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인
예전엔 위안화 따라갔지만 최근엔 엔화 따라가요
최근 1달러에 1,500원 시대가 머지 않았다고 할 만큼 원-달러 환율이 높아요. 우리나라 환율의 고공행진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 일본 엔화 약세를 따라가는 ‘엔 동조화’ 현상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에요. 투자자들이 엔화와 원화를 묶어 하나의 패키지로 취급하기 때문이에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중국의 위안화와 한 묶음으로 움직였어요. 하지만 현재 위안화는 원화나 엔화의 움직임과 달리 홀로 강세를 보이고 있어요. 원화와 엔화는 양국의 미국 수출이 늘며 미국 경제와 경제정책의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되었고, 내수 부진으로 상대적 저성장을 나타내는 중국과는 예전보다 교역량이 줄어 화폐 가치 동조화 정도가 축소됐어요.
새 내각 들어 엔화 환율 급등했어요
지난 10월 출범한 사나에 다카이치 총리의 내각은 기준금리와 유동성 조절로 경기의 완급을 조절하는 통화정책에서 ‘아베노믹스’를 계승하고자 해요. 아베노믹스는 일본은행이 초저금리와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경기와 물가를 끌어올리려 한 정책이에요. 여기에 정부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증세보다는 국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히자 시장은 일본 정부 재정을 걱정한 나머지 엔화를 팔기 시작했어요. 엔화 가치는 10월 초 1달러에 144엔 대였다가 11월 말에는 156엔 대로 떨어졌는데, 약 2개월 만에 8% 이상 떨어진 거죠. 같은 기간 원화는 1달러에 1,400원대 초반에서 1,470원대로 가치가 4~5% 하락했어요.
새로운 문제에는 새로운 답이 필요해요
현재 글로벌 환경은 아베노믹스 시절과 달리 글로벌 금리가 높아 어느 한 국가만 초저금리를 끌고 가기 어렵고, 미국 정부가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채택했기 때문에 가격경쟁력만으로 수출이 잘 되는 상황은 아니에요. 앞으로도 한동안 원-엔 동조화 현상은 강력할 거예요. 2025년처럼 글로벌 유동성이 방향을 틀 때는 달러 강세와 위험회피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아시아 통화가 함께 흔들리는 패턴이 자주 나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