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들어 가계대출 상승세가 크게 둔화했어요. 10월 1~17일까지 시중은행의 하루 평균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은 지난달 대비 34.3% 감소했어요. 지난달에 하루 100만 원 늘었다면 이번 달에는 하루 65만여 원 정도 늘었다는 거예요. 전체 누적 대출 총액이 감소한 것은 아니지만, 9월까지 치솟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을 생각하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정부와 은행권이 도입한 규제가 정책 시차를 두고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어요. 정부는 9월부터 대출 시 향후 금리가 오를 것을 대비해 한도를 설정하는 2단계 스트레스 DSR을 시행했고, 은행권도 자체적으로 금리 인상 등 대출 제한을 실시했어요.
전세대출 까다롭게 만드는 방법도 찾아요
금융 당국은 앞으로 부동산 대출 관련 규제를 더욱 조여나갈 계획이에요. 시중은행에서 대출받지 못한 수요가 새마을금고나 보험업계 등으로 몰려들까 봐 2금융권 가계대출 관련 추가 대책도 마련할 거예요. 그러나 전세대출은 이번 DSR 규제 대상에서 빠졌는데, 실수요자 반발이 격렬하기 때문이에요. 전세자금대출이 막히면 실수요자들은 월세로 돌아설 수밖에 없어요. 다만 적용을 유예한 것이지 그만둔 것은 아니고, 전세대출 실행 시 집을 빌려주는 임대인의 상환능력에 대해 은행권 신용평가를 도입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어요. 기준에 미달하는 임대인이 매물을 내놓지 못하게 되면 전세 공급이 줄어 대출 증가세는 감소할 거예요. 물론, 공급이 줄어드는 만큼 전세가는 오를 수 있어요.
정인 한마디
🦀 금융상품으로서 전세대출은 외환위기 직후부터 확대되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통로로서 갭투자에 활용되며 집값을 올리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되었어요. 과거 사례에 비추어 보았을 때, 전세제도가 정말로 ‘내 집 마련의 사다리’가 되는 것은 전세보증금이 대출금이 아니라 ‘순수한 내 돈’일 때 이야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