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오(30세, 직장인): “업무에서 예전엔 한 번 구매하면 오래 쓸 수 있었던 소프트웨어들이 구독제로 바뀌어서 피로도가 높아졌어요.”
  거래처와 일할 때 소프트웨어 버전이 달라서 호환 문제가 생기기도 하는데 계속 관리하고 맞춰주는 것도 스트레스더라고요. OTT 쪽은 각 플랫폼마다 보고 싶은 콘텐츠가 따로 나뉘어 있어서 각각 구독해야 하는 것도 번거로워요.

• 아구(30세, 직장인): “요즘은 구독 서비스가 너무 많아서 필요한 것만 골라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예전에 넷플릭스 구독료가 매달 빠져나가는데 정작 볼 시간도 없었던 적이 있거든요. 이제 아예 그런 서비스들은 정리하고, 체험판으로 무료 구독 가능한 범위 내에서만 최대한 활용하려고 해요. 가족과 공유하거나 구독 공유 플랫폼을 쓰면 비용은 줄일 수 있으니, 나름의 절약 방식으로 구독경제 시대에 적응하는 중이에요. 

• 라마(35세, 직장인): “예전에는 처음 한 번만 구입하면 쓸 수 있었던 것들이 매달 돈을 내야 하는 형태로 바뀌는 추세라서 부담돼요.”
  사진 보정 프로그램이나 스캐너 앱 같은 것들도 이제 다 월 구독제로 바뀌었어요. OTT 같은 서비스를 구독하는 건 괜찮은데, 앱 구독을 유도하는 광고를 볼 때는 화가 나요. 뭘 하나 제대로 쓰려면 계속해서 돈이 나가니까 점점 ‘앱 구독 지옥’에 빠지는 느낌이 들어요. 

• 양양(35세, 회사원): “처음 넷플릭스를 구독했을 때는 혁신적이고 좋은 서비스라고 느꼈는데, 이제는 신용카드 할부 내는 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안 쓰면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해지도 쉽지 않네요. 이래저래 피곤한 구조라는 생각이 들어요. 

• 네오(30세, 직장인): “구독 서비스 규제는 좀 애매한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통신요금이나 교통비는 필수재니까 정부가 규제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구독서비스는 사실 편의에 의해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거잖아요.

• 순(33세, 편집자): “은행 계좌를 한 번에 모아볼 수 있는 서비스처럼, 구독도 한 곳에서 모두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어요.”
  구독하는 서비스가 일곱 개까지 늘었을 때 청구서를 봐도 어디서 얼마가 빠져나가는지 파악하기 어려웠거든요.
  
  또, 요즘은 통신사와 멤버십이 묶인 것도 많다보니 계속 구독하는 구조가 생긴 것 같아요. 혜택을 제공한다면서, 다른 서비스로 옮길 수 없게 만드는 구조예요. 혜택 같지만 실제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판매 방식에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양양(35세, 회사원), 라마(35세, 직장인): “디지털 구독료도 관리와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요즘 구독 서비스들은 가격을 인상할 때 명확한 사전 고지 없이 갑자기 가격을 올리거나, 카드 정보만 입력해 놓으면 자동으로 결제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요. 소비자들을 교묘하게 속이는 일종의 ‘다크패턴’이죠. 가격 인상 폭에 제한을 두거나, 변경 시 충분한 기간을 두고 고지하도록 하는 등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어피티의 코멘트 

최근 공개된 SF 시리즈 <블랙 미러> 시즌 7의 첫번째 에피소드 ‘보통 사람들’은 구독 경제에 관한 섬뜩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생사의 기로에 놓인 주인공은 의식의 일부를 클라우드에 백업하는 시술을 받게 됩니다. 수술도 무료고, 매달 얼마 되지 않는 구독료를 내면 되는 서비스라 고민할 필요가 없었죠. 그런데, 점점 구독료가 오르기 시작해요. 저렴한 요금을 쓰면 무의식적으로 광고 멘트를 내뱉는다거나, 특정 지역을 벗어나면 의식을 잃는 부작용도 나타나요. 극적이고 디스토피아적인 상상이지만, 이런 날이 오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작품이 구독 서비스 대표주자인 넷플릭의 오리지널 작품이란 점은 아이러니하네요.

지금 우리의 삶의 일부가 된 구독 서비스는 현재까지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매력적이에요. 소비자들은 부담 없는 비용으로 콘텐츠나 서비스를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죠. 기업 입장에선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에요. 많은 기업들이 구독 서비스로 전환하고 있고, 매달 결제하는 구독 서비스의 수와 비용도 늘어나고 있죠. 

최근엔 사람들의 점차 구독에 피로감을 느끼게 되면서, 소수의 독보적인 기업만 살아남는 생태계로 개편될 수 있다는 이야기 나와요. 그런데, 소수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는 독점 구조가 된다면 경쟁이 사라져, 지금 누리는 효용이 지금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죠. 만약 <블랙 미러>처럼 삶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재마저도 구독으로만 가능하다면, 그때는 문자 그대로의 ‘구독 지옥’에 빠지게 될지도 몰라요. 소비자의 권리인 선택의 자유를 빼앗기지 않도록 시장과 당국의 감시가 필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