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미국 증시 투자자들이 미국에 상장된 국내 증시 ETF를, 그것도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을 7일간 2232억 원어치나 사들였어요. 투자할 때 사용하는 ‘레버리지’라는 용어는 적은 자본으로 더 큰 수익을 얻기 위해 사용하는 고수익 고위험 전략을 뜻해요. 수익률을 키우기 위해 위험성도 함께 키우는 거죠. 위에 언급한 ‘3배 레버리지 국내 증시 ETF’를 예로 들면, 코스피가 하루에 1% 상승하면 해당 ETF는 3% 수익을 내고, 1% 떨어지면 3% 손실을 봐요.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가 오를 때 큰돈을 버는 레버리지 상품’을 매수한 것은 ‘현재 국내 증시가 바닥을 찍었다’는 판단이라고 볼 수 있어요.
금융당국도 ‘이건 과한데?’라고 생각해요
올해 우리나라 증시는 전 세계 증시와 매우 대조적인 실적 부진을 보여주고 있죠. 지난 10월 기준 글로벌 증시가 평균 16.5% 오를 때 코스피는 2%, 코스닥은 10% 하락하기도 했어요. 11월 들어서는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4만 원대까지 급락하며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졌어요. 삼성전자는 19일 10조 원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며 다시 57,000원대를 회복했지만, 국내 증시의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는 변하지 않았어요. 18일에는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가 기업들의 실제 성적에 비해 증시 낙폭이 과도하다고 지적하며 상황 점검 회의를 열었을 정도예요. 실제 투자자들과 금융당국이 모두 ‘반등의 여지가 있다’는 판단을 한 셈이기는 합니다. 물론, 세상에 100%는 없는 법이죠.
정인 한마디
💦 수익률과 손실률을 함께 키우는 방식도 레버리지지만, 내 돈이 아니라 증권사의 돈을 빌려 빚으로 투자하는 것도 레버리지예요. 영어 단어 뜻 그대로, 돈을 지렛대처럼 사용해 적은 힘으로 큰돈을 벌어들이려고 하는 여러 전략이 레버리지에 해당하죠. 투자로 ‘단기간에 인생 역전’을 하고 싶다면 레버리지를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해외에서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합법적으로, 많은 레버리지를 사용해 투자해요. 하지만 이를 바꾸어 말하면 단기간에 ‘저 밑으로’ 역전할 수도 있다는 거예요. 특히 요즘처럼 증시가 올랐다가 내렸다가 변동성이 심할 때는 절대로 레버리지를 추천하지 않아요. 상승과 상관없이 몇 번만 연속해 하락해도 레버리지 상품의 손실은 감당이 불가능할 만큼 커지거든요. 참고로, 부동산 투자에서의 대표적인 레버리지로 ‘갭투자’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