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내 돈
잘 지킬 수 있게 🛡
여러분, 혹시 ‘투자 자문’하면 먼저 떠오르시는 것이 있나요?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을 통해 특정 종목을 추천해주는 ‘주식 리딩방’이 떠오르실 수도 있고,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 투자 자문이 떠오르실 수도 있을 텐데요.
우리나라에는 개인이 투자에 대한 조언을 받을 수 있는 합법적인 루트가 있습니다. 바로 ‘유사 투자 자문’, 일정한 대가를 받고 투자 정보를 제공해주는 서비스입니다. 투자 권유대행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정부에 신고하고 운영해요. 투자자문업에 등록된 합법적인 서비스인지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 홈페이지 제도권 금융기관 조회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5년 동안 금융관련법을 성실히 따르지 않으면 등록이 말소돼요.
하지만 합법적인 서비스라고 해도, 주식 리딩방 사기 뉴스가 자주 등장하는 분위기에 선뜻 돈을 내기에는 걱정이 있으실 것 같아요. 리딩비로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받으면서, 안 좋은 주식을 떠넘기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저도 그 부분을 제일 걱정했었답니다. 오늘은 제가 여러 종류의 투자 자문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알게 된 전문가를 찾는 방법과 이용 후기를 한번 나눠보려고 합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오늘 저의 답사기는 유사 투자 자문 서비스나 리딩방 이용을 무턱대고 권유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자문업에 등록되어 합법이라 할지라도 그 자체로 전문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므로, 오랫동안 지켜보고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오늘은 저의 실패담을 통해 주의해야 할 점들을 알려드리려고 하는 것이니 이 점, 꼭 염두에 두고 읽어주세요.
주식 자문방에
입문하게 된 이유
처음 제가 주식 자문방에 입문하게 된 건, 프리랜서로 활동하던 시절이었습니다. 투잡까지 하던 때라 정보를 찾아볼 시간은 많지 않았지만, 부족한 시간을 쪼개서라도 돈을 많이 벌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저를 재테크의 세계로 입문하게 만든 한 카페에서 투자 강의를 판매하는 걸 보게 됐습니다.
제가 선택한 강의는 실전 투자가 목표였습니다. 리딩 서비스가 결합한 강의였죠. 강의 가격은 6개월에 대략 100만 원. 개설된 강의 중 투자를 공부하는 목적의 강의도 있었지만, 그걸 듣고 소화할 시간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시작은 ‘욕심’이었죠.
모의투자 실전대회 1위, 증권사 출신, 30%대 수익률을 강조하는 홍보 문구를 보니 그만 혹하고 말았어요. 간혹 카페에서 보이는 유료회원의 수익률까지 보니, 더 달콤해 보였어요. 저에게 재테크의 기본을 알려준 유명인이 추천한 곳이라 믿었던 마음도 컸습니다.
문제는 강의 결제 이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터지면서 시작됩니다. 2018년 9월 직후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해 모든 주식이 폭락했던 것, 기억하시나요? 당시 제가 보유하던 종목들도 -30% 정도를 찍었습니다. 주식을 시작하자마자, 큰맘 먹고 강의를 결제하자마자 이게 뭔 일인가 싶더라고요.
걱정되는 마음에 강사분에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문의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그냥 기다리라고, 또 기다리라는 말뿐이었죠. 결국 11월 즈음, 증시가 저점을 기록할 때 손절매하게 되었습니다. 리딩 서비스도 환불받았고요. 환불 금액만 80만 원에 달했어요.
나중에는 손절매했던 종목 중 절반 이상이 목표 수익률 이상으로 잘 성장했지만, 이미 낸 강의료에 잃은 금액까지… 당시에는 본전을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남의 말을 듣고 결제하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한 두세 달 주식 권태기를 보내며, 인터넷으로 공부에 집중했습니다.
