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쓴 비용을 정산해보니, 지난 5일간 총 44,655원을 사용했어요.
- 가장 적게 쓴 날: 목요일 4,590원
- 가장 많이 쓴 날: 월요일 12,520원 (겁도 없이 치즈 김밥을 시켜 먹었던 날… 😅)
결과적으로 655원을 초과했는데, 충분히 줄일 수 있는 비용이라 아쉬웠어요. 참치 김밥 대신 일반 김밥을 먹었더라면, 신분당선 대신 일반 지하철을 탔더라면 분명 더 아낄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그럼에도 평소 5일 동안 쓰는 비용의 1/3 정도는 아낀 느낌이라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5일 동안 도전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그동안 제가 생각보다 더 쓸모없는 곳에 돈을 많이 쓰고 있었다는 거예요. 이번 도전 중에 친구가 새로 출시된 배달 음식을 추천해 줬을 때, 평소라면 망설임 없이 주문했을 텐데 이번에는 ‘5일 동안 4만 4천 원 이상 쓰면 안 된다’라는 강한 목표가 있다 보니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길 가다 본 귀여운 소품이나 문구류도 마찬가지예요. 2~3천 원 정도라 평소라면 아무 생각 없이 샀을 텐데, 이번에는 눈 질끈 감고 지나쳐버렸어요. 그런데 도전이 끝난 지금까지도, 그 음식과 물건을 꼭 소비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 걸 보면 결국 그만큼 먹고 싶거나 갖고 싶었던 게 아니었다는 거죠.
‘해야 하는 것’ vs. ‘하지 말아야 하는 것’ 둘 중 어떤 키워드가 더 강한 동기가 될까요? 이번 도전을 통해 알게 된 건,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정하는 편이 훨씬 강한 동기가 된다는 것이에요. 돈을 아껴야 한다는 마음보다는 ‘이 금액 이상 쓰지 않는다.’라고 기준을 세우는 순간 평소라면 그냥 사버렸을 음식이나 소품을 앞에 두고도 한 번 더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이 과정을 거치고 나니 그동안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소비하던 것도 사실은 돈을 쓰고 싶어서 갖다 붙이는 핑계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물론 도전을 마친 후에도 내내 검소하게 살았던 건 아니에요. 평일 동안 돈을 아꼈으니, 주말에는 좀 써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 지난 주말엔 카드를 잔뜩 긁어버렸거든요. 😅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가끔 중심을 잃을 때마다 개인적으로라도 ‘4만 4천 원 챌린지’를 다시 해볼 생각이에요. 그동안의 소비 습관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으니까요.
잘쓸레터 독자님들도 한번 챌린지에 도전해보세요! 돈을 계획적으로 쓰는 과정이 생각보다 정말 재밌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