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tvN 유퀴즈온더블럭
최근에는 이런 시발비용의 방향을 살짝 바꾼 새로운 방식도 등장했어요. 바로 ‘시발적금’이라는 개념이에요. 화가 날 때마다 돈을 써버리는 대신, 화가 날 때마다 돈을 모으는 방식이죠.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통장에 일정 금액을 넣고, 어느 정도 모이면 고생한 나를 위해 쓰는 거예요. 주말에 상사가 전화를 걸어오면 ‘주말에 전화금지’라는 입금명으로 1818원을 넣는 식으로요. 화가 나니까 돈을 써버릴 거란 마음 대신 화가 나니까 미래의 나를 위해 돈을 모으겠다고 바꾸는 순간,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달라지는 거죠.
이번 기회에 나를 위로하기 위한 ‘감정적금’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예를 들면, 갑작스럽게 업무가 추가됐을 때는 만 원, 회의가 불필요하게 길어질 땐 30분마다 5,000원, 퇴근 1시간 전에 긴급 업무가 떨어지면 18,000원을 넣어보세요. 열 받는 강도에 따라 금액을 정하고, 입금명에 스트레스 원인을 간단히 적어두면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볼 때 오히려 웃음이 나올지도 몰라요. 그렇게 모인 돈으로는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걸 해보는 거죠. 비싼 오마카세를 먹거나, 눈여겨봤던 물건을 사거나, 가보고 싶었던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아요.
세상이 아무리 우리를 괴롭히고, 지치게 하고, 힘들게 해도 그걸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돈을 쓰는 게 나에게 맞는다면 그냥 써도 괜찮아요. 다만, 홧김에 돈을 쓰고 나서 카드 결제 문자나 영수증을 보고 소위 ‘현타’가 오고 그게 새로운 스트레스가 되는 일이 일이 반복된다면, 그럴 때는 한 번쯤 적금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쌓여있는 잔고를 보다 보면, 분노나 스트레스 같은 부정적인 감정도 결국 나를 성장시키는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지도 모르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