그때 또 눈에 들어온 사이트가 있었습니다. ‘독립적으로 투자를 하자’는 슬로건을 걸어둔 곳이었어요. 솔깃했지만, 이번에는 덜컥 결제하기 전에 제대로 검증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돈 지키기 위해
공부를 시작하다
이 사이트에서는 여러 명의 매니저가 올려주는 분석 정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회원들이 수익을 내고 있는지도 카톡방에서 확인할 수 있었죠. 처음 1년간은 무료 멤버십 카톡방에서 오가는 이야기, 다른 분들의 수익실현 사례 등을 구경하며 분위기를 살폈습니다.
그러다가 무료 회원 중 한 분이 본인의 특별한 차트 실력으로 매니저로 스카웃되는 걸 목격합니다. 이걸 보면서 일반 회원에서 매니저가 된 사람이라면 믿을 만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꾸준히 지켜보면서 ‘이 정도 실력이면 사기일 수 없다’라는 생각도 들었고, 가격도 한 달에 10만 원대 초반으로 합리적인 편이었습니다. 그렇게 무료 회원에서 유료 멤버십 회원으로 전환하게 됐어요.
유료방에서 제일 먼저 배운 건 손해를 최소화하도록 차트를 보는 법이었습니다. 한 종목을 여러 차례 나누어 투자하는 법, 한 바구니에 여러 달걀을 담지 않는 법에 대해서도 배웠어요. 차트를 기반으로 하는 전문가였기 때문에, 추세선, 이평선 등 각종 주식 용어를 배우며 기초를 다질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이미 물려있던 종목을 다 팔아야 해서 수익률이 안 좋았다가, 세 번째 달이 되어서야 새로운 종목으로 교체해서 3%대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어요. 그다음 달은 2.2%, 그다음 달은 0.3%, -0.9%, 1.5%. 열심히 리딩 종목의 차트를 분석해서 투자하는데 생각보다 수익률이 크지 않으니 돈 버는 게 참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6개월 이상 수익률을 올리던 중… 어느 날 믿을만한 종목의 주가가 갑자기 뚝 떨어졌습니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회사의 재무에 큰 이상이 생겼더라고요. 결국 -40%에 손절매를 하게 됩니다. 이 일로 한 달 월급 정도의 손해를 봤어요. 지금은 제가 판 가격의 1/5로 더 떨어졌으니, 다행이라고 볼 수 있지만요.
그 다음에는 코로나19로 맞이한 하락장에서, 제가 1년 반 이상 -20~40%의 등락을 버티며 투자하던 종목을 정리하라는 조언을 듣게 됩니다. 눈물을 머금고 정리를 했지만, 그 종목은 한 달 안에 3배가 오르게 되죠.
쓰라린 손절매 이후, 내가 기업에 확신이 있다면 반 토막이 되어도 손절매하면 안 된다는 저만의 기준을 갖게 됐습니다. 실력이 있는 전문가의 말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깨달았죠. 그렇게 다시 주식권태기에 빠지고 이후 같은 사이트에서 새로운 전문가를 만나게 됩니다. 같은 실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나름의 기준을 찾아가고 있어요.
다시 찾아온
주식 권태기
내 돈을 주식시장에서 잘 지켜내려고 할 때, 나 혼자의 힘으로는 버거울 수 있습니다. 개인이 상상도 할 수 없는 변수가 너무 많으니까요. 그래서 유사 투자 자문 서비스가 꽤 도움이 될 때도 있죠. 하지만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종목이 샘솟는 우물이라고 맹신하면 안 됩니다. 무엇보다 나만의 기준과 투자법을 확립하는 게 중요해요.
여러분도 유사 투자 자문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충분히 시간을 들여서 믿을만한지를 생각해보시는 걸 추천해 드려요. 그래야 내가 힘들게 번 돈을 지킬 수 있습니다. 꼭 오랫동안 지켜보고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할 때 시작하셨으면 해요.
오늘은 저의 슬픈 손절매담(?)을 들려드렸는데요. 큰 비용을 치렀지만, 덕분에 공부의 중요성과 나만의 방법을 확립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나 사이트를 고르는 기준을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다음 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