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독일 맥주와 유럽 소품들 ⓒ펠리스카페
제가 운영하는 카페는 ‘펠리스카페 & 호두까기 잡화점’이라는 곳인데요. 독일마을 언덕에 자리한 작은 공간으로 바다를 조망하기 딱 좋은 위치에 있어서 많은 여행객들에게 사랑받고 있어요. 커피, 맥주, 소시지는 물론이고 다양한 호두까기 인형, 독일 맥주 기념품, 와인, 세계 과자, 인테리어 소품 등을 판매하고 있어요.
그래서 축제 시즌이 되면 생맥주는 물론, 잡화점에서 판매하는 병맥주와 캔맥주를 카페 테라스에 앉아 여유롭게 즐기는 손님들이 많아요. 바닷바람을 맞으며 행사장에서 들려오는 음악 소리를 들으시면 저절로 입에서 “여기 살고 싶다”, “다음에 꼭 다시 오고 싶다”라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2015년에 오픈한 펠리스카페는 이렇게 남해를 스쳐 간 사람들, 남해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추억의 장소’로 남기 위해 꾸준히 문을 열고 있어요. 참고로, 실제로 저희 카페에 방문했다가 남해로 귀촌을 결심하고 이곳에 정착한 분도 계신답니다.
제가 이렇게 10년 넘는 세월 동안 꾸준히 카페 문을 열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여행입니다. 남해는 관광지의 특성상 여름철은 성수기, 겨울은 비수기인데요. 봉사활동도 하고,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며 시야를 넓히는 시간을 가지며 여행지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카페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 바르셀로나에서는 민박집을 두 달 동안 운영하는 거였어요. 대신, 바르셀로나 민박집 사장님은 남해로 오셔서 그동안 저희 카페를 대신 운영하셨죠. 서로의 삶을 체험하는 작은 교환 프로젝트였는데요. 이때 스페인에서 얻은 다양한 경험을 카페에 적용하기도 했고 그 이야기를 엮어 책으로 펴내기도 했어요. 그 책이 바로 <사장님, 또 가게 비우고 여행 가세요?>랍니다.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배운 점, 그리고 여행자가 되어 얻은 시선을 함께 담았어요.
남해 독일마을 맥주축제는 지역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예요. 바다와 마을, 축제와 일상이 한데 어우러져 사람들에게 남해에서의 특별한 하루를 선물해주죠. 저 역시 매년 이 축제를 통해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오랜 관계를 다시 이어갈 수 있었는데요. 저도 남해를 찾는 분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물하고 싶어요. 저희 카페에 머물다 가신 분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드리고 ‘다시 오고 싶은 남해’의 기억을 안고 가실 수 있도록요.
벌써부터 동네 곳곳에서 축제 준비하는 모습들이 보여서 저도 덩달아 신이 나네요. 올해도 성공적인 축제가 될 것 같아요. 황금연휴에 특별한 계획 없으시다면, 남해 독일마을로 놀러 오세요! 아름다운 가을 풍경과 시원한 맥주,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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