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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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기업이 대출을 받는 이유와 그 방법에 대해 다뤄봤어요. 이번에는 대출이 아니라, 투자를 받는 상황에 대해 설명해보려고 해요.
국책은행 중 하나인 산업은행에서는 대출과 투자 업무를 모두 맡고 있는데요, 산업은행을 기준으로 기업 대출과 투자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고, 기업이 어떻게 투자자를 만나게 되는지도 알려드릴게요.
금융기관이 대출과 투자로 돈을 번다?
산업은행이 회사에 100억 원을 ‘대출’해 준다면 산업은행은 만기까지 꼬박꼬박 이자를 받게 됩니다. 만약 연 이자 3%로 1년 동안 100억 원을 빌려준다면, 총 3억 원을 이자로 받아요. 만기에는 대출해 준 원금인 100억 원도 돌려받게 되죠.
하지만 산업은행에서 회사에 100억 원을 ‘투자’ 했을 때의 수익률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언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도 정확히 알 수 없고요.
보통 기관투자자나 벤처캐피탈은 벤처기업에 투자한 뒤, 해당 기업이 IPO(기업공개)를 통해 주식시장에 상장되기를 기다립니다. 주식이 상장되면, 가지고 있던 주식을 매각해서 투자금을 회수하고 수익을 얻기 위해서예요. 엑싯(Exit)이라고 부르죠.
하지만 스타트업이 기업공개를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13년입니다. 그에 비해 벤처캐피탈 펀드의 평균 운용 기간은 7~8년 정도로 짧아요.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기다리기 어렵습니다.
반면 산업은행은 벤처기업에 투자한 뒤,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아요.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우수한 벤처기업에게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주기 위해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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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vs. 투자, 투자가 무조건 좋지 않나요?
앞서 산업은행이 연 3%의 대출금리로 대출을 해줬을 때의 수익률은 3%라고 했었죠. 이번에는 투자로 수익을 내는 사례를 살펴볼게요.
- 산업은행이 A 벤처기업의 (비상장) 주식을 1주당 10,000원의 가격에 매입하고
- A 벤처기업이 5년 후 주식시장에 상장했습니다.
- 이때, 산업은행이 A 벤처기업의 주식을 1주당 20,000원에 매도한다면
- 연간 평균 수익률(IRR, Internal Rate of Return)은 14.9%예요.
3% vs 14.9%라면,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투자가 무조건 좋지 않을까 싶은데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투자는 언제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니까요. 국내 벤처기업의 5년 이상 생존율은 30%대 수준으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상당히 커요.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대출: 금융기관이 대출을 취급할 때는 기업의 신용등급, 즉 재무상태를 중요하게 봅니다. 안정적으로 원금과 이자를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의 상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어 검토를 하는 것이죠.
- 투자: 투자를 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신용등급보다는 기업의 기술력, 성장 가능성, 시장 상황을 더 중점적으로 봐야 해요. 또한 담보 취득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벤처기업은 이렇게 투자자를 만납니다
‘OO기업 XX억 원 투자 유치!’라는 내용의 기사 제목을 한 번쯤은 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OO기업은 어디서 투자자를 만나는 걸까요?
벤처기업이라면 ‘투자를 어떻게 받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기업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동네방네 소문내고 싶은데, 대나무숲에서 크게 외칠 수도 없고 말이죠.
이럴 때, 벤처기업 대표들은 IR(Investor Relations,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활동) 자리를 찾곤 합니다. 드라마 <유니콘>의 첫 장면을 떠올려 보시면 돼요.
산업은행에서는 벤처기업들을 위해, 스타트업 IR 플랫폼 ‘넥스트라운드(NextRound)’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넥스트라운드는 2017년 문을 연 이후, 매년 100여 라운드를 개최하고 있어요.
이 자리에서 성장 가능성과 기술력을 지닌 벤처기업들이 수많은 투자자들 앞에서 IR을 해왔어요. 지금은 ‘샛별배송’의 아이콘이 된 마켓컬리도 창업 초기 산업은행 넥스트라운드를 통해 투자자들을 만난 적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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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시작은 벤처였다!
산업은행은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도 하고, 넥스트라운드와 같은 벤처기업 지원 플랫폼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지만 강한 벤처기업이 미래의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지원을 해나가고 있어요.
역동적인 벤처 투자 생태계 조성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발굴은 국책은행으로서 산업은행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들에게도 산업은행이 알쏭달쏭한 곳이 아닌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산업은행과 함께 모험가의 꿈을 키워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