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사용설명서 – 1탄

the 독자: 직장을 풀타임으로 다니면 9 to 6를 기본으로 생각하게 되잖아요?

어피티: 아무래도 그런 경향이 있지요. 

the 독자: 그런데 왜 주식투자는 3시 30분이면 마감되나요? 직장인을 위해 6시 30분까지는 시장을 열어줄 수 없을까요?

어피티: (주식시장 운영하는 분들도 직장인…) 😶

the 독자: 🙄…

어피티: 예약매매 기능이나 장외거래를 이용해보시는 것은…


대부분의 회사들이 업무시간 주식 거래를 금지하고 있죠. 아예 HTS 등 거래 시스템 접속 자체를 차단해두는 회사도 많답니다. 설령 가능하다 해도 바쁜 업무 시간에 주식창을 열어볼 짬을 내기 어려워요. 그렇다보니 직장인 투자자들은 실시간으로 변하는 증시에 대응하기 어려워요. 


생각보다 많은 개인 투자자가 주식 종목을 고민하는 것에 비해 주식 시장과 이를 둘러싼 시스템에는 관심을 덜 갖곤 해요. 그러나 요리를 할 때도 주방 구조와 각종 요리 도구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면 그만큼 맛있는 요리를 빨리, 성공적으로 만들 수 있는 법이에요. 지금부터는 the 독자 님을 위해 우리나라 증권시장, 이른바 ‘국장’ 사용법을 안내해드릴게요.


한국거래소의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그리고 넥스트레이드

먼저 기업들이 주식을 상장하고, 우리가 상장된 주식을 사고파는 국장의 기본 구조를 파악해 볼게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주식시장을 운영하는 주체는 한국거래소(KRX)와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ATS)가 있어요. 비유하자면 한국거래소는 백화점, 넥스트레이드는 아울렛 같은 느낌이에요.


우선 한국거래소부터 설명할게요. 1956년 설립된 유일한 공식 증권거래소인 한국거래소(전신 대한증권거래소) 안에는 코스피(KOSPI), 코스닥(KOSDAQ), 코넥스(KONEX)라는 세 종류의 주식시장과 파생상품 시장이 존재해요. 

  • 코스피: 삼성전자, 현대차 같은 대기업과 우량주가 모여 있어요. 우리나라 증시에서 돈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에요. 시장 규모가 크고 거래량도 많아서, 외국인·기관 투자자의 주요 투자 무대이기도 하죠. 국내외 자금을 끌어들이는 대표 지수인 ‘코스피지수’도 이 시장에서 산출돼요.
  • 코스닥: 코스닥은 IT, 바이오, 콘텐츠 등 혁신·성장 기업 중심으로 구성된 시장이에요. 성장성이 좋은 벤처 기업이나 중견 기업들이 상장해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아요. 코스피에 비해 주가 변동성이 크지만, 새로운 산업 트렌드를 반영하는 장점이 있어요.
  • 코넥스: 창업 초기 단계의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전용 시장이에요. 일반 개인 투자자는 바로 매매할 수 없고, 일정 자격을 갖추거나 전문투자자 계좌를 통해서만 접근 가능해요. 기업 입장에서는 코스피나 코스닥으로 가기 전 ‘사다리 역할’을 하는 시장이죠.


파생상품 시장은 한국거래소 안에만 존재해요. 코스피지수(KOSPI200)나 대형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선물·옵션 거래를 할 수 있는 시장이죠. 기관·외국인이 주가 변동 위험을 관리(헤지)하거나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에 주로 이용해요. 파생상품은 거래 규모가 크고 변동성이 높아서 유동성이 풍부한 코스피에서만 운영이 가능해요.


2025년 3월 문을 연 넥스트레이드는 대체거래소예요. 왜 ‘대체’라고 하냐면 신규 주식의 상장을 다루거나 파생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공식거래소인 한국거래소에 이미 상장된 주식을 좀더 편리한 방법으로 매매할 수 있게 중개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에요. 따로 지수도 산출하지 않는답니다. 그래서 넥스트레이드는 코스피라는 백화점을 통해 데뷔한 같은 상품(주식)을 더 긴 시간, 더 저렴하게 운영하는 아울렛 같다고 하는 거예요.

