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뱃살 지적해서 🍚 자기 배를 불리는 사람들 🍚



📌 코너 소개: ‘쓸모를 찾아서’는 우리 안에 있는 모든 감정과 마음, 에너지를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해 쓰는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마음 사용 설명서예요.

같이 밥 먹으러 가면 몇 숟가락 먹지도 않고서 ‘배불러’를 연발하는 친구가 있어요. 한두 명도 아니고 꽤 많은 친구들이 밥만 먹으면 반 그릇도 채 안 먹고 배부르다고 하더라고요. 제 배는 절반도 차지 않았는데 마주앉은 친구들이 적게 먹고는 배가 터질 것 같다 하니 ‘내가 여자 치고 먹는 양이 너무 많은 건가?’ 걱정하기도 했어요. 어느 날 너무 궁금해서 물어봤어요. “겨우 그거 먹고 정말 배가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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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친구가 대답했죠. “그렇게 배부르지는 않은데 그냥 습관이야. 일종의 자기 암시랄까? 많이 먹으면 살 찔까봐 입버릇처럼 배부르다고 말하는 거야.”


원푸드 다이어트부터 초절식 다이어트까지. 선망하는 몸매를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프로아나’라고 불리는, ‘뼈말라’ 몸매를 추구하는 문화가 10대들 사이에서 퍼지며 사회적 문제로 다뤄지기도 했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거식증, 폭식증 같은 식이장애를 얻는 일도 흔해요.


우리 사회는 ‘자존감 높은 사람’을 선망하면서도, 정작 그 기준을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의 ‘외모’에 두고 있어요. 살이 찌거나 외모가 달라져서 그 기준에서 벗어나면 맹비난을 받기도 하고요. ‘몸매’와 ‘살’을 지적하는 사람들의 진짜 이유,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정말 우리의 건강을 걱정해서일까요? 아니면 날씬해지면 더 행복해질 거라고 믿어서일까요? 


사실, 이런 지적 뒤에는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다른 이유들이 숨어있을지도 몰라요. ‘쓸모를 찾아서’에서 사람들이 음식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진짜 범인과 그 이유를 알아봤어요.

@doucefleur, @yoni0323, HBO


울쎄라로 ‘미운 우리 턱살’ 퇴치?


  • 2년 전, 눈 밑 주근깨 제거를 위해 피부과를 찾았어요. 레이저 시술 중 의사가 갑자기 제 턱을 만지더니 “이 미운 턱살, 울쎄라 100샷만 맞으면 다 사라질 텐데”라고 말하는 거예요. 순간 당황했죠. 저는 제 턱살이 미운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오히려 통통하고 부드러워서 마음이 불안할 때 만지면 안정이 되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었어요. 그래서 “제 턱살 하나도 안 미운데요?” 라고 대답했지만, 집에 오는 길에 거울을 보며 ‘정말 미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혹시 전날 짠 음식을 많이 먹어서 부었나 싶어 그날 저녁은 굶기까지 했어요.

    나중에 다시 생각해 보니, 그 의사는 울쎄라를 팔기 위해 저에게 수치심을 준 거였어요. 울쎄라는 단가가 높고 한 번 하면 계속 손대게 되는 시술이거든요. 만약 그때 그 말에 넘어가 시술을 받았다면, 지금 더 갸름한 얼굴을 얻고 행복해졌을까요? 


어느  헬스 트레이너의 투철한 직업 정신,

모르는 사람한테 ‘몸매 지적 악플 달기’


  • 뉴욕에 사는 인플루언서 도여닝은 ‘바디 포지티브’ 메시지를 전하는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요. 과거 강박적인 다이어트로 힘들었던 경험을 공유하며, 현재의 몸을 사랑하고 다양한 음식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죠. 하지만 그저 평범한 일상 영상에도 몸매를 지적하는 악플이 늘 달려요. “샐러드 먹는데 왜 살이 찐 거지?”, “몸매 노출하지 말아주세요.” 같은 말들이죠.

@yoni0323


도여닝은 이런 댓글에 “남 신경 쓰지 말고 먹고 싶은 걸 먹고, 입고 싶은 걸 입으세요.”라고 일관되게 대응해요. 그런데 최근, 도여닝의 운동 영상에 ‘x나 뚱뚱하네’라고 악플을 단 사람 중 하나가 헬스 트레이너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어요. 이에 도여닝은 “저는 운동하는 뚱뚱한 사람이에요. 운동은 날씬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해요. 음식은 제 행복의 원천이죠. 원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으면서도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해요.”라고 말했어요.


