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성공’의 의미

글, 정인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지난주 목요일(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발사됐죠. 발사 프로세스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목표 고도인 700km에 도달했지만, 위성 모사체가 궤도에 안착하지 못했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언론과 전문가들은 ‘최종임무는 실패했으나 기술적으로는 성공’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외신은 ‘기술적 성공’에 초점을 맞춰 신속하게 보도했죠. 여기서 기술적 성공이라는 건 광범위한 뜻이지만, 크게 ① 액체수소연료 ② 발사체 생산 ③ 발사 서비스 제공으로 나눠볼 수 있어요. 

① ‘액체수소연료’로 발사됐습니다.
누리호가 문제없이 목표 고도에 닿았다는 건, 화력과 효율이 어마어마하지만 폭발 위험 때문에 보관과 운송이 어려운 액체수소연료를 통제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에요. 선진국에서 유출을 엄격히 금지할 정도로 중요한 핵심기술을 갖게 된 거죠. 기후변화를 막는 데 한 축을 담당할 에너지인 수소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어요.

② ‘발사체’를 자체적으로 생산했습니다.
로켓 발사체가 인공위성을 싣고 우주로 가면 항공우주기술이고, 대기권에 재진입하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ICBM은 핵탄두를 장착한 초장거리 미사일이에요. 방산업계에서 조용히 설레고 있는 이유죠. 국제정치적으로는 무척 조심스러운 부분입니다. 특히 중국과 북한이 불편해하고 있어요.

③ 우리가 만든 ‘발사대’에서 쏘아올렸습니다.
발사대와 발사체 기술이 없을 때는 러시아나 프랑스 등의 발사장을 빌려야 했는데요. 발사체를 한 번씩 쏘아 올릴 때마다 이용료를 수백억 원씩 지불해왔습니다. 우리가 만든 발사대에서 직접 발사체를 쏘아 올릴 수 있다는 건, 다른 국가의 인공위성 등을 비용을 받고 쏴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독자님이 알아야 할 것

✔️ 내년 5월에 있을 누리호 2차 발사가 최종 성공한다면,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스페이스 클럽 가입국이 됩니다. 2013년 나로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이미 스페이스 클럽 가입국이 됐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핵심기술인 1단 로켓을 러시아가 제작해 다소 이견이 있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릅니다. 누리호가 성공하면 세계 7번째로 독자적인 인공위성과 발사장, 발사체를 모두 갖추게 되기 때문이에요. 

✔️ 누리호가 최종 궤도에 안착하지 못하면서 우주항공 관련주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해요. 아직 5월에 2차 발사가 남아 있고, 중장기적으로도 우주항공은 투자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주항공 업계에 기대를 걸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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