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내 집 마련 후, 고민이 많아졌어요
집값이 하락했는데, 결혼 후 같이 살기에는 협소한 집이에요
2021년 7월에 치솟는 집값을 보고 있자니 계속 이대로 오른다면 자가 마련이 어려울 것 같아서 덜컥 아파트를 매입했습니다.
당시 2억 8,500만 원 중 1억 8,500만 원을 대출받고 부모님께 1,000만 원을 빌려 집을 구매하였습니다. 지금 집값이 많이 내려가 실거래가 2억 3,000만 원을 보고 있네요.
30년이 넘은 아파트라 재건축을 바라보고 샀지만, 단지의 구조적인 문제와 다른 여러 가지 문제들로 재건축이 빠르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 같더라고요.
실거주 중이고 혼자 살기에 부족함은 없지만, 미래에 결혼을 생각하기에는 집이 협소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팔기에는 대출을 갚고 나면 남을 돈이 없고, 시세 대비 융자가 많이 껴있어 전세를 줄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대출 상환과 저축을 병행하고 있어요
집을 산 지 2년이 되었는데 2년 동안 월급 300만 원으로 원리금 대출 2천만 원, 마이너스 통장 1천만 원, 부모님께 빌린 돈 500만 원, 총 3,500원을 갚으면서 청년희망적금으로 900만 원을 모았습니다.
이제야 돈을 모으려고 하니 다소 막막합니다. 아파트를 매매하면서 모은 돈을 다 쓰고도 부족해 부모님께 돈을 빌렸고, 갚고는 있지만 아직도 500만 원이 남은 상황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좁기에 월세를 주고, 더 넓은 집을 전세로 가고 싶어서 전세금을 마련하고 싶은데 언제쯤 모일지 생각을 해도 엄두가 안 나네요.
A. 내 시나리오와 현실이 많이 다를 수 있어요
오니즈 님, 내 집 마련 후 고민이 많아지셨군요. 그래도 월급 관리는 철저하게 하면서, 대출 상환과 저축을 잘 병행해 오셨습니다. 머니로그 원문에 그 내용이 자세히 나오는데요, 먼저 이 내용을 짚어보고 나서 고민에 대한 답변을 적어볼게요.
- 오니즈 님은 월급일 당일 생활비와 고정비 지출에 돈이 다 빠져나가게 해두었고
- ‘카드고릴라’ 홈페이지에서 혜택이 좋은 카드를 찾아, 매년 50~60만 원의 페이백을 챙기고 있고
- 지역카드와 알뜰교통체크카드를 사용해 인센티브나 할인 혜택을 받고
-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010페이 체크카드는 조건을 잘 따져보며 혜택을 최대한 받는 방식으로 결제하고 있고
- 보험도 든든하게 잘 가입하셨고, 개인퇴직연금도 따로 관리하고 있어요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대출 상환에 집중하신 것도 정말 잘한 결정이에요. 금리가 점점 높아져서, 일찍부터 원금 상환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 대출 이자 부담은 더 컸을 거예요.
보통 대출을 갚는 동안에는 저축을 일시정지하고 상환에 집중하는 게 효율적입니다. 그렇지만 청년희망적금과 같은 정책금융상품은 납입을 병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고금리 상황이 더 이어질 수 있어요
현재 집은 월세로 내놓고, 좀 더 큰 집에 전세로 이사 가고 싶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내 집 마련 후, 내 집에 실거주가 어려운 분들이 택하는 방법 중 하나지만, 지금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타이밍입니다.
일단 거시적인 상황을 볼게요.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미국 기준금리보다 낮습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는 동안, 우리나라는 3.5%에서 동결을 이어왔어요.
미국 연방준비제도에서 9월에 발표한 기준금리 시나리오는 이렇습니다.
- 2023년 말: 6월 전망 5.6% → 9월 전망 5.6%
- 2024년 말: 6월 전망 4.6% → 9월 전망 5.1%
- 2025년 말: 6월 전망 3.4% → 9월 전망 3.9%
- 2026년 말: 이번 전망 2.0%
6월에 제시한 전망치보다 기준금리 전망이 상향됐어요. 고금리 분위기가 더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발표였죠.
그러는 와중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크게 불어났고, 상승지의 경우 집값이 전고점을 넘어섰습니다. 미국과의 금리 차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우리나라도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요.
금융감독원 원장은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높이는 노력에 대해 100% 찬성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시중은행에서는 대출 억제를 위해 대출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어요.
내가 전세로 살 집을 잘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아요
요새 전세 시장도 만만치 않아요. 전세가가 특별히 저렴해진 곳도 없고, 보증금을 낮춰 반전세로 들어가게 되면 월 지출이 커져서 부담될 거예요. 오니즈 님이 보유 중인 집을 월세로 내놓고 세를 받는다고 해도 지출이 더 클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니즈 님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 어디인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금 임대차 시장은 월세를 내놓기도, 전세로 들어가기도 만만치 않다는 점은 미리 알아두셔야 해요.
결정은 잠시 미뤄두고, 살고 싶은 지역의 부동산을 천천히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오니즈 님이 거주용으로 원하는 전세 매물의 조건을 알려주고, 최근 시세와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을 둘러보며, 시장 현황에 대한 정보를 직접 얻는 거죠.
이 방법이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지도 몰라요. 지금은 성급하게 모 아니면 도를 결정하기보다는 거시적인 상황과 부동산 시장, 내가 관심 있는 지역의 시세를 둘러보는 게 좋겠어요.
그동안 저축을 조금 줄이더라도, 대출 상환에 좀 더 많은 금액을 투입해 보세요. 최소 내년까지는 비교적 높은 금리가 이어질 테니, 원금을 갚아가며 이자 비용을 아끼는 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