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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근로자, 소득세를 어느 나라에 낼까?

글, 산티아고

오늘부터, 독자님들의 질문에 답을 드리는 시간을 가지려 해요. 첫 번째는 해외에서 일하시는 독자님의 질문입니다.

Q. 해외 근로자는 절세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는 해외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 회사의 주재원이나 출장 형식이 아니라, 아예 해외 법인 소속(현지 채용)이에요. 앞으로 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 연말정산 등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고민입니다. 해외 근로자를 위한 정보도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A. 거주자인지, 비거주자인지가 중요해요

우리나라 소득세법은 우리나라에 소득세를 내야 하는 소득의 범위를 이렇게 정하고 있어요.

  • 거주자: 전 세계에서 발생한 소득
  • 비거주자: 국내에서 발생한 소득(국내원천소득)

이때, 거주자는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의 거소를 둔 개인’을 뜻합니다. 

그리고 여기에서의 ‘주소’ 또는 ‘거소’는 주민등록이나 국적처럼 관련 법률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가족, 직업, 자산 등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생활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정돼요. 

이런 경우에 ‘국내에 주소를 가진 것’으로 봅니다

실무적으로는 이런 경우에는 국내에 주소를 가진 것으로 봅니다. 

  • 계속하여 183일 이상 국내에 거주할 것을 필요로 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
  • 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있고, 그 직업 및 자산 상태에 비추어 계속하여 183일 이상 국내에 거주할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그래서 우리나라 국적인 사람이 비거주자로 판정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외국인이 거주자가 되는 경우도 있어요.


📌 독자님의 상황에 적용해 볼게요

독자님과 같이 지금은 해외에서 근무하고 있어 국내에 거주하고 있지 않더라도, 국내에 가족과 재산이 있고, 나중에 해외 근무를 마치고 나면 국내로 돌아와 거주할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라면, 계속하여 우리나라 거주자가 되는 것이죠. 


거주자인지, 비거주자인지에 따라 우리나라에 낼 세금이 달라져요

우리나라 거주자는 전 세계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거주지국인 우리나라에 소득세를 냅니다. 이때 소득이 발생한 국가(원천지국)에 낸 세금은 외국납부세액으로 공제합니다. 

예시를 들어 볼게요. 국내 소득은 0이고, 해외(A국) 근로소득이 100이라고 가정해 볼게요. 세율은 우리나라 30%, A국 20%로 합니다. 

거주자라면 세금을 이렇게 냅니다.

  • A국에 소득세 20(=100×20%)을 내고
  • 우리나라에도 소득세 10(=100×30%-20)을 내야 해요. A국에 낸 소득세 20을 공제한 금액이죠.

비거주자라면 세금을 이렇게 냅니다. 

  • A국에만 소득세 20을 내고
  • 우리나라에는 소득세를 낼 필요가 없습니다.

📌 독자님의 상황에 적용해 볼게요

해외 법인에 채용된 근로자가 우리나라의 거주자에 해당될 경우,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우리나라에 소득세를 내게 됩니다.

  • 소득을 지급하는 해외 법인에는 우리나라 세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연말정산 방법을 선택할 수 없어요. 
  • 이 경우에는 근로자가 직접 다음 해 5월 말일까지 소득세를 신고하고 납부해야 해요. 

공제는 하나하나 따져봐야 해요

거주자에 해당되는 해외 근로자는 공제를 받는 데 제한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해요. 회사가 연말정산을 대신해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근로자 스스로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서 소득세 신고를 해야 합니다. 

소득공제, 세액공제 항목은 각 조문별로 구체적인 공제 요건을 정하고 있는데, 대부분 해외 지출분을 따로 구분해 규정하고 있지는 않아요. 대표적인 공제 항목 위주로 살펴볼게요.

  • 인적공제: 해외에 거주하는 가족이라도 실제로 근로자가 생계를 같이 하면서 부양하고 있다면 공제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이 있어요.
  •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 소득공제: 제도 도입 취지가 국내 사업자의 과세표준 양성화에 있었기 때문에 해외 사용분은 공제 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 타당해요.
  • 의료비 세액공제: 해외에서 지출한 의료비는 우리나라 「의료법」에 따른 의료기관에 지급한 비용이 아니므로 공제 대상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이 있어요.
  • 교육비 세액공제: 국외에 소재하는 교육기관으로서 우리나라의 「유아교육법」에 따른 유치원, 「초ㆍ중등교육법」 또는 「고등교육법」에 따른 학교에 해당되는 기관에 지출한 교육비는 공제 가능해요.

4대보험은 국내 사업장과의 고용 관계를 따져봐야 해요

4대보험의 경우에도 우리나라 법을 적용받는 국내 사업장과 고용 관계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요.

근로자가 해외에 소재한 외국 법인과 고용관계를 맺는 경우, 원칙적으로 우리나라의 4대보험 관련 법령 대신 현지법을 적용받습니다. 

반면, 내국법인과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해외법인에 파견된 경우에는 4대보험 법령이 적용되는데, 보험 종류별로 약간 다른 점이 있어요. 관련 분야 전문가의 기고 내용을 참고하시면 도움될 거예요. 

🗞 뉴스 속 세금 이야기


디지털타임스, 2021년 6월 6일


앞에서 설명드린 비거주자와 동일하게, 외국 법인도 국내원천소득에 대해서만 우리나라에 세금을 냅니다. 그런데, 이 소득의 종류가 사업소득인 경우에는 우리나라에 물리적인 고정 사업장이 없다면,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인 소득이라도 국내원천소득으로 보지 않아요(참고로, 이자, 배당, 로열티와 같은 투자소득인 경우에는 우리나라에 일정률의 세금을 내야 해요).


구글이 국내에서 얻는 가장 큰 수익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인데, 국내에 고정된 사업장을 두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 매출에 대한 세금을 우리나라에 내지 않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EU 주요 국가들은 오래전부터 자국 내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세금으로 부과하려는, ‘구글세’에 대한 논의를 계속해 오고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세금을 매길 경우, 글로벌 기업이 철수하면서 오히려 세금 수입이 감소할 것을 걱정하는 국가들도 있어서 전체적인 합의에 이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필진의 코멘트

  • 산티아고: 지난 주까지 기초적인 내용을 다루었던 10 개의 에피소드에 이어서 이번 주부터는 머니레터 피드백 란에 여러분이 남겨주신 내용 중 몇 개를 선별해 추가 에피소드로 구성하여 전달해 드립니다. <세금맹 탈출 네비게이션> 연재가 끝난 뒤에도, 궁금하신 점이나 다른 의견이 있으시면 제 블로그에 댓글을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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