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도 비슷해요. 자동차의 설계나 엔진 같은 핵심 부품은 주로 기술력이 높은 나라에서 개발하고 생산하지만, 조립이나 기본 부품 생산은 동유럽이나 동남아시아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이렇게 글로벌 공급망에는 여러 국가가 참여하지만, 각국이 맡은 역할과 그에 따른 이익은 크게 차이가 나요. 이러한 불평등한 구조가 장기적으로는 각 국가의 경제와 사회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답니다.
* 어피티 전문가 칼럼 <웰컴 투 국제경제>의 ‘국제무역은 선진국에게 유리할까?’와 ‘왜 국제무역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을까요?’에서 관련 내용을 더 자세히 다루고 있어요.
글로벌 공급망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해요
글로벌 공급망은 불공평한 측면도 있지만, 세계 각국을 경제적 이해관계로 긴밀히 연결하는 역할도 수행해요. 각 나라들이 서로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게 되면,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어렵게 되는 것이죠.
미국과 중국, 대만 TSMC의 관계가 대표적 사례예요. 중국과 대만은 지정학적 갈등 지역으로, 중국은 대만을 흡수 통일하려고 하고 대만은 독립을 유지하려고 하죠. 중국과 국력 차이가 나는데도 대만이 독립 상태를 유지하는 데는 갈등에 미국을 개입시킨 TSMC의 존재가 커요. TSMC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제조업체 중 하나예요. 반도체는 스마트폰, 컴퓨터, 자동차 등 현대 기술의 거의 모든 부분에 필수적인데, TSMC를 중심으로 세 국가 사이 관계를 자세히 풀어보면 아래와 같아요.
-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설계 시장 중 하나로, 대만의 TSMC에 의존해 설계된 칩을 생산해요. 미국 기업들은 TSMC의 첨단 제조 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 반도체는 미국 경제의 핵심 산업에 필수적이에요.
- 대만은 TSMC와 같은 기업들 덕분에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중심에 서 있어요. 대만은 이러한 반도체 제조 능력을 발판으로 국제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가의 안전을 어느 정도 보장받아요.
- 중국은 세계 최대의 전자 제품 생산국으로, TSMC에서 제조된 반도체 칩을 대량으로 수입해요. 대만의 반도체 공급이 끊기면 중국의 전자산업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요.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의존하는 상호 의존적 경제적 관계는 국가 간 분쟁을 억제하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어요. 만약 어느 한 국가가 전쟁을 일으킨다면, 자국에 필요한 물자 공급이 중단되거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쉽게 전쟁을 선택하지 못해요.
글로벌 공급망은 각국이 자신에게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다른 나라들과 협력해야 하는 구조로써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거예요.
전염병과 무역갈등, 전쟁은 공급망을 망가트려요
자동차나 반도체뿐 아니라 거의 모든 제품이 전 세계의 분업체제로 공급망 이어달리기를 해요. 우리나라에서는 밀 농사를 거의 짓지 않지만, 밀가루로 만든 빵과 면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것도 글로벌 공급망 덕분이에요.
하지만 2018년부터 벌어진 미중 무역갈등, 2020년대를 비극으로 열어젖힌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2022년 발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은 글로벌 공급망을 심각하게 흔들어 놓았어요. 글로벌 공급망은 물자가 국경과 국경 사이를 일정 수준 이상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야 유지 가능한 네트워크예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글로벌 공급망에 미친 영향을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은 에너지와 식량 공급망을 심각하게 위협했어요. 두 나라 모두 글로벌 에너지와 곡물 시장의 주요 공급 국가여서, 관련 글로벌 공급망에 나쁜 영향을 미쳤어요.
- 러시아는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와 석유의 주요 공급국 중 하나였어요. 전쟁 이후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제한하면서 유럽은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을 겪고 있어요. 고유가 여파로 에너지 수입국인 우리나라의 각종 물가도 크게 올랐어요.
- 우크라이나는 세계적인 곡물 생산국으로, 특히 밀과 옥수수의 주요 수출국이에요.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의 농업 생산과 수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세계 식량 가격이 급등하고 식량 공급 불안정이 발생했어요.
- 미국은 국제 외환 결제 글로벌 공급망인 SWIFT에서 러시아를 끊어냈어요. 우리나라 수출 대기업을 포함해 러시아와 거래하던 세계 기업들이 결제 불가능으로 대금을 받지 못하게 됐어요.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어떻게 다시 연결할 것인지, 전 세계 국가들이 정치·경제적으로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어요.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은 2020년대를 관통하는 중요한 주제예요.
어떤 맥락으로 등장하나요?
머니레터의 경제뉴스 속 글로벌 공급망 관련 뉴스를 다시 한번 읽어보세요. 단어의 의미가 선명하게 이해되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