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시각으로 지난 19일 새벽 3시,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어요.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내렸던 2020년 이후 4년여 만의 첫 인하예요. 미국의 기준금리는 이제 4.75~5.00% 사이에서 움직이게 됐어요. 연준이 빅컷을 결정한 이유는 노동시장이 침체될까봐 걱정했기 때문이에요. 파월 연준 의장은 “노동시장을 지원해야 하는 시점은 해고가 시작된 이후가 아니라 고용 상황이 좋을 때”라고 밝혔어요. 실제로 금리 인하 다음 날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는 상당히 양호했고, 이에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어요.
미국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원칙적으로 세계 각국 금리도 내려가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안 그래도 매력적인 미국 시장으로 자금이 쏠리기 때문이에요. 그러면 수출입과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환율 상황까지 불리해질 수 있어요. 하지만 현재, 각국 통화정책은 교과서처럼 작동하지 않고 있어요. 영국과 중국, 일본은 경제 상황의 차이를 이유로 자국 기준금리를 동결했어요. 한국은행도 고민이 깊어요. 내수 부진에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필요성이 높지만, 그만큼 수도권 부동산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세도 심각하기에 마음 놓고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에요.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최우선 목적은 금융 안정인데, 우리나라 금융의 가장 큰 변동 요인은 부동산과 가계부채예요.
정인 한마디
🔟 미 연준의 기준금리 정책 소식을 듣다 보면, 꼭 숫자가 범위로 제시돼요. 이번에도 미국 기준금리는 4.75%~5.00%라는 범위로 제시됐죠. 미국 금융시장은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정확한 단일 금리를 설정하는 대신 범위를 제시해 금융기관들끼리 여유를 갖고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