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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레놀’, 너의 이름은

글, 호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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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레놀’ 대란, 기억하시나요?

올해 5월 11일부터, 모두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되었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작된 지 3년 4개월 만의 일이에요.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는 양적완화부터 마스크 대란까지, 돌이켜보면 지난 3년 반의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죠.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났던 ‘타이레놀’ 품귀 현상도 그중 하나였어요. 당시 호주의 ‘타이레놀’까지 수입해올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사실 ‘타이레놀’ 품귀 현상은 소비자가 약의 두 가지 이름을 구분하지 못했거나,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나타난 현상이었어요.

약에는 두 가지 이름이 있어요

약에는 ‘상품명’과 ‘성분명’의 두 가지 이름이 있어요. 

상품명

  • 상품명: 품목 허가된 의약품의 명칭이자, 제약회사에서 만든 상표 이름이자, 약국에서 취급되는 마지막 단계의 명칭
  • 예시: 상품명은 약품의 특성과 가치를 나타내는 이름으로, 제약회사에서 기억하기 쉽게 만들어요. ‘타이레놀’이 그 예시입니다. 

성분명

  • 성분명(일반명): 의약품의 유효성분을 나타내는 명칭. 독점적이 아닌 일반적인 이름으로 세계 공용어인 영어명으로 하는 것이 원칙
  • 예시: ‘타이레놀’의 성분명은 ‘아세트아미노펜’이에요.

‘타이레놀’의 성분명은
‘아세트아미노펜’

‘타이레놀’은 다국적 제약사 ‘얀센’에서 수입하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에요. 현재는 여러 제약회사에서 만들지만, 얀센이 처음으로 개발했습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한미약품의 ‘써스펜이알’, 부광약품의 ‘타세놀이알’, 종근당의 ‘펜잘이알’ 등 타이레놀과 성분과 함량이 동일한 약이 있어요. 

약학정보원 홈페이지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을 검색하면 1,273개의 검색 결과가 나옵니다. 그 중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제제로는 시럽을 제외하면 70개 이상이 나오죠.

이렇게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약이 많지만, ‘타이레놀’이 가장 처음 나온 오리지널 의약품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인식돼 있어요. 그래서 성분이 같은데도 ‘타이레놀’만 고집하는 환자도 많습니다. 

신약을 개발하면
독점권을 인정해 줘요

자유시장 체제에서 독점을 인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신약 개발은 처음 약을 만든 개발사에 독점권을 인정해 줘요.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가지만, 실패할 리스크가 큰 사업이거든요.

임상 절차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라는 건 임상시험 절차를 통과해 시판 허가를 받았다는 것을 뜻합니다. 여기서 시판 허가를 받기 전 단계를 크게 ‘전임상 시험’, ‘임상 시험단계’로 나뉩니다. 그중에서도 임상 시험단계는 총 4상으로 나뉘어요.


  • 1상: 일반인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검증하고 적정 투약량을 확인하는 것
  • 2상: 소수 환자를 대상으로 약의 효능과 부작용을 검증하는 것
  • 3상: 다수 환자를 대상으로 약의 효능과 장기적인 안정성을 확인하는 것으로 3상이 끝나면 판매 가능
  • 4상: 시판 후 장기간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시판 후 조사)


각 단계를 통과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성공 확률도 높지 않아 도중에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개발에 성공한 신약은 지난 25년간 약 30개뿐입니다.

개발사 입장에서 임상 시험은 성공확률이 낮고 비용이 많이 들어요. 신약 개발에 성공해 지금까지 실패한 임상 시험 비용까지 회수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실제로 2019년 기준, 32만 5,592건의 임상 시험이 있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2018년 12월까지 허가된 약물은 약 1,900가지에 불과해요.

승인받은 후에도 개발사는 FDA에 장기간 추적 조사를 통해서 환자에게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한 리포트를 정기적으로 제출해야 하죠.