44사이즈 옷에 몸이 안 맞으면 ‘입뺀’ 당한다?

패션 브랜드 ‘브랜디 멜빌’의 가려진 진실

  • 브랜디 멜빌은 미국 1020세대에게 엄청난 인기를 끄는 브랜드예요. 이 브랜드는 원 사이즈 옷만 판매하는 정책으로 유명한데, 문제는 이 ‘원 사이즈’가 매우 작다는 거예요. 대부분 미국 XS나 S 사이즈 정도랍니다.

HBO ‘Brandy Hellville & The Cult of Fast Fashion’ 공식 트레일러


최근 공개된 HBO의 브랜디 멜빌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원 사이즈 정책은 브랜드를 매우 마른 체형과 연관지으며 독보적인 포지션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었대요. 이로 인해 고객들은 옷에 맞추기 위해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고, 직원들도 회사 옷 사이즈에 신체 사이즈를 맞추기 위한 압박에 시달렸다고 하죠. 옷이 잘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직원들이 매일 자신의 전신 사진을 회사에 보내기까지 했다고 해요. 과연 옷에 우리 몸을 맞춰야 할까요, 아니면 우리 몸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할까요? 브랜디멜빌의 한국 진출이 올해 9월 중으로 정해진 시점에서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인 것 같아요.

ⓒ어피티


이쯤에서 정리해 볼까요? 앞선 사례들을 보기 쉽게 모식도로 정리해 봤어요. 레터에 등장한 피부과 의사, 헬스 트레이너, 브랜디 멜빌은 모두 우리의 불안감을 이용해 이익을 얻는다는 공통점이 있었어요.


  • 피부과 의사: ‘미운 턱살’ 지적으로 불필요한 시술 유도
  • 헬스 트레이너: 과체중 비하로 헬스장 및 PT 결제 유도
  • 브랜디 멜빌: 작은 사이즈 옷과 마른 체형 우상화로 브랜드 매출 증대


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우리의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들은 우리의 불안감을 조장하고 돈을 벌죠. 꾸준히 돈을 벌기 위해 누군가를 지적해 상대방의 자존감을 낮추고, 새로운 콤플렉스를 만들어내요. 이런 악순환은 끊임 없이 반복되기 때문에 이런 순환의 고리를 인식하고 끊어내야 해요.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우리의 가치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걸 기억해야 하죠. 물론 쉽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만약 ‘디바’의 마음을 장착한다면?

가비 걸 GABEE GIRL 유튜브, ‘디바마을 퀸가비’


댄서 가비는 다른 댄서들과 달리 풍만한 체형을 가졌다는 이유로 처음에는 비난을 받았다고 해요. “춤추는 사람 맞아?”, “엉덩이가 너무 크다”는 말을 들으며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죠. 하지만 어릴 때는 오리 궁뎅이라고 놀림 받다가 최근에는 큰 엉덩이가 섹시하다는 인식 때문에 갑자기 보기 좋다고 칭찬 받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다고 해요. 미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변하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죠. 그래서 가비는 “나는 건강한 사람이야, 건강한 몸이 아름다운 몸 아니야?”라는 생각으로 자신만의 매력을 당당히 뽐냈다고 해요. 그 결과, 가비는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를 통해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죠.


이에 대해 가비는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해요. 다른 사람의 기준이 아닌, 오직 나만의 잣대로 나를 바라볼 때 비로소 진정한 자신감이 생기는 거죠.”라고 말했어요. 


가비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최근 ‘디바마을 퀸 가비’라는 ‘부캐’를 만들어냈어요. 할리우드 ‘디바’의 이미지를 활용해 화끈하고 거침없는 모습을 보여줬죠. 때론 막무가내로 보일 정도로 당당하면서도 밉지 않은 유쾌한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체형 관리나 외모와 관련된 산업은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사람들이 끊임없이 자신의 몸에 불만을 느끼도록 유도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마음껏 즐기지도 못하고 먹고 나면 살찔까봐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거예요. 그러니 누군가가 정한 기준에 따라 내 몸을 평가할 필요도, 그 기준에 맞추기 위해 음식을 두려워할 이유도 없죠. 내가 먹고 싶은 걸, 먹고 싶은 만큼 먹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행복해지기 위한 우리의 권리라는 걸 잊지 말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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