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현미
📌 필진 소개: 안녕하세요,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이현미입니다. 지구와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ESG 컨설턴트예요. 다양한 ESG 정보를 소비자의 관점에서 쉽고 재미있게 풀어쓰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알고보면 지금 당장 나부터 실천할 수 있는 ESG, 보다 깊게 알아봐요!
ESG, 한 번쯤 들어보셨죠?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ESG예요.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3요소가 핵심 가치로 떠올랐어요.
기업은 재무적인 이익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ESG 3요소를 잘 준수하며 경영해야 하고, 정부는 규제와 지원정책을 통해 ESG의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생겼습니다.
앞으로 더 자주 만날 ‘ESG 보고서’
|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ESG 공시 의무도 강화되고 있어요. 매출, 영업이익과 같은 재무적 성과 외에도 ESG 성과를 주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뜻이죠.
변화는 빠르게 나타나는 중이에요. 해외 기업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ESG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2023년 한 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중 ESG 보고서를 펴낸 기업은 161개에 달합니다. 2021년에 78개 기업이 발표했는데, 2년 만에 2배 넘게 빠르게 증가했어요.
앞으로는 더 많은 기업들이 ESG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표하게 될 거예요. 2026년부터는 코스피 상장사 중 자산규모 2조 원 이상인 기업의 ESG 보고서 공시가 의무화되거든요.
재무제표만 보는 시대는 지났다!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담은 재무제표도 ‘어떻게 읽는지’ 알아야 숫자의 의미를 알 수 있죠. ESG 보고서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기업이 ESG 보고서를 냈더라’ 하는 걸 넘어, ‘ESG 보고서에 담긴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구체적인 설명에 들어가기 전에, ‘왜 기업들이 ESG 보고서를 발간하는지’부터 이야기해 볼게요.
- 기존에는 투자자들이 매출, 영업이익 등 재무적 성과가 담긴 재무제표를 보고 그 기업의 가치를 판단해 왔습니다.
- 지금은 투자자들이 기업의 재무적 요소는 물론, ESG와 같은 비재무적인 요소들까지 함께 고려해서 기업가치를 판단하고 있어요.
아주 오래된 예시이지만, 가장 대표적인 사례를 가져와 볼게요. 나이키 축구공을 만드는 데 아동 노동력이 착취되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나이키 주가 폭락한 사건은 ESG의 시조새 같은 이야기입니다.
더 가까운 국내 사례도 있습니다. 2021년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직후, HDC현대산업개발 주가가 폭락한 사건이에요.
ESG 이슈, 100% 돈의 문제
냉정하게 말하면, 투자자들에게 ESG 이슈는 ‘이 기업이 착한 기업이냐, 못된 기업이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100% ‘돈’의 문제예요.
그리고 재무제표에서는 보이지 않는, 기업의 ‘비재무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이 바로 ESG 보고서입니다. 이런 관점으로 ESG 보고서를 보면, 어떤 보고서가 ‘잘 된 보고서’인지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잡혀요.
- 기업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비재무적인 요소를 얼마나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
- 기업이 그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 어떤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지
- 기업이 이미 발생한 리스크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했는지 등
이러한 내용을 ‘솔직하게’ 담고 있는 것이 좋은 ESG 보고서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야 투자자들이 ‘기업에 비재무적인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그러한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충분히 대응할 역량이 되는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죠.
‘어제의 나’보다 잘하면 돼요
ESG 보고서에 담긴 데이터에는 ‘절대적인 기준’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정확히 몇 톤 이상이면 나쁜 기업, 몇 톤 이하면 좋은 기업, 이런 기준이 없다는 뜻이죠.
그래서 ‘ESG 보고서는 일기장과 같다’고 표현하기도 해요. ‘어제의 나’보다 잘하기만 하면 되거든요.
GOOD 👍
- 지금은 탄소 배출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하는 기업이라 하더라도, 앞으로 줄여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실제로 조금씩이라도 매년 줄여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ESG 관점에서는 좋은 기업이고 훌륭한 보고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BAD 👎
- 반대로 데이터 없이 좋은 말만 있는 보고서는 ‘안 좋은 ESG 보고서’라고 할 수 있죠.
이 키워드를 기억하세요!
이런 관점에서 기업들의 ESG 보고서를 읽어볼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데이터가 몇 가지 있습니다.
ESG 보고서 핵심 키워드
- 탄소배출량
- 신재생에너지 사용량
- 여성 구성원의 비율과 남녀 직원의 임금 차이
- 정직원 비율과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차이
- 제품 생산 현장의 안전관리
- 해당 기업과 지역사회와의 관계
- 개인정보 보호 시스템
- 협력사 관리 현황 등
투자자들이 이런 데이터를 보고 투자 판단을 한다니, 생소하게 느껴지시나요? 시대적 흐름이 그렇게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도 이 키워드들을 눈에 잘 익혀둘 때예요.
오늘은 ESG 보고서를 가볍게 설명해 봤는데요, 다음 주에는 ‘잘 만든 ESG 보고서’ 사례를 가져와서 구석구석 살펴보는 시간을 가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