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가 끝이 아냐! ESG ‘보는 눈’ 만들기


글, 이현미

📌 필진 소개: 안녕하세요,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이현미입니다. 지구와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ESG 컨설턴트예요. 다양한 ESG 정보를 소비자의 관점에서 쉽고 재미있게 풀어쓰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알고보면 지금 당장 나부터 실천할 수 있는 ESG, 보다 깊게 알아봐요!


ESG, 한 번쯤 들어보셨죠?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ESG예요.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3요소가 핵심 가치로 떠올랐어요. 

기업은 재무적인 이익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ESG 3요소를 잘 준수하며 경영해야 하고, 정부는 규제와 지원정책을 통해 ESG의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생겼습니다. 

앞으로 더 자주 만날 ‘ESG 보고서’

“SEC(미국증권거래위원회)는 미국 증시에서 이뤄지는 거래를 감시 감독하는 정부 직속 기관이다. 2022년 3월 21일, SEC는 기업의 기후 관련 공개를 강화하고 표준화하는 규칙 초안을 발표했다. 기후 관련 이슈가 기업의 경영과 사업 수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관련 정보가 투자자들의 판단에 중요한 변수로 등장하는 ESG 경영의 국제적인 추세가 반영된 초안이다.


🗞️ 데일리임팩트, <[ESG보고서와 검증⑬] 투자자 위한 美 SEC 기후 관련 공개 표준>,

2023년 8월 28일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ESG 공시 의무도 강화되고 있어요. 매출, 영업이익과 같은 재무적 성과 외에도 ESG 성과를 주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뜻이죠.

변화는 빠르게 나타나는 중이에요. 해외 기업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ESG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2023년 한 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중 ESG 보고서를 펴낸 기업은 161개에 달합니다. 2021년에 78개 기업이 발표했는데, 2년 만에 2배 넘게 빠르게 증가했어요.

앞으로는 더 많은 기업들이 ESG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표하게 될 거예요. 2026년부터는 코스피 상장사 중 자산규모 2조 원 이상인 기업의 ESG 보고서 공시가 의무화되거든요.

재무제표만 보는 시대는 지났다!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담은 재무제표도 ‘어떻게 읽는지’ 알아야 숫자의 의미를 알 수 있죠. ESG 보고서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기업이 ESG 보고서를 냈더라’ 하는 걸 넘어, ‘ESG 보고서에 담긴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구체적인 설명에 들어가기 전에, ‘왜 기업들이 ESG 보고서를 발간하는지’부터 이야기해 볼게요. 

  • 기존에는 투자자들이 매출, 영업이익 등 재무적 성과가 담긴 재무제표를 보고 그 기업의 가치를 판단해 왔습니다.
  • 지금은 투자자들이 기업의 재무적 요소는 물론, ESG와 같은 비재무적인 요소들까지 함께 고려해서 기업가치를 판단하고 있어요. 

아주 오래된 예시이지만, 가장 대표적인 사례를 가져와 볼게요. 나이키 축구공을 만드는 데 아동 노동력이 착취되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나이키 주가 폭락한 사건은 ESG의 시조새 같은 이야기입니다.

더 가까운 국내 사례도 있습니다. 2021년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직후, HDC현대산업개발 주가가 폭락한 사건이에요. 

ESG 이슈, 100% 돈의 문제

냉정하게 말하면, 투자자들에게 ESG 이슈는 ‘이 기업이 착한 기업이냐, 못된 기업이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100% ‘돈’의 문제예요.

그리고 재무제표에서는 보이지 않는, 기업의 ‘비재무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이 바로 ESG 보고서입니다. 이런 관점으로 ESG 보고서를 보면, 어떤 보고서가 ‘잘 된 보고서’인지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잡혀요. 

  • 기업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비재무적인 요소를 얼마나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
  • 기업이 그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 어떤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지
  • 기업이 이미 발생한 리스크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했는지 등

이러한 내용을 ‘솔직하게’ 담고 있는 것이 좋은 ESG 보고서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야 투자자들이 ‘기업에 비재무적인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그러한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충분히 대응할 역량이 되는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죠.

‘어제의 나’보다 잘하면 돼요 

ESG 보고서에 담긴 데이터에는 ‘절대적인 기준’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정확히 몇 톤 이상이면 나쁜 기업, 몇 톤 이하면 좋은 기업, 이런 기준이 없다는 뜻이죠. 

그래서 ‘ESG 보고서는 일기장과 같다’고 표현하기도 해요. ‘어제의 나’보다 잘하기만 하면 되거든요. 

GOOD 👍

  • 지금은 탄소 배출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하는 기업이라 하더라도, 앞으로 줄여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실제로 조금씩이라도 매년 줄여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ESG 관점에서는 좋은 기업이고 훌륭한 보고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BAD 👎

  • 반대로 데이터 없이 좋은 말만 있는 보고서는 ‘안 좋은 ESG 보고서’라고 할 수 있죠. 

이 키워드를 기억하세요!

이런 관점에서 기업들의 ESG 보고서를 읽어볼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데이터가 몇 가지 있습니다. 

ESG 보고서 핵심 키워드

  • 탄소배출량
  • 신재생에너지 사용량
  • 여성 구성원의 비율과 남녀 직원의 임금 차이
  • 정직원 비율과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차이
  • 제품 생산 현장의 안전관리
  • 해당 기업과 지역사회와의 관계
  • 개인정보 보호 시스템
  • 협력사 관리 현황 등

투자자들이 이런 데이터를 보고 투자 판단을 한다니, 생소하게 느껴지시나요? 시대적 흐름이 그렇게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도 이 키워드들을 눈에 잘 익혀둘 때예요. 

오늘은 ESG 보고서를 가볍게 설명해 봤는데요, 다음 주에는 ‘잘 만든 ESG 보고서’ 사례를 가져와서 구석구석 살펴보는 시간을 가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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