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60.6%

글, 어피티

어피티가 309명의 대한민국 MZ세대(1980년대생~2000년대생)에게 물었습니다.


“귀농·귀촌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나요?”

 

※ 2024년 12월 6일부터 12월 12일까지 어피티 머니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 309명 참여


매달 생활비의 절반 이상을 집세로 내고, 아침마다 사람들과 부대끼며 대중교통을 타다 보면 문득 도시 생활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삼시세끼’처럼 농촌에서 직접 기른 채소로 요리해 먹는 예능이나, 농촌에서 휴가를 보내는 ‘촌캉스’ 콘셉트의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어요.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귀농 인구 중 청년이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고 하죠. MZ세대는 실제로 귀농·귀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설문조사를 통해 자세히 알아봤어요.


숨 막히는 도시를 떠나고 싶어요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은 예상보다 높았어요. ‘매우 관심이 있다’가 17.5%, ‘약간 관심이 있다’가 43.1%로, 응답자의 60.6%가 귀농·귀촌에 관심을 보였죠. 응답자의 거주 현황을 보면 72.2%가 수도권에 살고 있었고, 13.6%는 광역시, 12.6%는 중소도시에 살고 있었는데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역을 떠나고 싶다는 응답도 57.9%에 달했어요. 현재 거주지를 ‘매우 떠나고 싶다’가 7.1%, ‘조건이 맞는다면 떠나고 싶다’가 50.8%였죠. ‘거의 관심이 없다’와 ‘전혀 관심이 없다’는 각각 19.7%였어요. 

도시를 떠나고 싶어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번잡함’(52.0%)이었어요. ‘자연과 가까이 살고 싶어서’(25.1%)와 ‘높은 주거비 및 생활비 부담’(17.9%)을 이유로 꼽은 사람들도 있었죠. 


부모님 세대도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이 높아요. 설문 참여자의 11%가 부모님이 이미 귀농하셨다고 답했고, 16.2%는 부모님이 귀농을 계획하고 계신다고 답했거든요. 은퇴 시기에 있는 27.2%가 귀농을 실제로 했거나, 염두에 두고 있는 거예요. 세대를 불문하고 농촌에서 새로운 삶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걸로 보여요.


귀농·귀촌에 거는 기대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응답자들은 ‘도시 생활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건강한 생활 습관을 형성’(47.6%)하거나 ‘자연과 가까운 환경에서의 생활’(39.5%)하는 것을 귀농·귀촌의 매력으로 느끼고 있었죠. 


하지만 현실적인 고민도 많아요. 귀농·귀촌으로 겪게 될 불편함에 관해 물었더니, 응답자들은 ‘의료·교육 등 생활 인프라 부족’(241명), ‘도시에서 누리던 문화·여가 시설 부족’(206명) 등을 우려했어요. ‘안정적인 소득 확보의 어려움’(170명), ‘지역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움’(115명), ‘본업과의 병행 어려움’(95명)을 걱정하기도 했고요. 


실제로 현재 거주하고 있는 도시를 떠날 수 없다고 대답한 참가자들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 ‘대중교통 및 생활 인프라의 편리함’(53.8%)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어요. ‘편리한 의료 및 교육 시설’(15.2%), ‘문화 및 여가 시설’(12.1%), ‘안정적인 일자리’(9.8%)처럼 도시에 마련되어 있는 편리한 생활 여건을 두고 농촌으로 떠나긴 어렵다는 거죠.


MZ세대가 꿈꾸는 귀농·귀촌의 모습은? 

MZ세대가 바라보는 귀농과 귀촌의 모습은 전통적인 방식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귀농·귀촌을 한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복수 응답으로 답변을 요청했더니, ‘온라인 기반 원격 근무’(180명)와 ‘스마트팜과 같은 첨단 농업’(140명)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지역 관광 및 숙박업’(123명), ‘로컬 미디어 운영’(76명), ‘목공이나 수공예 작업’(73명)을 향한 관심도 적지 않았죠. 하지만 ‘전통 농업’을 선택한 응답자는 단 37명에 그쳤어요.