어떤 거래소든 직접 접속하려면

증권사의 HTS🖥️·MTS📱를 통해야 해요

일단 주식을 주문하면, 주문은 바로 체결되지만 결제는 2~3일 후에 일어나요. 거래가 성사되는 시점과 내 돈이 주식으로 맞교환되는 시점이 일치하지 않죠. 우리나라는 T+2 제도를 사용하고 있어요. T가 거래일인데요, T에서 2영업일 뒤에 최종 결제되기 때문에 월요일에 주식을 샀다면 수요일 장 마감 이후에야 내 계좌에 진짜 주식이 들어와요. 안심하셔도 좋은 것은, 가격과 수량은 최초에 주문이 체결된 바로 그 가격과 수량이에요.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매매를 확인하고 정산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거래소와 예탁결제원, 증권사 간에 누가 얼마나 샀고 얼마나 팔았는지 꼼꼼하게 따져보거든요. 아무리 전산화가 됐다고 하더라도 주식 거래는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한 기업이 부도를 맞을 수도 있는 민감한 비즈니스예요. 


개인의 컴퓨터와 모바일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트레이딩시스템(HTS·MTS)이 있지만, 그건 정말 물건을 고르고 주문하는 창구일 뿐 ‘진짜 거래’는 증권사와 거래소에서 일어난답니다. 한국거래소의 정규시장 거래 시간이 짧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어요. 하루에 너무 많은 거래가 체결되었는데 검토하고 확인할 시간이 없으면 오류가 일어날 수밖에 없거든요. 다만 미국은 워낙 전세계 투자자가 몰려드니 예외적으로 운영 시간이 긴 편이에요.


the 독자: 그러면 수수료가 더 저렴하고 오랫동안 거래할 수 있는 대체거래소에서 거래하려면, 제 모바일에 깔려 있는 MTS에서 넥스트레이드에 접속하면 되나요?

어피티: 실제 주식을 매수하거나 매도할 때 어떤 거래소로 보낼 것인지 선택하는 절차가 있기 때문에 어디에 접속할지 신경쓰지 않으셔도 돼요.

the 독자: 앗, 신경써보지 않았는데… 그런 선택지가 있는지 모르고 늘 하던대로 해왔나 봐요. 그러면 제 주식 주문들은 다 어떻게 됐을까요?!

어피티: 이때, 표에 나온 어려운 말! SOR(최선집행의무)가 등장합니다!


만약 투자자가 어떤 거래소에서 내 주문을 시행할지 선택하지 않았다면, 증권사가 알아서 거래소를 선택해요. 이때 선택 기준은 투자자에게 유리한 가격과 수수료 등의 조건이에요. 그게 바로 증권사의 최선집행의무예요.


거래할 수 있는 시간,

어떻게 보면 24시간인데 🤔

투자자 입장에서 ‘언제 사고팔 수 있는가’는 아주 중요한 문제예요. 주식시장은 문을 여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에요. 한국거래소와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는 기본적으로 같은 주식을 거래하지만, 운영 시간과 방식에서 차이가 있어요. 


한국거래소(KRX)

  • 장전 시간외: 08:30~08:40 (전일 종가 기준 거래)
  • 정규장: 09:00~15:30
  • 장후 시간외: 15:40~16:00 (당일 종가 기준 거래)
  • 시간외 단일가: 16:00~18:00 (10분 단위 단일가 매매, 가격은 ±10% 범위)
    • 휴장일: 토·일요일, 법정 공휴일, 연말(12월 31일), 설·추석 연휴 등


👉 총 거래 가능 시간은 약 9시간(정규장+시간외 포함), 실질적으로는 직장인에겐 참여하기 다소 짧은 구조예요.


장전 시간외 거래 (08:30~08:40): 정규장이 시작되기 전에, 전날 종가로만 거래할 수 있는 시간이에요. 전일 종가 기준으로 원하는 수량만 사고팔 수 있어서 단순하지만 유동성은 적어요.

정규장(09:00~15:30): 주식시장의 기본 거래 시간으로, 가장 많은 매매가 이루어지는 구간이에요. 호가창을 통한 실시간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져 ‘메인 장’이라고 불려요.

