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점유율 10위 안에 드는 이커머스 플랫폼 중 에이블리·정육각·발란·오늘의집이 지난해 기준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것으로 드러났어요. 자본잠식은 기업의 부채가 자산보다 커져 자본금이 마이너스인 상태로, 자본잠식에 빠진 기업은 보유한 자산을 다 팔아도 갚아야 할 빚이 남아요.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고, 판매대금을 모아두었다가 특정 주기마다 정산하는 플랫폼 특성상, 적자를 낸다 해도 거래량을 확보해 현금을 돌리면 운영을 유지할 수 있어요. 하지만 유동성이 막히는 순간 티몬·위메프 사태처럼 채무불이행이 발생하게 돼요.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 재편되는 중이에요
해당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2014~2018년 사이 설립돼 2020~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크게 성장했어요. 2017년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온라인쇼핑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7%였는데, 2021년에는 34.4%로 뛰었고 2024년 상반기에는 40.2%까지 올라왔어요. 플랫폼들이 결제망과 배송물류망을 갖추며 활발한 투자를 받던 시기였어요. 그러나 2022년부터는 이커머스 시장도 성숙기에 진입했어요. 이제는 매출 증가율이 정체 중인데, 온라인쇼핑을 새롭게 이용할 만한 신규 고객이 없다는 뜻이에요. 여기에 경기침체로 소비자의 실질구매력이 하락하며 이커머스 플랫폼의 고비용 구조를 떠받치던 풍부한 유동성이 말라붙은 것이 올해 이커머스 시장 사건·사고의 배경이에요.
정인 한줄평
각 플랫폼은 이제 생존을 위해 ‘충성고객’을 얻어야만 해요. 소비자는 이커머스 플랫폼을 이용할 때 더 많은 상품 선택권과 서비스 편리성을 원하기에, 우수한 판매자를 많이 유치하고 거래량을 늘려 유동성을 확보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아요. 충성고객 지표 중 하나가 이번에 문제가 된 선불충전금의 규모여서, 시장이 재편되는 시기 정부의 관련 정책 보완이 반드시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