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옵션 시행 3년 차예요
퇴직연금은 직장인들의 노후대비를 위한 장치예요. 재직 중에는 회사가 내 퇴직연금 계좌에 납입하는 기여금과 내가 추가로 넣는 적립금으로, 퇴직 후에는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퇴직금으로 연금을 준비할 수 있어요. 문제는 그간 퇴직연금에 돈을 넣기만 하고, 적극적으로 굴리려는 가입자들이 적었다는 점이에요.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23년 7월부터 디폴트 옵션이 시행됐어요. 가입자가 일정 기간 아무런 투자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디폴트 옵션에 따라 사전에 지정된 방식(위험 정도에 따라 선택)으로 적립금이 운용되죠.
*디폴트 옵션은 퇴직연금 확정기여(DC)형·개인형 퇴직연금(IRP)에 적용되는 제도예요. 회사가 퇴직연금 적립과 운용을 알아서 해주는 확정급여(DB)형에는 디폴트 옵션이 적용되지 않아요.
여전히 초저위험 상품에 쏠려있어요
디폴트 옵션이 시행된 지 약 1년 반이 지났지만, 제도를 도입한 의도와는 달리 대부분의 가입자는 초저위험 등급 상품으로 퇴직연금을 굴리고 있어요. 지난해 디폴트 옵션을 적용한 퇴직연금의 1년 평균 수익률은 9.8%예요. 높은 수준으로 보이지만, 퇴직연금 가입자 10명 중 8명이 쏠린 ‘초저위험 등급’ 상품의 수익률은 연 3.3%에 불과했어요. 이외의 소수 가입자가 택한 저위험(수익률 연 7.2%), 중위험(수익률 연 11.8%), 고위험(수익률 연 16.8%) 상품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린 거예요.
정부는 상품명을 손보고 있어요
정부와 금융권은 ‘어떻게 하면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적립금을 적극적으로 굴릴까?’를 고심하고 있어요. 올해 4월부터 디폴트 옵션 상품명에서 ‘위험’이라는 단어가 빠지는 것도 이것 때문이에요. 퇴직연금 가입자 입장에서는 ‘위험’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상품을 택하기가 꺼려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초저위험은 ‘안정형’, 저위험은 ‘안정투자형’, 중위험은 ‘중립투자형’, 고위험은 ‘적극투자형’으로 명칭을 바꾸기로 했어요. 하지만 상품명을 바꾸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