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인
장기 강세장 지속되는 시나리오 있어요
지난 6일 KB증권에서 코스피가 ‘1985년 이후 40년 만에 강세장 진입했다’는 시나리오가 담긴 보고서가 나왔어요. 보고서에 따르면 현 상태가 지속됐을 때 코스피 7500까지도 가능하다고 해요. 근거는 1980년대 고도성장기의 마무리를 화려하게 꽃피운 ‘3저 호황’과 조건이 비슷하다는 거예요. 바로 저금리, 저유가, 저환율이죠. 원-달러 환율이 1달러에 1,450원 전후에서 움직이는데 ‘저환율’이라니, 의아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여기서 ‘저환율’은 국제 통화 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낮아진 상황을 의미해요. 지난 상반기까지 달러 가치는 주요국 통화 대비 큰 폭의 하락을 겪었어요.
저유가를 통해 세계 경제를 읽어요
현재 글로벌 유가는 꽤 낮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어요. 우리가 많이 수입하는 브렌트유는 배럴당 54~65달러, WTI는 배럴당 60달러 수준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10~15% 낮은 가격이에요. 유가가 낮은 이유는 단순해요. 산유국들이 원유 채굴을 늘렸어요. 반면 다른 나라들은 전반적으로 침체 분위기여서 활발하게 공장을 돌리고 있지 못하죠. 공급에 비해 원유 수요가 적은 거예요. 석유제품 재고도 너무 많아요. 중국은 과잉생산한 상품을 자국 내에서 소화하지 못해 출혈경쟁을 통해 수출(덤핑)하며 디플레이션을 야기했어요.
증시 호황의 조건은 채워졌어요
저유가 자체는 에너지 순수입국인 우리나라에 유리해요. 보고서에서 언급한 ‘3저 호황’의 조건이 채워지는 거죠. 특히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유리해져요. 밸류에이션은 주식시장의 가격 수준이 기업의 실제 실적(펀더멘털)에 비해 얼마나 비싼지, 혹은 싼지를 평가하는 지표예요. 쉽게 말해 ‘이 정도 이익을 내는 기업들의 주가가 지금 비싸냐, 싸냐’를 판단하는 기준이에요. 금리와 유가가 낮고 달러 약세면, 우리나라에 외국인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져 기업의 실제 가치가 변하지 않아도 주식을 살 매력이 커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