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을 기점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올라, 지난 몇 년간 지갑 열기가 무서웠죠. 이 인플레이션이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에서 더 고강도로 나타났다고 해요.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저가상품의 가격 상승률은 16.4%, 고가상품의 가격상승률은 5.6%로 10.8%p 의 차이를 보였어요. 이렇듯 가격이 낮은 제품의 가격상승률이 더 가파른 현상을 칩플레이션(Cheapflation)이라고 불러요. 구매 품목 중 저가상품의 비중이 큰 저소득층일수록 물가 상승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결과를 초래하죠.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어요
저가상품을 만들 때는 국내산 재료보다 수입 재료를 많이 사용하는데요, 팬데믹 이후 수입 제조용 원자재의 가격이 대폭 상승해 제조 비용이 비싸졌어요. 생산자들은 소비자 가격을 높이는 방식으로 비용 부담을 상쇄했고, 그 결과 저가상품 위주로 물가가 많이 비싸졌어요. 그 와중에 저가상품 수요는 더 커졌어요. 고물가에 실질소득이 줄어든 소비자들이 저가상품을 많이 찾았거든요. 상황을 요약하면 공급 면에서는 수입 원자재 가격이 비싸진 것, 수요 면에서는 소비자들이 저가상품을 많이 찾게 된 것이 저가상품의 가격을 끌어올렸어요.
JYP 한마디
📈 칩플레이션은 2022년 영국의 요리사이자 빈곤퇴치 운동가인 잭 먼로가 SNS에서 사용하며 널리 알려진 합성어예요. 영국에서 저가 브랜드 식료품 가격이 평균보다 빠르게 올라서 저소득층이 더 힘들다는 주장이었는데요, 당시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비판받았어요. 그런데 올해 7월,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연구 발표를 통해 칩플레이션이 전 세계적 현상이라는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며 상황이 뒤바뀌었어요. 한국은행도 이번 보고서를 통해 한국에서도 칩플레이션이 선명하게 나타났다는 걸 보여준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