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한국은행에서 최근 취업시장 트렌드와 사회초년생의 취직 사이 관계를 분석한 보고서를 냈어요. 요즘 취업시장은 대규모 공채가 거의 사라지고 빈자리(T/O)가 나면 그때그때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죠. 그래서 이미 커리어가 형성되고 수행 가능한 업무가 확실한 경력직 위주로 고용이 이뤄지고 있어요. 여기에 정규직 취업 경험이 없는 사람이 이직을 마음먹고 정규직에 도전, 한 달 이내에 성공할 확률은 2006~2010년 평균 1.8%에서 2017~2021년 평균 1.4%로 떨어졌어요. 같은 기간 정규직 경력자가 정규직에 취업할 확률은 2.7%예요. 정규직 취업 경험이 없는 구직자에는 사회초년생이 포함돼요. 고용시장이 사회초년생에 계속해서 불리해지고 있어요.
첫취업 늦어져 2년 덜 일하고 13% 덜 벌어요
경력직 채용이 늘어나는 만큼 신입 채용은 줄어들어요. 그만큼 첫 취업에 걸리는 기간이 길어지고, 취업 연령도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2017년에 처음으로 취업한 사람은 2006년에 취업한 사람에 비해 2년 정도 짧게 일하고 은퇴하게 돼요. 그러면 평생 올릴 수 있는 수입이 2년 치 연봉만큼 줄어드는데, 연차가 높아질수록 연봉이 오르는 것까지 감안하면 평생 소득을 따졌을 때 총수익의 13.4% 정도 손해를 본다고 해요. 물론 현실은 이 보고서보다 더 복잡하고 다양하게 돌아가지요. 하지만 보고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어요. 기업에 경력직보다 신입을 더 뽑으라고 강제하기도 어렵고, 사회초년생에게 일단 아무 데나 취직하고 보라고 강요하기도 어려워요. 정부와 경영계가 비교적 임금 수준이 낮고 전문화가 덜 된 중소기업의 생산성과 처우를 적극적으로 개선, 선호도를 높이는 수밖에 없어요.
정인 한마디
🎍 ‘한 달 이내 취업 확률’이 도대체 무슨 소리야? 취업/이직 준비를 한 달 밖에 안 할 리가 없잖아! 😟…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어요. 굳이 한 달이라는 기간을 설정한 것은 해당 보고서가 활용한 패널 자료의 한계 때문이에요. 통계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수치를 믿기보다는 통계 안의 항목들을 상대적으로 비교하고, 또 추세를 보는 방식으로 판단해야 정확한 통찰을 얻을 수 있어요. 결국 정규직을 해본 사람이 못 해본 사람보다 고용이 안정된 일자리에 갈 확률이 두 배나 높고, 정규직 비 경력자의 정규직 취업 확률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