2004년, ‘바이옥스 사태’가 있었어요

위의 이미지는 글로벌 제약회사 ‘Merck & Company, Inc. (MRK.)’, 머크의 2004년 차트예요. 중간에 급격하게 떨어지는 구간이 있죠.

당시 머크에서 개발한 진통소염제 ‘바이옥스(Vioxx)’가 시판 후 복용자들 사이에 뇌졸중과 심장발작의 부작용이 드러나, 전 세계 시장에서 자진 회수에 들어갔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머크의 주가는 순식간에 20년 이래 최저치인 32.46달러까지 폭락했어요. 

이렇게 신약 개발은 승인된 후에도 부작용이 나타나면 가차 없이 회수돼, 회사가 망할 수도 있는 ‘high-risk, high-return’의 세계입니다.

신약 개발 후 특허로 보호되는 기간은 5~10년에요. 이 때 독점적으로 팔리기 때문에 오리지널 의약품의 상품명이 유명해지게 되죠.

제네릭 의약품을 알아볼게요

‘제네릭 의약품’은 소비자가 약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데 중요한 약이에요. 여기서 약의 종류를 잠시 살펴볼까요?

약의 종류 💊


제약회사가 만드는 의약품은 크게 신약(오리지널), 복제약(제네릭), 개량신약으로 나뉩니다. 


신약은 말 그대로 ‘새로운 약’입니다. 신물질이나 기존 물질의 새로운 효능을 바탕으로 만든 의약품이에요. 개발하는 데 평균 15년이 소요되고, 연구개발에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대신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그 보상이 엄청나게 큽니다. 15~20년간 제약회사에 특허권이 보장되거든요. 통계적으로 약 17년간 27억 달러의 순이익을 발생시킨다고 해요.


복제약(제네릭 의약품)은 신약의 특허권이 만료된 뒤, 그 성분을 복제해 만든 약입니다. 우리나라 제약업계는 신약 개발보다 복제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의약품 중 99%가 복제약이에요. 


개량신약은 신약을 바탕으로 한 의약품입니다. 기존 물질에서 제형이나 구조를 살짝 바꾸어 개발한 약물이에요. 개발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반면, 개발에 성공할 경우 복제약보다 빠르게 출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시장을 선점하기에 유리하다는 거죠.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면 다른 회사에서도 같은 약을 만들 수 있어요. 이 때, 오리지널 의약품을 카피해 만든 약을 ‘제네릭 의약품’이라고 해요.

신약 개발보다는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가격이 저렴하게 설정됩니다. 그래서 제네릭 의약품이 나오는 시점부터 소비자는 더 경제적으로 약을 구할  수 있게 돼요.

약값이 싸면 효과도 안 좋은 거 아니야?

이 부분이 바로 국내 소비자가 ‘타이레놀’만 찾게 된 이유예요.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불신의 영역이죠. 

세계 각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법인, 두 의약품의 생체이용률을 비교하는 ‘생물학적 동등성시험(bioequivalence study)’을 통해서 오리지널과 제네릭 의약품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합니다.

출처: 의약품안전나라

약사법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한 관련 규정을 위반하거나 준수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결과에 관계없이 생물학적 동등성을 인정하지 않고, 생물학적 동등성이 인정되면 시판할 수 있도록 품목허가를 부여하고 있어요. 

시판 후에도 꾸준히 감시가 이뤄집니다. 유통 중인 제품을 수거, 검정해 허가 당시의 품질과 동일하게 제조해 시판하는지 확인하고, 기준에 부적합한 경우 허가 취소 및 제품 폐기 등의 강력하게 조치하고 있어요.


필진의 코멘트

  • 호약사: 해외에서는 카피약이라는 부정적인 어감의 용어 대신, ‘제네릭 의약품’ 또는 ‘후발주자 의약품’이라는 표현을 쓴다고 해요. 만약 현재 처방 또는 복용 중인 것과 같은 성분의 약을 검색하고 싶다면, 의약품안전나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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