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에 가치를 더하는 부가가치

글, 어피티 

the 독자: 오늘 회사에서 보고서를 올렸는데 팀장님께 혼이 났어요. ‘복사기처럼 시킨 것만 딱 하지 말고 부가가치를 더하려는 고민’을 하라면서요. 😢

어피티: 저런… 마음이 많이 상하셨겠어요. 

the 독자: 그래서 말인데요, 저는 ‘부가가치를 더하라’는 말이 정확히 어떤 뜻인지 너무 궁금해졌지 뭐예요?!


부가가치란 한 경제 주체가 생산 과정에서 창출한 순수한 경제적 가치를 의미합니다. 즉, 생산된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치(소비자가격)에서 투입된 원재료 및 중간재의 가치를 제외하고 새롭게 창출된 가치를 뜻하죠. 


  • 부가가치 = 최종 생산물의 가치 – 중간재 비용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직장인의 사무실 필수 살림인 개인 컵을 예시로 들어볼게요. 3천 원짜리 컵이 있어요. 그런데 여기에 손잡이와 뚜껑을 더하고 유명 브랜드의 디자인과 로고를 더하면 컵이 더 비싸지겠죠? 


기본 컵에 여러 요소를 추가하는 데 천 원이 더 들었다고 가정해 볼게요. 그런데 판매자는 천 원이 아니라 3천 원 더 비싼 6천 원에 가격을 책정하고, 소비자가 이를 구매했어요. ‘부가가치’가 발생한 거죠. 제품에 새로운 기능이나 용도, 의미가 추가되거나 브랜드 가치가 향상되면서 소비자가 추가로 지불한 비용, 바로 이 2천 원이 6천 원짜리 컵의 부가가치예요.


이렇듯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여러 소비재의 가격은 여러 생산 단계에서 창출된 부가가치의 합으로 이뤄져 있어요.


부가가치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1. 가공을 통해 새로운 형태로 변화시키기

철광석 → 철 → 자동차의 예시를 들어볼 수 있어요. 철광석을 그냥 캐서 팔면 가격이 낮지만, 이를 제련해 철을 만들고, 다시 자동차로 가공하면 훨씬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같은 원자재라도 가공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화시키면 부가가치가 높아져요. 더 많고, 더 복잡한 생산단계를 거칠수록 부가가치가 커지죠.


2. 차별화된 경험과 서비스 제공하기

커피 한 잔도 경험이 되면 가격이 올라가요. 브랜드 커피가 더 비싼 이유는 브랜드 경험, 매장 분위기, 프리미엄 이미지 등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기 때문이에요. 항공사 좌석 업그레이드도 대표적인 예시에요.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석의 가격 차이는 원가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소비자의 지불 의사로 그 부가가치를 증명해요.


3. 지식과 기술을 더해 더 나은 품질을 만들기

기본 의료기기와 정밀 의료기기의 차이를 생각해 볼게요. 일반적인 초음파 의료기기는 한 대에 1천만 원에서 3천만 원 정도지만 AI 기술을 더해 진단을 보조하거나, 로봇수술 조작 기능을 더하면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의 가격을 더 받을 수 있어요. 


4.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거나 독점적 가치를 부여하기

흔한 가방과 명품브랜드 가방의 가장 큰 차이는 희소성과 브랜드 가치입니다. 같은 재료로 만들어도, 유명 브랜드에서 한정판으로 제작한 가방은 훨씬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요. 한우나 와규처럼 특정 지역의 농축산물이 브랜드화되면 다른 지역의 소고기보다 몇 배 더 비싼 가격을 책정해도 기꺼이 구매하는 소비자가 생겨요.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 있고, 

낮은 산업이 있죠


부가가치는 산업마다 다르게 창출돼요. 일반적으로 가공 및 기술 수준이 높을수록 부가가치가 크고, 단순한 원재료 생산일수록 부가가치가 낮아요.


실제로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일수록 해당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임금 수준이 높아요. 보통 전통적인 농업이나 광업처럼 1차 산업으로 분류될수록 부가가치가 낮고, 고객 개인화된 무형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첨단기술이 접목될수록 부가가치가 높아요. 한 국가가 경제 성장과 소득 증가를 이루려면, 낮은 부가가치 산업에서 높은 부가가치 산업으로 경제 구조를 전환하는 것이 중요해요.


우리나라 경제에서도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고부가가치화가 중요한 과제예요.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은 기술, 브랜드, 혁신적인 공정 또는 독창적인 서비스를 통해 단순 생산보다 훨씬 높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에요.


부가가치는 경제 성장과 개인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예요. 기업은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수록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개인도 단순히 주어진 일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해결책, 더 효과적인 방법, 창의적인 접근을 고민할 때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고, 임금 수준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죠.


지속 가능해야 하고, 돈이 돼야 하고, 

계속 비싸질 수 있어야 해요


고부가가치 산업의 핵심은 ‘지속 가능성 + 수익성 + 가격 프리미엄’이에요.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가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가격결정력을 가져야 유지할 수 있거든요.


1. 지속 가능해야 해요

단기적인 트렌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해요. 첨단기술을 적용해야 하는 제품이라도, 기술이 빠르게 구식이 되면 부가가치를 유지하기 어려워요. 또 아무리 잘 구성된 고객 맞춤형 서비스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운영 비용이 늘어나고 유지가 어려우면 지속이 어려워요.


2. 수익성이 충분해야 해요

아무리 가치가 높아도, 수익이 나지 않으면 고부가가치 산업이 될 수 없어요. 현대 경제에서는 거의 작동하지 않는 경제 모델이 수제 맞춤 제작이에요. 부가가치가 높아도 인건비와 생산 속도 문제로 규모를 키우기 어려워요. 특히 기술 기반 비즈니스 모델은 확장이 중요해요. AI,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서비스는 한번 개발하면 추가 비용 없이 무한 확장 가능해 매우 높은 부가가치 산업으로 분류돼요. 반면, 전통적인 제조업은 원가 부담이 커서 첨단 기술과 자동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어요.


3. 계속 비싸질 수 있어야 해요

가격이 계속 유지되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올라가야 고부가가치 산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글로벌 명품 브랜드인 샤넬, 에르메스, 롤렉스는 매년 가격을 인상하지만 소비자의 구매 욕구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어요. 브랜드 가치, 희소성, 장기적인 마케팅 전략이 결합된 결과예요. 첨단 기술 산업도 마찬가지인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EUV 노광장비를 파는 네덜란드 반도체기업 ASML을 예로 들 수 있어요. ASML은 계속해서 가격을 올리지만 기업 고객들은 몇 년씩 기다려서 장비를 사 가지요. 반도체를 제작할 때 EUV 노광장비가 없으면 안 되거든요.


어떤 맥락으로 등장하나요?


머니레터 속 뉴스에서 부가가치에 관한 내용을 다시 한번 읽어보세요. 단어의 의미가 선명하게 이해되실 거예요.

♠️

 … 그런데 반도체산업은 … 일자리 창출 능력은 다른 산업에 비해 작습니다. 또 다른 산업에 미치는 부가가치 파급력도 낮아요. … 일자리의 질 제고를 위해서는 다른 산업에도 골고루 투자해야 해요. (2024.5.30 머니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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