장후 시간외 거래 (15:40~16:00): 정규장이 끝난 뒤, 당일 종가로만 거래가 가능해요. 기관이나 개인이 장중에 못 채운 수량을 마무리하는 용도로 주로 활용돼요.

시간외 단일가 (16:00~18:00): 정규장 이후 10분 단위로 주문을 모아 한 번에 체결하는 거래 방식이에요. 가격은 당일 종가에서 ±10% 범위 내에서만 움직일 수 있어, 단타 매매에 많이 활용돼요.


넥스트레이드(Nextrade)

  • 프리마켓(=장전 시간외 거래): 08:50~09:00 (장 시작 전 거래 가능)
  • 정규장: 09:00~15:20 (KRX보다 10분 짧음 → 정산을 위한 조치)
  • 애프터마켓(장후 시간외 거래): 15:30~20:00 (KRX보다 훨씬 긴 장후 거래)
    • 총 거래 시간: 약 12시간
    • 휴장일: KRX와 동일하게 공휴일·연말·설·추석은 휴장


👉 직장인 투자자들이 퇴근 후에도 거래할 수 있게 ‘저녁장’을 열어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에요.


넥스트레이드에서는 프리마켓이나 애프터마켓은 한국거래소보다 유동성이 적은 편이어서, 거래 체결이 다소 어려운 편이에요.


다음 사용설명서에서는 다양한 주문 체결 방법과 함께 HTS·MTS 사용방법, 그리고 초보자가 주문할 때 흔히 하는 실수 방지법을 알아볼게요. 

공유하기

경제 사전

기초부터 트렌드까지, 살아있는 경제 사전
All
0
1
2
3
4
5
6
7
8
9
A
B
C
D
E
F
G
H
I
J
K
L
M
N
O
P
Q
R
S
T
U
V
W
X
Y
Z
경제상식
‘돈은 돌아야 돈이다’를 세 글자로 줄이면 유.동.성.
유동성(Liquidity)은 내가 가지고 있는 자산을 얼마나 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지 따져보는 개념이에요.
‘잘산다’의 기준, GDP
the 독자: 요즘 2024 파리 올림픽이 한창이잖아요. 각 나라와 선수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저번에 라떼극장에서 올림픽이...
12월 3일, 1979년 이후 45년 만에 비상계엄령이 선포됐습니다
2024년 12월 3일, 부마 민주항쟁과 박정희 대통령 암살이 일어났던 1979년 이후 45년 만에 전국에 비상계엄령이 선포됐어요....
1금융권
#1금융권 은행 외에는 고금리의 사금융밖에 선택지가 없던 1970년대, 정부에서 ‘상호신용금고법’을 만들어 사금융을 양성화하기 시작했습니다. ...
2차전지
#2차전지 🏷️ 2차전지는 충전과 방전을 통해 여러 번 사용이 가능한 전지예요. 대표적인 2차전지로는 휴대폰 배터리가 있습니다. 종류는...
52주 신고가
#52주 신고가 52주 신고가는 특정 주식이 지난 52주(1년) 동안 기록한 가장 높은 주가를 말해요.
52주 신저가
#52주 신저가 52주 신저가는 특정 주식이 지난 52주(1년) 동안 기록한 가장 낮은 주가를 말해요.
bp(베이시스포인트)
#bp(베이시스포인트) 기준금리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bp’는 ‘basis point’의 약자예요. 금융에서 쓰이는 기본단위로,...
DSR
#DSR 🏷️  DSR(Debt Service Ratio)은 내 소득 대비 금융부채 원리금 상환비율이에요. DSR 40%라면...
DTI
#DTI 🏷️ DTI(Debt to Income : 총부채상환비율)는 연 소득 대비 금융비용 부담률을 의미합니다. 소득과 비교한 대출금...
ESG
#ESG ESG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ETF
#ETF (Exchange Traded Funds, 상장지수펀드) 먼저 펀드를 이해하자면, 펀드는 분산투자를 위한 묶음 상품이에요. ...
1 2 3 15

경제 공부, 선택 아닌 필수

막막한 경제 공부, 머니레터로 시작하세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잘 살기 위한 잘 쓰는 법

매주 수,금 잘쓸레터에서 만나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