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8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결과, 기준금리가 3.25%에서 3.00%로 0.25%p 인하됐어요. 금융통화위원회는 연간 8회 개최돼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을 정하는데요, 지난달 열린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년 2개월 만에 인하하기로 한 데 이어, 이번 달에도 연속으로 인하 결정을 내린 거예요. 시장 전문가 대다수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기에 이번 결정은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었어요.
연속 인하, 드문 일이에요
한국은행이 연속으로 금리를 내리는 건 무척 드문 일이에요. 가장 가까운 사례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10월~2009년 2월이었고, 그 전 사례도 2001년 7~9월로 닷컴버블과 미국 911 테러가 겹친 시점이었죠. 모두 실물경제에 큰 충격을 줄 만한 사건이 생긴 직후였어요. 이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은 경제가 더 나빠지기 전에 단행한, 한 발 빠른 대응으로 해석돼요. 일이 터지고 나서 기준금리를 낮추는 게 아니라, 일이 터질까봐 미리 기준금리를 낮추는 거죠.
내년을 대비한 한 발 빠른 움직임이었어요
‘무슨 일이 터질까’ 걱정하게 된 배경으로는 다음 두 가지가 꼽혀요. 10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한 달 사이 벌어진 큼직한 사건들이었죠.
미국 대선 결과: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는데, 트럼프는 무역 국경을 높이자고 주장해요. 그러면서 수출 중심인 우리나라가 타격을 입을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요
경제성장률 충격: 우리나라 3분기 경제성장률은 0.1%(전 분기 대비)로 한국은행 예상치가 0.5%였다는 걸 감안하면 상당히 나쁘게 나왔어요.
이런 상황에서 내수 시장마저 쪼그라들고 있어요. 내수 시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 지표는 역대 최장인 10개 분기째 감소 중이에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낮춰(시장에 돈을 풀어) 내수 시장이라도 살려야, 경제 하방 리스크를 조금이라도 방어할 수 있을 거라 판단한 듯 보여요. 문제는 금리가 낮아지면 대출 수요가 늘어 다시 가계대출 증가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JYP 한마디
한국은행은 내년과 내후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각각 1.9%, 1.8%로 제시했어요. 보통 한국 잠재성장률을 2%로 제시하는데, 우리나라가 ‘저성장’에 들어섰음을 확실하게 선언한 셈이에요. 올해 경제성장률도 기존 2.4%에서 2.2%로 낮췄어요. 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5% 정도로 나와야 가능한 수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