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조이
회사에서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귀신같이 등장해 휘리릭 해결해버리는 홍반장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브라운백’의 안관효 님이 바로 그런 사람이에요. 해결사가 필요한 순간에는 모두가 안관효 님을 바라보거든요.
안관효 님은 ‘브라운백’에 인턴으로 입사해, 5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커피 볶는 일부터 시작해서 고객 관리, 온라인 마케팅 등 다양한 직무를 거쳐왔어요. 지금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는 디지털 커피 머신의 제조 PM을 맡고 있습니다.
작은 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글로벌 기업의 꿈을 키워가기까지의 이야기. 오늘 <조이의 커리어 다이어리>에 모두 녹아있습니다.
오늘의 프로일잘러, 안관효 님
조이: 하고 계신 일을 소개해주세요.
안관효: 커피 테크 스타트업 ‘브라운백’에서 제품 개발팀 리더이자, 디지털 커피머신 개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어요.
제품 개발팀에서는 기획, 디자인, 개발, 오퍼레이팅 등 여러 분야의 팀원들이 모여 일합니다. 저는 디지털 커피머신이 시장의 수요에 맞게 개발될 수 있도록 팀을 이끄는 일을 담당해요.
업무시간 대부분을 시장과 제품에 대한 공부와 개발팀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쓰고 있어요. 우리가 개발하는 제품이 정말로 고객에게 필요한지, 어떤 기능이 필요한지, 경쟁사는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공부해야할 게 정말 많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퀘스트 깨는 것처럼 해봤어요”
조이: 어떤 이유로 브라운백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안관효: 전공을 살려 취업하려다 방향을 틀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아울렛 타임세일, 카페에서의 아르바이트도 해봤고, 신촌 CGV에서는 무려 4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이후 대학에 진학해 기계기스템디자인공학을 공부했는데, 전공을 살려 인턴으로 일해보니 ‘이 일이 나와 맞나?’ 싶더라고요. 그래도 ‘전공을 살려 반듯한 직장에 다녀야 한다’고 생각해서 계속 공채를 준비했습니다.
번번히 탈락 통지를 받던 중,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해보자’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어요. 취업과 상관없더라도 내가 해보고 싶은 일들을 게임 퀘스트 깨는 것처럼 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디자인 툴을 배우고, 영어 회화를 배우고, … 취업이나 전공과 관련 없는 것들을 해나가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그러다 예전에 했던 아르바이트가 생각나, 서비스직에도 관심을 갖게 됐어요.
“하고 싶은 게 뚜렷하지 않다면
다양한 경험을 쌓을 만한 일터로”
스타트업 세계가 궁금해, 조인스타트업을 통해 브라운백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커피’라는 아이템은 일상생활 속에서 접해오던 것이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3개월의 인턴 기간을 거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은 이곳에서 나의 쓸모를 증명해보자’라는 다짐으로 일했습니다. 인턴이 끝난 뒤에는 브라운백이라는 배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함께 가보기로 결심했어요.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제가 학생 때부터 해온 아르바이트 경험과 그간 배우고 싶었던 것들이 마법처럼 뭉쳐져 새로운 망치로 태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뚜렷하게 하고 싶은 일이 없다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일터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PM의 일은 ‘배움’의 연속이에요”
조이: 지금 하는 일의 ‘단짠’은 무엇인가요?
안관효: ‘스타트업’에서 ‘PM’을 맡는다는 건 장단점이 정말 분명해요.
PM은 프로덕트, 프로젝트와 관련된 전문가와 대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해요. 그래서 새로운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나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는 분들에게는 정말 잘 맞습니다. 저 역시 이런 케이스였어요.
하지만 새로운 영역을 배우는 일도 쉽지는 않습니다.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원문을 통으로 다 읽어보고, 외국 자료를 찾아 번역해서 읽고, 새로운 서비스 툴이 나올 때마다 모든 기능을 다 써보며 배워야 하죠.
“‘일하는 나’에 대한 나만의 기준을 내렸어요”
조이: 일하는 동안 해온 결정 중에서 ‘가장 잘한 결정’은 무엇인가요?
안관효: ‘내가 브라운백을 떠난다면, 그 이유는 더 이상 회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때’라고 내린 결정이에요.
스타트업에서는 팀을 온전하게 꾸리는 게 어려워요. 매년 새로운 팀을 구성하고, 일의 구조를 잡고, 일이 돌아가게 만드는 게 저의 일이다 보니 매년이 고비였습니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게 뭔지 모르면서 시간만 보내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커졌어요.
불안감을 딛고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회사가 나를 필요로 한다면
그곳이 내가 있어야 할 곳이고,
내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완벽한 서포터의 역할을 하자”
나만의 기준을 정하고 나니 5년의 시간을 정말 알차게 보낼 수 있었어요.
“정보를 수집하는 루틴이 있어요”
조이: 일을 잘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안관효: 관심분야의 정보를 수집하고 배우는 데 열정적인 편이에요.
저의 정보 수집 루틴은 이렇습니다.
- 구글 알리미를 통해 저의 비즈니스 영역과 관련된 뉴스를 매일 체크하고
- 각종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 SNS에 정기적으로 포스팅을 올리는 분의 글을 찾아 읽고
- 관심분야의 커뮤니티,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참여해 트렌드를 파악합니다
웨비나, 스터디, 강의 등을 찾아 참여하면서 견문을 넓히는 건 물론이고요, 최근에는 Chat GPT를 시작으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SD나 미드저니를 활용한 디자인 작업에 푹 빠져있어요.
조이가 전하는
안관효 님의 ‘한 끗 차이’
① 열심으로 직무 전문성을 찾았습니다
보통 ‘직무 전문성’은 개발자, 디자이너처럼 특정 스킬셋을 부르는 단어예요. 하지만 처음부터 특정한 직무를 갖고 있지 않은 이들은 업무를 해내는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맞는 직무를 찾고, 타인의 인정을 통해 직무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안관효 님처럼요.
직무 전문성은 나의 열심으로 확장, 진화될 수 있다는 사실! 안관효 님의 일은 여전히 진화하고 있으니, 앞으로 또다른 직무 전문성을 갖게 될 수 있을 거예요.
② 필요를 채워 신뢰를 얻었습니다
회사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한 뒤 재발 방지 시스템을 만들 사람이 필요했을 때, 비즈니스 모델을 새롭게 짜고 구조를 만들 사람이 필요했을 때, 새로운 업무 툴을 도입하고 사내에 전파할 때, …
분명 해결해야 하지만 누군가 선뜻 나서지 않는 일을 맡아 해낸 이가 안관효 님이었습니다. 그런 안관효 님의 모습에 동료들은 신뢰하지 않을 수 없었죠. 이런 시간들이 쌓여가다 보니 브라운백 구성원들은 단 1초도 주저하지 않고 안관효 님을 ‘최고’라 부릅니다.
③ 인내로 성장의 파도를 탔습니다
안관효 님이 브라운백에 합류할 당시, 브라운백의 사업모델은 온라인 원두 판매 서비스였습니다. ‘이게 스타트업이라고?’ 싶은 사업모델이었죠.
하지만 브라운백은 온라인 커머스를 통해 데이터를 쌓고, 시대의 변화를 반영해 B2B 커피 구독 서비스를 구축하면서 성장했고, 디지털 커피머신 사업으로 진화하는 중입니다.
그 시간을 조바심 대신 인내로 살아가다 보면, 안관효 님처럼 기업과 함께 성장의 파도를 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