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복장보다 중요한 건 조직 문화 아닐까요?

“반바지에 크록스 신고 출근하는 건 예의에 어긋날까요?”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에는 구두를 신는 것부터가 불편하죠. 무더운 폭염에는 긴 정장 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일도 땀 때문에 찝찝하고요. 출근 복장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지를 두고 직장인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이어지기도 해요.


최근 많은 기업들이 자율 복장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지만 슬리퍼나 크록스, 반바지 차림으로 출근하는 모습을 여전히 예의 없는 행동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기 때문인데요. 과연 직장에서의 출근 복장은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할까요? 다양한 조직 문화를 경험한 MZ세대 직장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생생 MZ톡 참여자

  • 무로 (32세, 회사원)
  • 무지 (25세, 회사원)
  • 양양 (35세, 회사원)
  • 키키 (31세, 스타트업 대표)
  • 보더콜리너마저 (30세, 회사원)
  • 보수적자유로운영혼 (42세, 회사원)
  • 강릉 (29세, 회사원)
  • 치카옹 (32세, 회사원)
  • 돌돌 (32세, 회사원)

지금 다니는 회사의 복장 규정은 자유로운 편인가요?
  • 무지 (25세, 회사원): “저희는 기본적으로 비즈니스 캐주얼이에요. 화려한 무늬가 그려진 그래픽 티셔츠나 반바지도 괜찮은데, 크롭티나 나시처럼 노출이 많은 옷은 피하는 분위기죠.”
    샌들이나 모자를 착용하시는 분도 있고요. 저는 외근이 있거나 미팅이 있을 때만 차려입고 평소에는 사람들이 입는 스타일을 참고해서 적당히 눈치껏 입는 편이에요. 너무 튀고 싶지 않아서요. 

  • 양양 (35세, 회사원): “지금 다니는 회사는 꽤 자유로운 편이에요.”
    하지만 예전에 서비스직에서 근무했을 땐 유니폼이 구겨져서는 안 됐고 흰 운동화나 염색과 파마 금지, 검정 바지와 양말만 허용 등 제약 사항이 너무 많았어요. 심지어는 속눈썹 화장에 대한 메이크업 규정까지 있었죠.

  • 키키 (31세, 스타트업 대표): “저희 회사는 복장에 전혀 간섭하지 않아요. 규정도 없고, 서로 복장에 대해 지적하거나 부정적인 언급을 하지 말자는 원칙도 있어요.”
    면접이나 외부 미팅이 있을 땐 슬랙스를 입고 오는 것 정도는 권유하긴 해요. 

  • 보수적자유로운영혼 (42세, 회사원): “저는 보수적인 물류회사에서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어서 정장이 기본이에요.”
    예전엔 넥타이까지 매야 했는데, 요즘은 금요일에만 자유 복장이 허용됐어요. 40대 이하 직원들은 너무 좋아하는데, 50대 이상 임원들은 썩 내켜 하지 않으세요. 

눈을 의심하게 만든 당황스러운 출근 복장이 있나요?

  • 무로 (32세, 회사원): “복장 규정 없는 회사에 다녔지만 예전에 어떤 분이 크롭탑에 레깅스를 입고 왔을 땐 솔직히 당황했어요.”
    맨살이나 체형이 자꾸 눈에 들어오니까 민망하더라고요. 안 보고 싶은데 보여서 피곤했달까요.

  • 무지 (25세, 회사원): “여름철엔 샌들이나 슬리퍼를 신는 분도 많잖아요. 예전에 양말을 신지 않고 온 동료가 있어서 발냄새로 곤욕을 치른 기억이 있어요.”
    복장도 중요하지만, 개인위생을 챙기는 게 더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는 길이라는 걸 그때 확실히 느꼈어요.

  • 치카옹 (32세, 회사원): “최근엔 새틴 재질의 슬립 나시를 입고 출근하신 분이 있었는데, 사무실에서 화제가 되긴 했지만, 스타일도 잘 어울렸고, 개인적으로는 불쾌하지 않았어요. “
    하지만 전 회사에서는 앞머리 고정용 헤어롤이 논란이 된 적은 있었어요. 헤어롤을 머리에 부착하고 일하는 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있었죠.

  • 강릉 (29세, 회사원): “저희 회사에서는 짧은 치마, 크롭탑을 입고 오는 건 흔하고, 크록스를 신어도 아무 말 없어요.”
    하지만 모자를 쓰고 오는 건 뒤에서 말이 나오더라고요. 옆 사무실의 누구누구는 회사에서 모자를 쓰고 있더라면서요.

출근 복장에서 지켜야 할 기본 예의는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나요?
  • 보더콜리너마저 (30세, 회사원): “저는 완전 자유 복장을 추구합니다.”
    다른 분들의 복장이 저의 업무 퍼포먼스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모두 편하게 입고 싶은 대로 입으면 좋겠어요. 외부 고객과 만나는 자리가 아니라면 진짜 자유롭게 입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회사에 축구 유니폼을 입고 다니고 싶네요.

  • 돌돌 (32세, 회사원): “저희 회사는 복장 규정은 없지만 언제든 출장을 나가도 괜찮을 복장이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인식이 있어서 비즈니스캐주얼~정장 사이 정도로 입고 있어요.”
    같이 일하는 사람끼리 피해를 주지 않는 선이면 될 것 같아요. 특히 위생적인 부분이나 지나친 노출은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불편할 수 있으니까 그런 건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치카옹 (32세, 회사원): “복장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면 사규에 명확히 명시하는 것이 좋다고 봐요.”
    ‘단정한 복장 착용’ 정도만 규정해도 직원들이 알아서 적절히 판단할 수 있을 거예요. 처음에는 복장에 자유로운 회사라고 해놓고 나중에 개별적으로 복장을 지적하는 회사도 있던데, 일관성이 없어 보여요. 전래 동화처럼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규칙을 가지고 ‘규칙을 안 지켰네’, ‘요즘 MZ 무섭네’ 하면 좀 황당합니다.

  • 보수적자유로운영혼 (42세, 회사원): “저희 회사같이 보수적인 곳은 너무 예의를 차려서 문제예요.”
    공식적인 미팅 자리를 나갈 때 빼고는 자율 복장으로 바꾸고 상식적으로 과하다 싶을 정도만 아니면 원하는 대로 입고 다닐 수 있게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업종 특성상 어느 정도 격식은 필요하지만, 경직된 복장 문화가 오히려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것 같거든요.



어피티의 코멘트

몇 년 전만 해도 대기업이나 공기업 등에서 MZ세대 직원들이 늘며 출근 복장을 자율화했다는 소식이 큰 꽤 화제였는데요. 최근에는 개성에 맞춰 자유롭게 입되, 예의범절의 영역에서 그 ‘자유’의 정도를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지가 이슈인 듯하죠.


수직적인 문화를 가진 기업들이 복장 자율화를 선언하는 건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증대시키기 위한 목적 외에 수직적인 조직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읽히기도 하는데요. 문제는 자율 복장이라고 해놓고 눈치를 봐야 한다거나, 상황에 따라 규정을 뒤집는다거나, 복장만 바꿨지 상명하달식 보수적인 분위기는 그대로인 사례가 빈번하다는 거예요. 일부 금융사에서는 자율 복장을 적용했다가, 내부 기강을 잡는다는 이유로 정장 착용을 주문하는 사례도 있어 내부적으로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죠. 


업계나 기업의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과할 정도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복장 규정은 개선이 필요해요.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유연하고 수평적인 기업문화가 복장 자율제를 도입한다고 뚝딱 만들어지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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