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미국을 상대로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한 사건이 약 3년여 만에 결론이 났습니다.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미국은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철강에 판매 가격의 60%라는 어마어마한 관세를 매겼습니다. 만약 철강 강판 한 개가 10만 원이라면 세금 6만 원을 붙여, 미국에서 16만 원에 팔리게 만든 거예요. 우리나라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2018년, WTO에 소송을 제기해 이번에 승소 판결을 받았어요.
그간 미국이 높은 관세를 매길 수 있었던 건 불리한 가용정보(Adverse Facts Available, 이하 AFA) 조항 때문입니다. 미국에 수출할 때, 수출기업이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자료를 내지 못하면 미국에 유리하도록 높은 관세를 매기는 규정이에요. 자료 요청이 무리하게 들어오면 기업은 제출을 못 하고, 미국은 자의적으로 관세를 매기는 악순환이 반복돼왔는데요. 이번 WTO의 판결로 외국기업의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 철강업계에도 희소식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와 WTO의 관계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WTO의 위상이 많이 약화된 실정이에요. 새로 선출된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WTO의 결정에 불복할 경우, 우리나라와 미국의 관세분쟁은 기약 없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by 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