵심 임원들이 참여해 기업 현황을 발표하기 때문에 기업의 비전도 파악할 수 있어요. 컨퍼런스콜은 공개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과 대형 증권사 및 기관 투자자 간의 ‘정보의 불균형’을 줄이는 역할을 하기도 해요.
기업에 따라 중점적으로 봐야 하는 것이 있어요
실적 발표에서 기업의 매출, 이익, 현금흐름 등을 봐야 하는 건 맞지만, 중점적으로 봐야 할 부분은 다를 수 있어요. 기업마다 돈을 버는 방식과 그 기업에 시장이 기대하는 부분이 가지각색이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엔비디아, AMD와 같은 반도체 기업은 데이터센터 부문의 매출을 중시하고, 메타와 같은 플랫폼 기업은 이용자 수나 광고 매출에 민감하죠. 코카콜라는 원가 관리와 관련된 매출총이익률, 테슬라는 차량 인도량과 마진율이 중요해요.
그러니 ‘숫자가 잘 나왔구나’ 하는 정도로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숫자가 어디에서 왔고 앞으로 어디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함께 이해하는 것이 필요해요. 성적표 겉면의 A, B, C만 확인하는 것에 나아가, 왜 그런 성적을 받았는지 해석하고 상상할 수 있는지에 따라 나의 투자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어요. 조금 어렵더라도, 투자하는 기업과 산업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공부하는 것은 결국 큰 차이를 만들어 줄 거예요.
단계별로는 이렇게 해보세요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어렵지 않아요. 크게 세 가지 단계로 정리해드릴게요.
1단계 실적 발표가 분기마다 진행된다는 점을 인지하고, 보유 종목의 실적 발표 날짜를 미리 체크해둬요. 관련 기사를 보면서 주가가 오르거나 내린 이유를 파악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2단계 실제치와 컨센서스를 비교해 보고, 기업의 가이던스를 확인해요.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아 실망 매물이 나오더라도, 기업의 펀더멘탈이 문제가 없다면 좋은 기업의 주식을 싸게 매수할 기회가 될 수 있어요.
3단계 컨퍼런스콜 결과를 확인하며, 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깊이 있게 이해해봐요. 중장기적인 흐름을 가늠할 수 있고, 업종 전체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어요. 처음 이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거나 관심을 가졌던 이유와 비교해보면서 앞으로의 투자 전략을 세워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