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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보국’의 꿈을 품은 워킹맘 이야기

글, 조이

결혼과 육아라는 이벤트는 일하는 여성에게 중요한 갈림길이 되곤 합니다. 이 갈림길에서 커리어 여정을 잠시 멈추게 되는 분들도 많죠. 

오늘 소개할 형은 님은 남편의 유학길에 함께 하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이후 미국 회계사로 커리어를 전환하고, 남편의 직장을 따라 홍콩으로 이주해 현재는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어요. 

결혼과 육아라는 허들을 씩씩하게 넘어가며, 일하는 여성으로 살아가는 형은 님의 이야기. 오늘 자세히 들려드릴게요. 

오늘의 프로일잘러, 형은 님

조이: 무슨 일을 하시나요?

형은: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스타트업 ‘브링코’의 홍콩 법인에서 일하고 있어요. 

브링코는 민간에서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역할을 지향합니다. 한국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는 역직구 서비스라고 보시면 돼요. 

저는 브링코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홍콩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 판매하는 서비스 ‘goko’를 담당하며, 기업체 대상 B2B 무역 거래를 만들어 내려고 하는 중이죠.

“9년 전, 한국에서의 일을 그만뒀어요”

조이: 홍콩으로 오기 전에 어떤 일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형은: 국내 대기업 두 곳에서 전략 기획과 사업개발 업무를 담당했어요. 

남편이 유학을 가게 되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함께 건너가 살게 됐어요. 미국에서 회계사로 커리어를 전환했고, 이후에는 남편의 직장을 따라 홍콩으로 이주해 회계법인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홍콩은 기회가 많은 곳이에요”

조이: 지금 하는 일의 ‘단짠’은 무엇인가요?

형은: 브링코 홍콩 법인은 업무의 자유도가 높은 편이에요. 재택근무를 할 수 있어서 아이를 돌보며 일할 수 있어요. 

홍콩이라는 곳에는 사업 기회가 많다는 것도 큰 장점이에요.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가 풀리면서, 홍콩에서의 무역 거래도 활발해졌어요. 회사 일을 하며 그 현황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어 무역 업무의 기회를 다양하게 만나고 있어요. 

브링코의 홍콩 법인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지난 시간 쌓아온 모든 업무 스킬을 집약해서 활용할 수 있었어요. 제 역량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경험이라 무척 뿌듯했습니다. 

물론 그만큼의 책임이 필요한 일이라 부담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부담이 한발 더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라 생각해요. 

“아이를 가진 것이 가장 잘한 결정이에요”

조이: ‘일하는 나’를 위해 했던 여러 결정 중에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게 있나요?

형은: 9년 전, 한국에서의 커리어를 정리하고 미국으로 가서 아이를 가진 것이 가장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그 결정을 하지 않았다면 ‘엄마’가 되어 만날 수 있는 신비로운 세상을 경험하지 못했을 테니까요. 

그다음으로 잘한 결정은 결혼과 육아라는 허들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미국과 홍콩에서 일할 기회를 잡았던 거예요. 

저는 아직도 마음속에 ‘무역보국’이라는 꿈을 품고 있어요. 조금 촌스럽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무역보국의 꿈을 향해 다가가는 과정이 저를 설레게 하거든요. 

한국산 멜론을 수입해 홍콩의 ‘한인홍’ 매장에 납품했어요. 한인홍은 임재화 대표님이 2009년 홍콩에 1호점을 연 이래 36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로 확장되었어요. 임재화 대표님은 관세청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창업한 분인데요, 창업가라는 직업을 사랑하는 분이에요.

“창업자의 관점으로 바뀐 것 같아요”

조이: 창업 준비를 위해 브링코에 합류했지만, 일하면서 창업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고 하셨어요.

형은: 어렸을 때부터 무역상사, 해외 수출의 꿈을 키워왔어요. 브링코가 그 꿈을 실현해 볼 수 있는 기회로 느껴져 무척 설렜습니다. 

조직에서 일하는 동안 ‘언젠가 내 사업을 해야지!’라고 생각해 와서, 브링코에서 일하는 시간이 창업 전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어요. 하지만 브링코에서 약 2년간 일하는 동안 창업에 대한 환상은 많이 깨졌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희망 회로를 걷어내고 더 객관적으로 현실을 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잦은 조직 변경에 직원들의 퇴사, 기대에 못 미치는 프로젝트 성과를 경험하며 깨지는 일들이 많았거든요.

예전 직장에서는 철저히 직원의 관점에서 이런저런 불만을 쉽게, 자주 꺼내는 ‘투덜이 직원’이었다면, 이제는 좀 더 창업자의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게 됐어요. 

‘일잘러’ 형은 님의 한 끗 차이

① 연대의 힘을 활용했어요

형은 님은 브링코 홍콩 법인에서 전에 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일들을 해야 했어요. 새로운 역할에 대한 훈련과 업계 네트워크가 필요한 상황에서, 홍콩의 한국인 워킹맘 그룹이 큰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워킹맘 그룹을 통해, 형은 님은 새로운 업무에 대한 정보와 네트워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마음 맞는 회원들과 함께 독서모임도 가졌어요. 때로는 이곳에서 영감을 얻기도 하고, 때로는 등짝 스매싱(!)으로 쫄아있는 마음을 활짝 펼 수 있었다고 해요. 

‘일하는 나’에게 영감과 용기를 주는 환경을 회사 안팎에 만들어 보세요. 인간이라는 존재가 원래 나약해서, 굳은 결심을 해도 혼자만의 힘으로는 지속하기 어렵거든요. 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나를 밀어 넣으면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이 더 즐거워집니다. 

② 발로 뛰어 기회를 찾았어요

형은 님은 무역이 이루어지는 현장인 전시회에 자주 방문했어요. 전시회에서 다양한 업체들과 이야기하려 노력했고, 대화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내부에 공유하면서 사업 기회를 발굴했습니다. 

홍콩은 관세와 법인세율이 낮아 사업 기회가 많다고 해요. 한류 열풍을 타고 홍콩과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에서 한국을 주목하고 있어 그 가능성과 잠재력은 더욱 크죠. 

더 넓은 관점에서 한국의 가능성을 찾아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본다면 어떨까요? 형은 님처럼 발로 뛰며 시장의 기회를 찾으면, 더 적은 노력으로도 더 큰 성과를 가져다주는 무언가를 발견할지도 몰라요.

③ 무역보국의 꿈을 품고 살아요

이병철, 정주영 등 대기업 창업가들은 입을 모아 ‘사업보국’을 강조했습니다. ‘사업을 키워서 나라에 보답한다’는 뜻이죠. 

형은 님은 ‘무역보국’의 꿈을 이루고 싶다고 말합니다. 해외에 나가 살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는 얘기가 있죠. 미국을 거쳐, 홍콩살이를 하는 형은님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제 마음도 설레네요. 여러분의 꿈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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