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른 두 살, 라이브커머스 대행사에서 AE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결혼 1년 차 신혼부부로 집 대출금을 갚으며 열심히 살고 있어요.”
머니 프로필
- 닉네임: 유목민 K
- 나이: 32세
- 하는 일: 라이브커머스 대행사 / IP Commerce 팀 / 6년 차 / 대리
- 초봉(세전): 2,600만 원
- 현재 연봉(세전): 4,500만 원
- 최대 연봉 상승 폭: 800만 원
- 최대 연봉 하락 폭: 200만 원
나의 연봉 이야기
① 디지털 광고 대행사 AE 인턴 · 월급 110만 원
2016년 당시 붐이던 ‘디지털 광고 대행사’에 입사하게 되었어요. 직원 100명 규모의 작지 않은 대행사였지만 야근이 정말 잦았고, 인턴이라 눈칫밥도 많이 먹으면서 다녔습니다. 결국 정규직 전환은 되지 않아 6개월 반 만에 퇴사했어요.
② 광고 대행사 AE 사원 · 월급 175만 원(연봉 환산 2,600만 원)
인턴 경력 하나로는 취직이 쉽게 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6~7개월 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가, 친구가 다니던 대행사에 소개로 들어가 정규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입사하자마자 팀장님과 대리님이 바로 퇴사하면서 팀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어요. 저와 사원 선배 둘이 다른 팀 일까지 서브하며 야근을 하다, 5개월 반 만에 못 견디고 이직했습니다.
③ 온라인 쇼핑몰 마케터 · 연봉 3,000 ~ 3,540만 원
2017년 중반, 대학교 선배가 재직 중이던 쇼핑몰의 마케팅팀으로 스카우트됐어요. 제 인생 처음으로 연봉 협상이라는 것을 해서 입사했습니다. 마케팅 대행사가 아니라 인하우스 팀이었기에 야근도 거의 없었어요. 너무 행복한 마음으로 입사했습니다.
입사한 지 반 년도 되지 않아 연초가 되었습니다. 연봉 협상을 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직원들과 함께 연봉을 2백만 원 정도 올려 주셨어요.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3,200만 원의 연봉을 1년간 받고 다시 연초가 되어 연봉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이때는 회사에서 팀장 바로 아래 직책이었기 때문에 해당 경력을 인정받아서 월급이 세전 295만 원으로 올랐어요.
기쁜 일이었지만 2년이 지나 슬슬 제가 다니던 쇼핑몰에서 할 수 있는 마케팅은 거의 다 진행해본 것 같아 이직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퇴사 시 퇴직금은 아쉽지 않을 만큼 받을 수 있었어요.
④ 스타트업 마케터 대리 · 연봉 3,200만 원
가장 후회스러운 10개월의 이야기를 소개해드릴 때가 됐네요. 쇼핑몰에서의 2년 3개월은 기뻤지만, 퇴사 후 이직이 정말 쉽지 않아 1년을 고생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한 소기업(스타트업)의 두 번째 멤버로 연봉을 200만 원 깎고 입사했습니다. 대리가 되었지만 연봉은 깎였어요. 결국 10개월 만에 퇴사했는데요. 마케팅뿐만 아니라 CS, 경영지원, B2B 영업 등을 해서 많이 지쳤던 시기예요.
⑤ 생수 회사 마케터 대리 · 연봉 3,700만 원
스타트업이나 작은 회사는 절대 들어가지 않겠다는 일념 하에 강소/중견 기업의 마케팅팀 자리를 노려 입사했습니다. 연봉은 직전 연봉에서 500만 원 정도 올릴 수 있었어요.
여기에서도 10개월 간 근무를 했습니다. 날씨가 좋아지면 야외 행사가 많아지는데 행사에 생수를 지원하는 업무도 했어요. 야근과 주말 출근이 잦다 보니 몸이 너무 축나서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⑥ 라이브커머스 대행사 대리 · 연봉 4,500만 원
지금 다니는 라이브커머스 대행사는 저를 쇼핑몰로 스카우트했던 대학교 선배가 다시 스카우트해 준 곳이에요. 저의 6번째 회사로, 다시 대행사로 돌아오게 되었어요.
에필로그: 연봉협상에 대한 몇 가지 조언
연봉협상에서 이 질문이 가장 기억 나요
스타트업에 입사하며 연봉을 협상할 당시 “내가 왜 1년간 쉰 유목민K 씨에게 연봉을 올려주어야 하느냐, 쉰 기간 동안 자격증 하나 안 땄는데.”라는 비난 어린 질문을 들었습니다. 저는 하루 종일 자소서를 쓰고 면접을 보러 다니고 있었는데 말이에요.
이 질문을 생각하면 연봉을 협상할 때 내게 유리한 카드가 많을수록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그때 영어학원이라도 다녔다면 연봉이 안 깎였을까요?
제가 가장 후회하는 일은요
스타트업에 연봉을 깎고 입사했던 것이 가장 후회됩니다. 그때 당시 1년간 취업 준비를 하느라 마음이 너무 조급하고 불안했어요. 그래서 급하게 입사를 하다 보니 잘 알아보지 않고 마구잡이로 입사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을 하면서도 제 직무와 아예 다른 일을 할 때 힘들었어요. 월급은 작았고 새롭게 배워야 하는 업무는 많아 하루하루 고민하다가 퇴사를 결정했어요. 제 커리어 상에서도 크게 이루어 낸 것도 없는 10개월이었습니다.
이 조언을 꼭 해드리고 싶어요
초봉이 높다고 해서 다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말씀해 드리고 싶어요. 저는 첫 입사 당시 주변의 대행사에 다니던 지인보다는 초봉이 높은 편이었어요.
신입이라면 무조건 돈을 많이 주는 곳이 좋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봉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신입에게 원하는 업무의 양과 범위가 많다는 것을 뜻하기도 해요.
내가 할 직무에 대해 충분히 조사하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을 잘 구분해서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