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어PD
애덤 스미스: 노동이 짱이다.
마르크스: 인정.
애덤 스미스: 분업 시스템도 짱이다.
마르크스: 그건 동의 못 해! 분업은 오히려 노동자를 기계 부품처럼 만든다고!
애덤 스미스의 노동가치론을 이어받은 마르크스는 노동이 최고의 가치라고 주장했어요. 그런데 그에게는 고민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기계 부품처럼 일하는 노동자의 삶이었어요.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골똘히 고민했고, <자본론>이라는 책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제4부 두 번째 리뷰에서는 <자본론>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자본론>에서 말하는 ‘상품’이란?
‘상품’이 되기 위해서 두 가지 가치가 필요합니다.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인데요. 쓸모가 있으면서(사용가치) 교환할 수 있어야(교환가치) ‘상품’이라고 본 거예요.
상품이 시장에서 교환될 때, 만든 사람의 노동력이 맞교환됩니다. 예를 들어 연필과 필통을 교환한다면, 연필을 만든 사람의 노동력과 필통을 만든 사람의 노동력이 교환되는 식이에요.
상품의 가치 = 평균 노동시간
교환가치의 원천을 ‘노동’이라고 볼 때, 상품의 가치는 ‘생산하는 데 들어간 평균 노동시간’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연필 1개를 만드는데 1시간이 걸렸다면, 연필의 가치는 ‘1노동시간’이에요.
상품의 교환 비율도 노동시간이 결정합니다. 만약 노트북 한 대를 만드는 데 100노동시간이 걸렸고, 베개 한 개를 만드는 데 10노동시간이 걸렸다면 노트북 1대는 베개 10개와 교환할 수 있습니다.
노동자는 가난하고 자본가는 부자가 되는 이유
마르크스는 그 이유를 ‘이윤’에서 찾아냈어요. 다큐멘터리에서는 이 부분을 빵 공장으로 비유합니다.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밀가루, 제빵기계 등의 생산수단과 빵을 만드는 사람의 노동력이 필요해요. 빵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와 노동력을 ‘노동시간’으로 계산해볼게요.
- ① 밀가루 1kg = 1노동시간
👉 빵 1개에 필요한 밀가루는 1kg - ② 제빵기계 1대 = 10,000노동시간
👉 제빵기계의 수명: 빵 10,000개 생산 - ③ 노동자 1명이 하루에 8시간 동안 일하면서 빵 8개 생산
①: 씨를 뿌리고, 재배하여 밀을 가루로 만드는 과정을 거치면서 밀가루 1kg를 만드는 데 1노동시간이 필요해요. 빵 하나에는 밀가루 1kg이 들어가므로, 빵 하나를 만드는 데 필요한 밀가루의 노동시간을 계산하면 1노동시간!
②: 제빵기계 1대를 만드는 데 10,000노동시간이 걸리고, 1대의 제빵기계는 빵 10,000개를 생산하면 수명을 다 한다고 볼게요. 그럼 빵 1개를 만드는 데는 1노동시간을 쓴다고 볼 수 있겠죠?
③: 8시간 동안 빵 8개를 만든다면, 빵 1개를 만드는 데 드는 노동력은 1노동시간입니다.
따라서 빵 1개를 만드는 데는 1 + 1 + 1 = 3노동시간이 들어요. 1노동시간을 화폐로 환산해 1천 원이라고 해볼게요. 빵 1개는 3천 원이 됩니다. 하루에 빵을 8개 만들어서 팔면 3,000 X 8 = 24,000원의 매출이 생겨요.
1노동시간은 1,000원이고, 노동자는 8시간을 일 했으니 8,000원을 일당으로 받을 수 있을까요? 답은 NOPE!
마르크스는 바로 여기서 자본주의의 착취 시스템이 나타난다고 봤어요.
8시간 일했는데 3시간 일한 값만 받는다?
자본가가 24,000원의 매출 중에서 8,000원을 노동자에게 일당으로 준다면, 자본가에게 남는 돈이 없다고 봤습니다.
하루에 빵 8개를 만드는데 필요한 노동시간은 아래와 같아요.
- 밀가루 8kg = 8노동시간 = 8,000원
- 제빵기계 8노동시간 = 8,000원
- 노동력 8노동시간 = 8,000원
이 경우, 하루에 빵 8개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총 비용은 24,000원입니다. 빵의 판매가격과 비용이 똑같아서 자본가에게 남는 돈이 없어요.
그래서 자본가는 노동자에게 8천 원을 일당으로 주지 않고, 3천 원만 줍니다. 남는 5천 원을 자본가가 ‘이윤’으로 가져가고요. 이 5천 원을 ‘잉여가치’라고 불러요.
마르크스가 본 자본주의는?
자본가는 더 많은 이윤을 위해 노동자를 더 오래 일하게 하고, 기계를 들여와 생산성을 높이면서 잉여가치를 쌓아갑니다. 이로 인해 자본가는 더욱더 부자가 되고, 노동자는 일을 열심히 함에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주장했어요.
마르크스는 이런 시스템이 지속되면 자본주의가 붕괴될 거라고 예견했어요. 기계가 사람을 대신해 실업자가 많아지고, 임금은 하락하고, 돈을 벌지 못하니 물건을 사는 사람도 없어지니까요.
아직도 자본주의 사회는 굳건해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본론>의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다큐멘터리에서는 말하고 있어요.
“물론 자본론의 가치를 마르크스의 예측이 맞았는지, 틀렸는지에서 찾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는 가난한 노동자들에 대한 연민과 그들을 위기에서 구하고자 하는 열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 연민과 열정으로 자본론을 쓴 것입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그것이 바로 제일 먼저 주목해야 할 자본론의 가치인 것입니다.”
–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제4부 중
이 글을 작성하는 데 참고한 자료 📝
- 임승수,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 (서해문집, 2018)
어피티의 코멘트
- 어PD: 직장인들은 스스로를 ‘노예’로 지칭하는 농담을 하곤 하잖아요. 퇴사할 때 ‘도비는 자유예요’ 같은 말을 하기도 하고요. <자본론>을 읽다 보면 왠지 그런 드립을 쳤던 지난 날들이 생각나면서 약간 슬퍼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