  

우리가 귀농·귀촌 하면 흔히 생각하는 농사 짓는 삶이 아니라, 온라인 환경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방식의 귀농·귀촌을 꿈꾸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원격 근무가 가능한 환경이 제공된다면, 청년들이 일자리 걱정 없이 농촌으로 이주해 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을 거예요. 실제로 설문 조사에 참여한 대부분의 사람이 “직장 문제만 아니면 굳이 서울에 거주할 이유가 없어요. 그러나 대부분의 일자리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어서 떠날 수가 없어요.”라고 말했어요.


또 스마트팜으로 효율적인 농사를 짓고, 로컬 콘텐츠를 만들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어요. 귀농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시각은 농촌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어요. 디지털 기술에 능숙한 청년들이 첨단 농업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도 있고, ‘촌캉스’와 같은 신선한 시각과 아이디어로 관광이나 문화 콘텐츠를 제작하며 농촌 일자리와 경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테니까요.


이처럼 청년들이 농촌에 적극적으로 유입된다면 사회적으로도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거예요. 귀농·귀촌 문화가 우리 사회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이 무엇인지 질문한 결과, ‘수도권 과밀화 문제 해소’가 59.2%로 가장 큰 기대를 받았죠. 또한, ‘농촌 지역 경제 활성화’(25.9%)와 ‘사라져가는 농업 및 농촌 문화 보존’(14.2%) 역시 청년 농촌 유입의 긍정적 영향으로 꼽혔어요. 


M세대 jj 님은 우리나라의 수도권 인구 밀집 현상을 지적하며, “종종 지방으로 출장을 가거나 여행을 떠나면 해방감과 여유를 느끼곤 해요. 아마 사람에 치이는 일이 덜하기기 때문이겠죠? 수도권에 쏠려있는 현재의 우리나라 인구 비율은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어요. 


또한, 많은 사람이 농촌은 현재 매우 심각한 인구 소멸 문제를 마주했다고 느끼고 있었어요. M세대 마옹 님은 “지역 과밀화와 지역 소멸 둘 다 아주 큰 문제예요.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어야 해요. 사람이 있어야 돈이 돌고, 돈이 돌아야 경제가 살아날 수 있죠. 결국, 지역 소멸을 막고 지속 가능한 지역 경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귀농·귀촌을 통한 인구 유입이 필수적이에요.”라고 말했어요.


경제적 지원도 좋지만,
인프라 확충을 더 원해요
  

귀농·귀촌 문화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절실해요. 현재 귀농·귀촌을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는 인프라 부족이었어요. MZ세대는 귀농·귀촌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정부 지원 정책으로 ‘교육·의료 인프라 개선’(38.2%)과 ‘교통 및 인터넷 등 생활 기반 시설 확충’(25.6%)을 꼽았죠. 농촌은 의료와 교육 여건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자녀 계획이 있는 신혼부부나 은퇴를 앞둔 노년층은 쉽게 이주를 결정하지 못해요. 


또한 교통과 인터넷 등 생활 편의를 위한 시설이 마련되길 바라는 응답이 많은 것을 통해, 청년들이 농촌 정착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가 도시 생활과의 접점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어요. 직장뿐만 아니라 여가, 공연 및 문화생활 등이 도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니까요. 귀농과 귀촌이 활발해지려면 농촌에서의 생활이 ‘고립’으로 여겨지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해요. 


반면, ‘정착금 지원’(12.3%)과 ‘농업 창업 지원’(11.6%)은 상대적으로 적은 선택을 받았어요.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단순히 경제적 지원만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는 결과였죠. 개인이 극복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의 해결이 선행되어야 하는 거예요. 농촌이 사회와 단절된 곳이 아니라 더 행복한 삶을 위한 새로운 터전이라는 생각이 들 때, 농촌 정착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 같아요. 


어피티의 코멘트

  •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과 가까운 삶을 꿈꾸는 MZ세대가 많아졌어요. 이는 삶의 질과 행복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커진 것으로도 볼 수 있죠. 청년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농촌이 삶을 영위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환경이 될 수 있도록 더욱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해요.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을 통해 귀농과 귀촌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지속 가능한 농촌의 모습도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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