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제로페이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신한은행, 신한카드, 카카오페이, 티머니가 참여한 ‘신한컨소시엄’이 서울사랑상품권 판매대행점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습니다. 아직 논의가 오가는 중이지만, 언론에서는 ‘카카오가 제로페이를 흡수했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좀 더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을 위한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이에요. 초반에는 인지도가 낮고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코로나19 이후 재난지원금 지급 등에 지역화폐가 사용되면서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 제로페이 가맹점이 지역화폐 가맹점으로 자동 등록돼, 제로페이를 통해 지역화폐를 사용하는 과정이 편리해졌습니다.
-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로페이를 통해 지역화폐를 사용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서울시에서도 서울 지역화폐인 ‘서울사랑상품권’을 제로페이로 결제하면 추가 혜택을 주는 방안이 시행됐어요.
정리하면, 코로나19 이후 지원사업에 힘입어 제로페이와 지역화폐가 시너지를 내고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신한컨소시엄이 주요 지역화폐인 서울사랑상품권의 판매대행을 하게 되면 제로페이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제로페이가 열심히 쌓아온 서울사랑상품권의 40만 개 가맹점 정보가 그대로 제공되면 독과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어요.
독자님이 알아야 할 것
✔️ 신한컨소시엄이 무리 없이 협상을 마무리하면, 내년 1월부터 서울사랑상품권을 신한카드나 신한은행 등에서 구입해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지난 7월, 서울사랑상품권은 서울 8개 자치구에서 하루 만에 완판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는데요. 서울사랑상품권 없는 제로페이는 간편결제 창구로만 남게 될 수 있어요.
✔️ 제로페이는 중소기업벤처부와 서울시의 합작 공익사업이었습니다. 민간 사업자에 서울사랑상품권의 판매대행점 역할을 넘겨야 하느냐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서울시는 예산 절감, 소비자 편의성의 개선, 위탁 계약 2년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제로페이의 브랜드 평판은 현재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삼성페이에 이어 5위라고 합니다. 카카오페이가 제로페이를 가져오면 1위인 네이버페이를 손쉽게 추격할 수 있겠죠. 올해 카카오는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이슈를 만들었는데요. 이번 제로페이 흡수로도 다시금 ‘문어발 확장’이 아니냐는 논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