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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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퇴직연금 수익률이 저조해 사전지정운용제(디폴트옵션) 제도 도입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목돈으로 지급하던 퇴직금 대신 매달 일정 적립금을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낸 후, 퇴사 시 원금과 수익금을 함께 받는 퇴직연금이 전 사업장에 의무 도입됩니다. 퇴직연금은 적립금 운용을 회사가 맡는 DB형,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DC형으로 나뉘어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작된 증시 활황에 401k 퇴직연금을 통해 백만장자가 늘어난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DC형 운용수익률이 저조합니다. 지난해 DC형 퇴직연금 중 원리금보장형의 수익률은 1.68%, 적극적으로 운용한 경우는 평균 10.67%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을 대부분 원리금보장형에 투자하거나 적극적으로 운용하지 않고 내버려 둔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이 운용하지 않고 내버려 둘 경우, 자동으로 사전에 지정된 상품에 투자하도록 한 옵션이 바로 ‘디폴트옵션’입니다. 해외의 경우 디폴트옵션을 도입해 연간 6~9%의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미국과 호주가 대표적이죠.
국내에서 디폴트옵션에 대한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국회는 디폴트옵션 도입을 담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을 10년째 처리하지 못하고 있어요. 자동으로 투자할 상품 선택지에 원리금보장형을 넣을지, 수익배당형‘만’ 넣을지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독자님이 알아야 할 것
✔️ 디폴트옵션에 대해 대립되는 각 입장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 은행권·보험업계·야당: 퇴직연금은 손실이 나면 안 되는 상품! 아무리 자동투자라도 원리금보장형에 돈을 넣을 수 있게 해야 해!
- 증권사·자산운용사·여당: 디폴트옵션 자체가 수익률 개선을 위해 도입되는 건데 원리금보장형을 선택지에 포함시킬 거라면 지금이랑 다를 게 없잖아? 그럼 디폴트옵션을 왜 도입해야 하는 건데?
✔️ 둘 다 일리가 있는 의견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도 디폴트옵션이 둘 중 어떤 방향으로도 확정돼 적용될 가능성은 적다고 합니다. 결국 자신의 퇴직연금을 한 번이라도 더 들여다보는 편이 합리적인 선택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