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인
사실상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된 일이죠
현지 시각 3일,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 대통령 가옥에 침입해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했어요. 전 세계가 놀란 충격적 속보지만 사실 이 사건은 2000년대 초부터 예견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베네수엘라는 라틴아메리카(중남미)에 있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이에요. 2000년대 베네수엘라의 독재자 차베스는 카리브해에서부터 남미까지 포괄하는 라틴아메리카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하려는 정책을 폈고, 어느 정도 성공했어요. 특히 석유산업을 국유화하면서 미국 에너지 기업에 큰 경제적 손실을 입혔어요. 이에 맞서 미국은 정치적으로 친미 정권을 세우려고 2000년대 내내 반대 세력을 지원하다가, 2010년대부터는 실질적인 체제 붕괴를 노렸어요.
중국에 서반구를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예요
2025년, 정치와 외교, 문화나 경제 같은 소프트파워로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판단을 한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적 개입을 시작했어요.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이번 사건은 미국이 실제 베네수엘라 정치의 변화를 노렸기보다는 국제사회에 ‘서반구는 미국의 절대 영역이다’라는 선언을 한 것에 가까워요. 서반구는 아메리카 대륙 전체와 유럽·아프리카의 서쪽 일부 등을 포괄하는 미국의 전통적인 권역이에요. 베네수엘라는 중국이 서반구로 영향력을 넓히는 전초기지 역할을 해온 만큼 이번 체포는 중국 견제 효과도 노렸다는 분석이에요.
유가와 환율이 받을 영향을 지켜보아요
이번 작전에는 국내외 정치적인 이유 외에도 경제적인 이유가 있어요. 바로 석유예요. 미국의 부통령 밴스는 마두로 대통령 부부 체포 직후 SNS에 ‘도난당한 석유는 미국에 반환돼야 한다’고 적었어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책이 담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위해서는 미국 에너지 기업 셰브론이 베네수엘라에서 나와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러면 중국이 베네수엘라의 에너지를 완전히 차지하게 돼요. 지금도 베네수엘라 원유의 85~90%가 중국으로 이송되고 있어요. 이 석유를 담보로 중국이 베네수엘라에 돈을 많이 빌려주기도 했고요. 이번 군사작전으로 이 구조가 위협받게 된 거죠. 따라서 유가의 변동성이 커지는 것은 물론 달러의 힘이 세지는 만큼 환율이 잠깐 튈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